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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도 May 27. 2024

5월 26일

겨우 내 손에 다시 돌아왔다.

세월은 속일 수가 없고

늘어나는 백발은 감출 수가 없고

잃어버리는 나를 추스르는 시간보다

잃어버리는 시간이 더 빠른 것도 어찌 잡을 수 없는 것도 슬픈 일일게다.

이렇게 내게 찾아드는 늙음을 어찌 대처하지 못하고 흔들리는 오늘이 무섭기도 하다.

잃어버린 핸드폰을 찾아서 헤매다가 다시 내손에 돌아오고 보니 기쁨보다 허무함이 더 크게 자리를 잡았다. 이것이 허무구나 깨닫기까지도 시간이 제법 걸렸다. 무슨 감정인지 알아내지 못하다 찾아 좋은 건가 헷갈리기도 했다. 하지만 곧 알 수 있었다. 짙은 허무의 세계에 갇힌 것을.

찾은 것은 기뻤으나 어디다 두었는지, 챙겼는지, 내 물건의 사라짐을 몰랐던 자신에 대한 허무였다.

나이일 거다 스스로 위안한다는 것이 더 우울해졌다.

늙어진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이렇게 잊어버리고

찾아 헤매고 괜히 아날로그를 동경하고...

그냥 시간이 늙어 퇴화되고 있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젊은 날의 시간을 돌아보며 지금의 나를 질책하는...

이런 시간이 반복되는것이 늙어지는 것인가...

오늘 이 새벽을 쉬 넘기지 못하고 발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것은 아직

슬픔을 추스르지 못한 내 마음이 아침을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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