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부서에서 스스로를 덜 닳게 하는 법

새로운 부서의 소감 2

by 권여름


새로운 부서에서 일한 지 이제 막 2주가 지났다.

이 부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조금은 알았지만, 여전히 적응 중이다.


일이 바쁜 것은 알겠지만, 내가 모르는 것을 물어볼 때 돌아오는 몇몇 날카로운 대답들은 더 지치게 만든다.


물론 감사하고 좋은 동료들이 더 많다.

본인이 공부한 자료를 먼저 건네며 모르는 것이 있을 때 물어보라고 이야기해 주고, 나의 퇴근 시간을 기다려주었다가 같이 퇴근하고, 도와줄 것이 있는지 물어봐주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부정적인 감정에 더욱 영향을 받게 된다.



게다가, 나는 의미가 중요한 사람인데 내가 이 부서에서 유능하고 숙련된 직원이 된다고 상상한들 나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 이 부서에는 효능감을 전혀 느끼지 못할 참이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이 맞지 않는다.

나는 교육, 과정, 정신적인 가치 등을 추구하는 사람인데, 이 부서의 중요한 포인트는 몹시 다르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실현할 여유가 없다. 내게 중요한 가치들이 이 부서에서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마인드셋을 연구 중인 사람으로서 불평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나의 마인드셋을 유지하기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 환자나 보호자에게 전일에 받은 질문을, 그날 밤 자료를 찾고 필요한 부분을 정리해서 알려주는, 수고로움을 자초하는 찰나의 순간이 유일한 나의 쓸모이다.


그러나 효능감 유능감을 느끼기에는 몹시 충분하지 않다. 그냥 이 부서에서의 시간이 흘러가길 바라고 있을 뿐이다.



내 인생의 다음 박사 스탭을 위해서는 이 회사가 전략적으로 필요한데, 어떻게 하면 이 부서에서 나는 덜 닳게 하고 버틸 수 있을까?


1) 우선 우선순위를 논문에 둔다.

논문을 쓰기 위해 자원을 마련하는 공간으로 회사를 활용하는 것이다.


2) 부서 사람들과 관계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일이 매끄럽게 진행되는 정도의 관계성만 유지하고 나머지 에너지를 논문, 박사과정에 쏟는 것이다.


3) 이 부서에서 인정받을 욕심을 가지지 않는다.

질문은 안전을 위한 도구이고, 타인의 평가는 소음으로 인지를 한다. 나를 인정하는 다른 분야들이 훨씬 많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말은 쉽지…ㅎ

그러나 나는 한다면 하는 saram. 마인드셋을 충분히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참, 추가로 내가 생각이 많아지게 된 계기는 주변의 소식들 덕분이다.


최근에 유달리 교수로 임용됐다는 소식을 나에게 직접 전해주는 지인들이 많았다.

너무 축하할 일이고 실제로 축하도 잔뜩 해주기는 했지만, 그런 소식을 연달아 듣다 보니, 나도 서둘러야 할 것 같은 조급함을 느끼며,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람인지라 어쩔 수 없이 느끼는 마음이니 당연한 것이라 생각해야지 뭐.


(그런데 생각해 보니 아주 조금 억울하다. 나는 일부러 인스타도 잘 안 보고, 타인과 비교를 하지 않으려는 시스템을 그래도 잘 만들어 두었는데… 혹시 본인 인스타를 보았는지, 본인 소식 업데이트를 확인하는 카톡에는 내가 당해낼 바가 없다… 핸드폰 자체를 없앨 수도 없고 참…)



인생은 역시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러나 나는 사과나무를 심어야지. 왜냐. 나는 그렇게 태어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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