호프 마을의 평화를 지키는 금술잔은 매일 아침 그 찬란한 빛을 여기저기에 보내고 있어요. 잎사귀의 그림자마저 금술잔의 빛으로 환해져요. 금술잔이 없는 호프 마을은 생각하기 어렵답니다. 금술잔 밑에서 신나게 놀고 있는 친구들이 보이네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너 소주 딱 걸렸어. 이리 와.”
“나 안 움직였어. 왜 그래.”
“내가 봤거든. 이리 와 소주.”
억울한 표정을 짓고 소주는 맥주에게로 갑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어, 너 막걸리 움직였어. 이리 와.”
“워쩐댜. 딱 걸렸구먼.”
신나게 놀고 있는 친구들 사이로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림자가 내려와요.
“깜작이야, 누구세요.”
“나는 세상을 지배할 포터필터 님이시다. 크하하하.”
“그게 뭔 소리여.”
포터필터는 둥근 머리로 돌려 차기를 했어요.
“이놈들 어떠냐.”
“으아악.”
소주, 맥주, 막걸리는 쓰러지고 포터필터는 금술잔을 향해 날아갔어요.
“이게 바로 어마어마한 마법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금술잔이렸다.”
마왕 포터필터는 금술잔을 훔쳐 달아나기 시작했어요.
“안 돼. 거기서. 그건 우리 마을을 지키는 금술잔이야.”
“돌려줘어. 그건 안 돼여.”
그렇게 포터필터와 금술잔은 사라지고 덩그러니 술친구들만 남았어요.
“애들아. 우리가 금술잔을 되찾아 오자.”
“쪼끔 무서운디 할 수 있겄지?.”
“야, 막걸리. 우리 마을에 금술잔이 없으면 끔찍한 일들이 일어난다구.”
“맥주 말이 맞아. 슬픈 일들이 벌어지기 전에 어서 금술잔을 훔쳐간 포터필터를 찾으러 가자.”
“좋아. 가보자.”
소주와 맥주 그리고 막걸리는 마을의 보물인 금술잔을 찾으러 떠났습니다. 그런데 포터필터가 간 곳을 도저히 알 수가 없었어요.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거야?.”
“어, 저기 지나가는 양주한테 물어보자.”
“양주야, 혹시 머리가 둥글고 이름이 뭐라고 했더라? 맞아, 포터필터. 혹시 포터필터 못 봤어?.”
“아, 머리는 둥글고 몸은 나무 색깔처럼 생긴 거.”
“응, 맞아 그거.”
“못 봤는데.”
“잘 생각해봐. 양주야.”
“머리는 쇠로 생겼고 앞쪽은 움푹 파인 거.”
“그래 그거.”
“못 봤는데.”
“양주 너 불 붙여 볼까? 그럼 말할 거니?
“아 알았어, 알았다구. 포터필터는 저쪽 산으로 갔어. 그쪽으로 가 봐.”
양주가 알려 준 방향으로 소주, 맥주, 막걸리는 뛰어갔어요. 산으로 올라가려고 할 때 펼쳐진 것은 작은 성이었지요. 성문 가까이 가려던 술친구들 앞에 그라인더가 앞구르기를 하며 나타났어요.
“이 녀석들. 여기가 어디라고 오는 것이냐?”
“우리는 포터필터를 만나러 왔다.”
“뭐? 그 위대한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라.”
“그 포터필터 자식이 우리 마을의 금술잔을 훔쳐갔다고!”
“함부로 그 이름을 부르지 말라고 했지!”
그라인더는 쇠 칼날을 돌려 소주와 맥주 그리고 막걸리를 위협했어요.
“허걱.”
“뭐랴. 저건 칼 아녀? 왜 저게 돌아간댜.”
“한 번 더 까불면 산산조각을 내주마.”
“이대로 물러설 순 없지. 야, 맥주. 병마개를 던져.”
“좋았어. 받아라, 나의 병마개~.”
“으악.”
맥주가 던진 병마개를 맞은 그라인더는 칼날이 부러지면서 쓰러졌어요.
막걸리는 그라인더에게 다가가 멱살을 잡았어요.
“그라인더인가 뭐시긴가 하는 너! 포터필터가 어디 있는지 당장 말햐. 그렇지 않으면 재미없을 줄 알어~.”
“이 성을 지나 위로 가면 바로 포터필터님이 계시는 곳이다.”
막걸리는 그라인더를 놔주고 술친구들에게 갔어요.
“야들아, 어여 가보자구.”
점점 날은 어두워지고 세 친구의 발걸음도 느려졌어요.
“우리 여기서 조금 쉬었다 가자.”
“그래. 조금 지치고 피곤한데 잠시 앉아서 쉬었다가 가자.”
“이러고 앉아있으니 옛날 기억이 나잖여.”
“옛날 기억? 뭔데 막걸리?”
“내가 왕년에 농업을 이끌었던 일등공신이잖여. 뜨거운 햇볕 아래 모내기하고 풀 뽑고 나면 나를 찾잖여. 그 뭐여 김치랑 함께.”
“맞아. 우리 막걸리는 농촌에서 기가 막힌 활약을 했지.”
“난 도시에서 넥타이 부대들의 저녁 시간을 책임졌었지.”
“아 그래, 어떻게?”
“회사에서 열심히 일한 화이트 칼라들이 퇴근 후면 지친 몸과 업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나를 찾곤 했지.”
“이 친구들, 고작 그걸 가지고 자랑이라고 하는 거야?”
“소주 넌 뭘 했는디. 우리보다도 작고 양도 적구먼.”
“모르는 소리. 난 이 시대의 민주화에 앞장선 몸이라고.”
“민주화의 투사라고?”
“그렇지. 내 몸에 불을 넣어 민주화를 반대하는 세력을 향해 날아갔지. 그들은 내 몸을 보면 기겁했다고.”
이렇게 각자의 무용담을 자랑하는 동안 뭔가 알 수 없는 작은 알갱이들이 소주, 맥주, 막걸리 주변에 모여들었어요.
“친구들. 우리 주위가 이상한 알갱이가 있어.”
“항복해라. 너희들은 포위됐다.”
“너희는 누군겨?.”
“우리는 커피콩들이다.”
커피콩들은 자신들의 몸을 굴려 소주와 맥주, 막걸리를 공격했어요.
“앗, 따가워. 아야.”
“이놈들. 감히 포터필터 님을 욕되게 하다니 가만둘 수 없다.”
“어떡하지.”
순간 막걸리가 자신의 몸을 앞뒤 좌우 위아래로 흔들며 춤을 추기 시작했어요.
“야. 막걸리 뭐 하는 거야. 커피콩 공격으로 정신 나갔어?”
“좀만 기둘러.”
흔들흔들 춤을 추던 막걸리는 자신의 머리 뚜껑을 열어요.
“맛 좀 봐봐유. 못된 커피콩 요놈들.”
하얀 막걸리 거품과 함께 막걸리가 발사되었어요. 거품 폭탄을 맞은 커피콩은 힘이 빠진 듯 쓰러졌어요.
소주는 커피콩에게 달려가 멱살을 잡았어요.
“이 봐, 커피콩. 포터필터는 어디에 있지?.”
“바로 저기 네모 기계성에 계신다.”
커피콩이 알려준 방향으로 소주와 맥주 그리고 막걸리는 힘차게 달려갔어요.
뜨거운 기운이 맴도는 네모 기계성이 눈앞에 보여요. 하얀 김을 내뿜는 쇠로 된 기계. 소주와 맥주, 막걸리를 움츠리게 만들 정도로 거대해요.
“음마, 닭살 올라오네.”
“막걸리. 조금만 힘을 내자. 우리 금술잔을 찾고 마을로 돌아가야지.”
그때 네모 기계성 위에서 포터필터가 앞구르기를 하면서 내려왔어요.
“용케도 이곳을 왔구나.”
“포터필터. 당장 우리 마을의 금술잔을 내놔라.”
“가져갈 수 있으면 가져가봐라.”
막걸리가 다시 흔들흔들 춤을 추기 시작했어요. 그리고는 자신의 뚜껑을 열어 거품폭탄을 발사했지요. 포터필터는 거품폭탄을 받아 그대로 막걸리에게 던졌어요.
“엄니, 나 살려유.”
포터필터의 거품폭탄을 맞은 막걸리는 뒤로 쓰러졌어요.
“안 돼, 막걸리. 이런 나쁜 녀석. 내 친구 막걸리를.”
맥주는 머리를 숙여 포터필터를 향해 조준했어요.
“받아라, 나의 맥주 병마개.”
맥주가 발사한 병마개를 맞은 포터필터는 미소를 지었어요.
“가소롭군. 겨우 이걸로 나를 물리치겠다고?.”
포터필터는 자신의 쇠 머리로 맥주를 공격했어요.
“아악.”
공격을 받은 맥주는 쓰러졌어요. 누워 있는 맥주와 막걸리 옆에 소주는 무릎을 꿇고 앉았어요.
“맥주야, 막걸리야. 일어나. 죽으면 안 돼.”
“이렇게 약한 너희들이 금술잔의 주인이 된다고? 강한 자만이 강한 힘을 가질 수 있다. 너도 친구들 곁으로 보내주마.”
포터필터의 무시무시한 쇠 머리 공격이 시작되었어요.
“우리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이대로 멈출 순 없어.”
눈물을 흘리며 소주는 포터필터를 향해 당당히 일어섰어요
“제정신이 아니군. 그럼 잘가라, 소주.”
포터필터의 머리 공격을 피하고 난 후 소주는 소리를 질렀어요.
“도와줘, 금술잔.”
소주는 자신의 뚜껑을 열고 소주를 발사하고 금술잔에서는 알 수 없는 불기운이 생겼났어요. 소주와 불기운이 만나 소토닉 파워가 만들어졌어요.
소토닉 파워가 포터필터를 덮쳤어요.
초강력 소토닉 파워를 맞은 포토필터는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말았어요.
“으아악”
금술잔의 빛이 강해지면서 그 빛에 닿은 맥주와 막걸리는 눈을 뜨게 되었어요.
‘그래 금술잔이 우릴 지키는 것이 아니야. 우리가 우리를 지키는거라구.’
마침 쓰러진 맥주와 막걸 리가 일어나기 시작했어요
“아, 머리 아파.”
“아이구, 허리야.”
소주는 그들에게 달려가 말했어요.
“친구들아, 살아나서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
빼앗긴 금술잔을 다시 찾은 소주, 맥주, 막걸리는 호프 마을로 돌아왔고 그들의 마을은 예전과 같이 따뜻한 술기운이 넘쳤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