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 맑은 너

^ㅡ^나의 제자가 내게 행복을 준다

by 희도

ㅡ힝. 오늘 불꽃놀이 하는 날이라고.

7시부터 한다는데 우린 수업한다고 이러고 있고. 우쒸. 이건 아니잖아?

우리도 가슴이 있잖아, 가슴이 ~~

나의 말에 내 아이들은 모두 다 한 마디씩 편을 들어준다.

ㅡ그니까요. 우리도 쌩까고 보러 가요.

ㅡ그럼 나는 동조하는 나쁜 선생인 그야?

건 좀 아닌 거 같다?

ㅡ쌤,쌤.

핸드폰으로 생중계할까요?

에~~~ 우리가 이런 문화생활도 즐겨야지요~~~ 어때요?

ㅡ말은 좋네. 근데 오늘 보충이잖아? 보충인데 그리 쓰면 보충이 되나.

보충만 아니면 나도 어찌해보겠는데... 아이고 머리 아프다. 일단 이 시각 이후로 불꽃놀이는 머릿속에서 지우고 모두 수업에 열중하도록 한다. 알긋제?

수업의 특성상 숫자와 싸우다 보니 금세 잊어버리고 묻고 답하고 하느라 바쁜 우릴 두고 시간은 후딱 가버렸다.

그리고 다음시간 아이들이 들어와 수업을 시작하고 빠져들어가는데 전화가 왔다.

ㅡ쌤.

ㅡ응. 왜? 뭔 일 있냐? 버스 놓쳤어?

놀라서 묻는 내게 나의 제자는 신이 나서 말한다.

ㅡ쌤. 베란다 건너편 아파트 203동 봐봐요.

저 보여요?

일어나서 고개를 쑥 내밀고 베란다를 바라봤다. 나의 학원은 35년이나 된 12층건물의 10층이다. 베란다를 보면 까만 밤하늘이 보인다. 옛날 아파트에 수동식 전등이라 일부러 켜지 않으면 복도도 어두워서 아파트도 까매 보인다.

ㅡ뭐 까맣구만.

ㅡ잠시만요..... 쌤 불빛 보여요?

제가 동그라미 그리는데 보여요? 203동 10층이요. 보여요?

다시 고개를 돌려 쓱 내다보는데 그 어둠 속에서 불빛이 돈다. 지그재그도 되었다가 동그라미도 되었다가 삼각형도 되었다가 나선형으로 선을 긋기도 했다.

ㅡ쌤. 제가 버즈 끼고 핸폰 손전등으로 불꽃놀이 해드리는 거예요. 이뻐요?

이것으로 쌤. 불꽃놀이 대신 하게요. 보충해줘서 감사해요. 수학 많이 어려웠는데 쌤 때문에 많이 편해졌어요. 쌤. 우리 이 불꽃으로 웃어요~~~.

아이고 주여.

이 순간 이 주책맞은 눈물은 왜 이때 이렇게 주책을 떤답니까. 창피해서 고개를 돌리고 울먹이는 목소리 들려주기 민망해서 대답을 못하는데 아이들은 나의 행동에 무슨 일인가 싶어 다 같이 일어나 밖을 봤나 보다.

ㅡ저거 뭐야?

ㅡ우와... 누가 저러고 있는 거야?

좀 진정이 된 나는

ㅡ그러자. 고맙네. 그 어떤 불꽃놀이 보다도 감동이네. 고맙다, 진심으로. 어둡고 위험하니 고만하고 어서 집에 가야지?

샘이 보고 있을 테니 불 켜면서 복도 걸어라.

ㅡ네~~ 샘. 저 가요~~ 헤

가면서도 마지막으로 하트 한번 그려주고 간다.

이렇게 맑은 영혼의 아이들의 맑은 생각과 웃음이 나를 어루만지고 보듬는다.

ㅡ쌤. 중딩이라 저 정도예요. 우린 고딩이니까 더 멋있게 해 줄게요.

ㅡ떽! 맑은 아이라 저렇게 할 수 있는 거야.

맑고 순수하잖아. 중딩이라~^^

너그는 야동이나 보지 마라고~~

ㅡ에이 여기서 그게 왜 나온데요. 쩝

다 같이 한번 크고 신나게 웃고 더듬어 수업에 열중해 간다.

내가 사랑해야 할 나의 중딩들, 나의 고딩들 녀석들아.

그리고 나를 사랑해주는 녀석들.

오늘도 나는 한 편의 멋있는 불꽃놀이로 행복했으며 녀석들의 사랑을 받고 있음에 더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