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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도 May 20. 2024

5월18일

이렇게나 화창했을까

정신을 놓은것처럼 태양은 파란 하늘 위에서 꽹과리를 쳐댔고 아무 생각없는 길거리의 사람들은 시끄러운 더위에 시원한 음료를 찾아 헤매는 더없이 화창한 날이다.

아무도 기억하지않는 지나가버린 숫자에 불과한 오늘.

416이 그러했던 것처럼 오늘도 그저그런 오늘로 지려한다. 누구탓을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돌아가는 세상이 이미 기울어진것을.


방황하는 걸음을 옮겨 가장 행복한 곳으로 간다.

세상 사는 모습이 있다는 곳.

세상 사는 이들의 꿈이 있다는 곳.

어쩌면 희망을 볼지도 모른다는 여리지만 결코 여리지만은 않은 가슴 언저리의 작은 불씨하나를 안고 찾은 곳은 위안을 준다.

작은 발걸음에 임을 위한 행진곡 리듬을 싣고

당신들이 보고자했던, 살리고자 했던 모습을 지금 내가 본다.

마음의 위로를 얻는다고 그날의 5월 다시오면 내 가슴에 붉은 피 솟을 것을

다짐하며 그때 그시간의 어린 나는

솟는 눈물을 삼킨다

나는 조용해진 태양의 꽹과리를 뺏어 내 손에 들고 그날 그들과 춤을 춘다.

고맙다고, 이런 날을 허락해줘서.

미안하다고, 이렇게 밖에 기억하지 못해서.

슬픈 내 가락은 시장 한 복판에서 투명하게

빛나는 세월조각 맞춘다

518이 마흔네번째 가슴에 내려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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