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머리를 겨우 들고 눈을 감고 뜨지를 못한다. 처음엔 그래도 떴다 감았다를 반복하기라도 했다.
감고 있었던 시간이 길어서 그렇지만. 힘겹게 눈꺼풀을 밀어 올려 바라보기를 몇 번 반복하더니 결국 뜨기를 포기했나 보다. 씨익. 그 모습이 귀여워 웃음이 났다. 슬쩍 웃고 나선 모르는 척 수업을 하는데 중력의 법칙을 못 이기고 기어이 책상에 머리를 떨어뜨린다. 안 그래도 무거운 머리를 버티니라 힘들었겠다.
안쓰럽기도 하고 짠하기도 해서
"둬라. 한 30분 자게. 그럼 머리가 좀 맑아질 테지."
나에게 30분은 천금 같은 것이고 녀석에게 30분은 달콤했을 것이다. 나의 천금과 녀석의 달콤을 맞바꾸고 나서도 녀석은 여전히 그 달콤함을 벗어던지지 못하고 있다. 슬쩍 옆으로 다가가 귀에 대고 속삭여 주었다.
"인제 그만 일어나시지? 침 흐른다 책에. 그러게 이놈아, 야동 그만 보랬지!
밤새 야동보고 왜 여그 와서 자냐고!"
슬그머니 눈을 뜬 녀석은 얼른 입부터 닦는다. 침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지가 더 어이없구먼. ㅋ
"그니까요. 어제 본 건 재미도 없었는데."
아이고 이 녀석 넉살 좀 보게?
아이들은 웃고 녀석의 등을 때리기도 하고 엄지를 올려 보이는 놈도 있다. 어쭈 이것들 봐라. 잘~한다.
그렇다고 질 나도 아니다.
"그니까요~~. 재미도 없다면서 넘들 싹스(우리끼린 흔히 섹스라고 표현하기 민망하니 싹스라고 살짝 돌려 말한다^^)하는 걸 왜 그리 보셨을까요? 고환에 물 찬 거 빼줄라고? 빼고 나니 나른해서 내 시간에 주무시냐?
씩씩 웃어감서? 꿈속에서 뭐, ~~ 했어?"
"에이 뭘 또 웃었을라고요. 꿈도 안 꾸고 잘 잤는데. 꼭 보태시더라~~"
"넉살만 늘어간다? 수업 시간에 퍼질러서 잘 잔 게 자랑이냐? 이 능글맞을 놈이? 빨리 정신 안 차려?
가 세수를 하고 오시던지!!"
"에이. 울 샘은 아줌마여서 안돼. 완전 모르는 게 없어."
"언젠 아줌마여서 좋다며? 싫음 이쁘고 참한 처녀 샘 찾아가믄 되겠네. 잘라주까, 다른 데 가게? 엄마한테 잘렸다고 말하믄 되겠네. ㅋ"
"아, 뭔 농담을 죽자고 받아요. 씻으러 가요, 가.
뭘 이뻐하면서 맨날 자른데. 뻑하믄 자른다고 협박이나 하고 말이야. 그러다 진짜 가는 수가 있어요.
그때 가선 울 거면서 ~~"
구시렁대면서 씻으러 가는 녀석들 뒤로 키득대는 다 큰 총각들과 눈을 마주치고 함께 키득댄다.
총각 같은 나의 어린 소년들이었다.
마음을 열어주면 마음을 보여주는 순수한 나의 소년들. 감추고 못된 짓이다 나쁘다 하면 아이들은 자꾸 숨기고 보여주지 않는다. 실수와 잘못을 수도 없이 반복하면서. 잘 설명해 주고 왜 안되는지, 어디까진 허용이 되는지를 이해시키면 아이들은 어긋나지 않고 잘 따라 걸어온다. 창피해서, 말하기 민망해서 자꾸 엄한 소리 하고 미루다 보면 아이들은 나름대로의 방법을 찾는다. 옳은 방법이든 그른 방법이든. 그것 또한 잡아 줘야 하는 것이 우리 어른들의 몫이 아니던가.
우리 때는, 정말 라떼는 말이야! 아무도 안 가르쳐주더라~~ㅎㅎ. 우린 독학했다고!~~ㅋ
그거 별로 안 좋더라고. 모르면서 아는 척 덤비니까 실수도 넘 많고 못 쓰겠더라고.
그러니 알려줄 때 잘 들으라고. 돈 주고도 못 받는 알토랑 같은 교육 아녀. 그랴 안 그랴.
난 아이들에게 웃으면서 쉽게 민망하지 않게 그러면서도 소중하게 성(性)을 지나간다. 아이들도 선을 넘지 않으면서 잘 지켜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