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는 생각, 느끼는 감정은 외부로부터 오염되기 쉬우니,
나를 알고 싶으면 내가 한 선택들을 짚어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억나는 것을 순행적으로 적어보자면,
- 대학교 입시 때, 3년 내내 목표하던 교대합격을 선택하지 않고, 서울에 있는 대학교를 선택 (큰 물에서 놀고 싶었음)
- 취업 시, 교수님들의 탄압과 반대를 무릅쓰고 자대병원을 선택하지 않고, 현재 다니는 병원을 선택 (월급은 물론, 분위기와, 이미지가 훨씬 나에게 맞았음)
- 졸업하기도 전에 병원에서 나를 불렀으나, 취업을 1년 미루고 유럽 여행을 선택
- 처음 배치로 소아청소년과를 선택 (학생들에게 마음이 더 쓰임)
- 곡을 쓰고, 싱어송라이터를 하기로 선택
- 병동에서 외래를 가기로 선택 (외래에 대한 지식이 전무해 경험해보고 싶었음)
- 대학원을 가기로 선택
- 학업휴직을 선택
- 보건교사 공부를 포기하고, 유학 공부를 선택
- 시간이 없는 와중에 발레를 곁에 두기로 선택
나의 선택들에서 짐작할 수 있는 나의 성향은,
- 자율성 중요 : 외부 압력보다 내 직관, 감각에 따라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고집이 있다는 소리다. 그런데 얼추 또 그게 나에게는 만족스럽고, 맞다.
- 경험 중심 : 안전보다 경험과 성장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말로는 안전을 지향한다고는 하지만, 새로운 환경과 모험을 즐긴다.
- 자기 탐색적 : 다양한 영역을 시도하며 스스로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삶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자기 탐색을 못한다면 삶이 무의미하다고까지 생각하는 것 같다. 직업 선택 및 음악 발레를 하게 되는 이유 같다.
- 사람 지향적 감수성 : 요즘 거의 히키코모리처럼 지내고, 친구가 필요 없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타인과 관계에서 의미 찾는다. 사실 나에게는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 사람과의 관계가 너무 중요하니깐, 조금만 틀어져도 스트레스를 받아 쉽게 관계를 형성하기가 망설여지는 것이다.
- 균형 감각: 이것은 요즘 내 삶의 화두이다. balance 유지하기. 발레에서도 balance 유지에 힘을 쏟고 있으며, 나의 삶에서도 '신체와 정신', '일과 취미', '생각과 몸 사용하기'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의식적으로 애를 쓴다. '일, 공부'와 '예술·취미'의 균형을 아슬아슬하지만 꾸준히 잡고 있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으니 나는 앞으로 아무래도,
- 다양한 영역을 탐색하며, 안정보다는 '의미 및 가치 있는 경험 위주'의 선택을 할 확률이 높다.
- 함께 할 사람, 조직 선택 시 ‘분위기’, ‘가치관’, ‘함께하는 사람’을 중시할 확률이 높다.
- 개인 만족과 타인 영향 사이에서 '균형을 잡힌 선택'을 할 확률이 높다.
- 물론 그 와중에 외부 기준보다는 '나의 직관을 중심'으로 한 선택을 할 확률이 높다.
미래를 점쳐보자면,
- 한국 박사과정의 분위기와 가치관의 결이 나와 맞지 않으면 나는 가지 않는 선택을 할 확률이 높다.
- 유학을 갈까 말까 하는 선택에서는 유학을 선택할 확률이 크다.
- 결혼 자체를 할까 말까 하는 선택에서 나는 결혼을 할 확률이 크다. 현실과 균형 잡힌 삶을 추구할 참이다.
- 아이를 낳을까 말까 하는 선택에서는 아이를 낳을 확률이 크다. 현실과 균형 잡힌 삶을 추구할 참이다.
- 결혼을 그 사람과 할까 말까 하는 선택에서는 나의 직관 중심의 선택을 할 확률이 크다. 나의 감을 믿어야 한다.
- 병원에 계속 남을까 학교로 갈까 하는 선택에서는 학교를 선택할 확률이 크다. 개인을 치료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좋은 치료진을 양성해서, 많은 제자들이 개인을 치료하는 게 훨씬 더 빠르고 의미 있다 나에게는.
나의 과거의 선택을 돌이켜 보니, 오랫동안 고민했던 나의 미래 고민이 확실히 단순해진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는 말은 이런 말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