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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도 Oct 15. 2023

가을밤에

가슴 아프게



너와 오랜만에 콘서트를 보러 갔다

뜬금없는 특별송이라며 남진의

가슴 아프게를 부른다


너는 아버지가 생전에 제일 좋아하던 곡이라며

아버지가 보고 싶다고 작은 소리로 따라 한다

당신과 나 사이에 저 바다가 없었다면

정말 쓰라린 이별은 없었겠냐고 묻는 네 물음


보고 싶은 아버지는 어째서 눈물로 올까

급기야 고개를 떨구고 어깨를 작게 들썩인다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

이 얼마나 가벼운 입이고 깃털 같은 우정인가

조용히 어깨에 손을 올리고 가만히 있는 것 외엔


가슴이 아프다고 가슴이 너무 아파서

바라보지 못하겠다고

갈매기도 내 마음 같이 목메어 운다고

아버지는 하얀 날개를 뒤로 펼쳐

슬프게 노래를 부르고

너는 더 작게 더 아프게 운다


그저 너의 슬픔에 올려놓은 손을 토닥여 보는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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