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과 발레뿐
요즘 조성진의 녹턴 (Seong-Jin Cho, Chopin: Nocturne, Op. 9: No. 2) 몹시 빠져있다.
석사 졸업을 위해 논문을 주야장천 보다가, 클래식 음악가의 구조적이고 필연적인 완벽주의에 안타까움 및 연민을 느끼고 고충을 이해하다 보니, 클래식을 찾아 듣게 되었고, 듣다 보니 도착한 나의 클래식 종착역은 쇼팽의 녹턴이다. 그중에서도 조성진의 녹턴이다.
어쩜 이렇게 섬세하고, 서정적이고, 아름다울까?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일어나면 녹턴, 샤워할 때 녹턴, 논문 볼 때 녹턴, 영어 공부할 때, 집으로 가는 길에 녹턴, 기차로 이동할 때도 녹턴, 브런치에 글을 적는 지금도 녹턴... 매 순간 사방이 온통 녹턴이다.
이 험난한 세상에서 내 마음을 유일하게 맡길 수 있는, 조성진 녹턴은 나의 마약이다.
일요일에 토플 시험을 친 이후로, 토플 성적 확인 중독증에 걸린 내게 (토플 성적이 나오는 6일 내내 하루에 약 50-100회 ets 사이트를 들어가서 성적이 나왔나 확인을 한다는 말) 유일하게 안정을 주는 것은 바로 조성진이다.
아직 토플 성적이 나오지 않아서 다음 주에 또 시험을 치네 마네 하고 있는 초조하고 불안한 지금, 논문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나의 토플 초초 중독증을 알리 없는 교수님이, 12월까지 IRB제출을 끝내지 않으면 교수님께 매일 나의 논문 진행상황을 보고하라고 하신다. (관심받는 느낌 정말 행복해.^^*)
그러던 와중 내가 발견한 아래의 발레 릴스가 내 마음을 훔쳤다. (@molinari_marta)
완벽하게 현재 나의 상황이다.
할 일이 태산이고 온 사방이 불타고 있지만, 조성진과 발레와 함께 하는 순간만 우아하다.
그래서 매사 제쳐두고, 어쩔 수 없이 녹턴을 듣고, 발레를 하러 간다.
살다 살다 쇼팽한테 고마움을 느끼게 될 줄이야... 발레나 하러 가야지...
*추신 : 그래서 토플 성적 언제 발표 나요? 저 토플 더 공부해요 말아요? 논문에 집중해요 말아요?
결국 나온 토플 점수 97점. 3점이 부족해서 재수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