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노래

@-@ 아버지 제삿날

by 희도


어머니의 노래



당신의 손길 아래 까맣기만 하던 삼단 같은 머리에도

만년설이 내리고

맑고 밝아 당신을 담던 빛나던 눈동자는

총명함을 잃어버리고

당신의 목소리를 기억해 흔들리지 않던 귀는

정정함을 버렸지요


당신을 위해 밥을 하고 바느질을 하던 손은

검버섯이 곱게 피어 부끄럽고

당신이 예쁘다며 만져주던 뺨은 어느새

주름들이 찾아와 앉아 민망한

그렇게 할멈이 되어버린 여인을 알아는 볼랑가 모르겄소

그 여인은 당신을 위해서

새로이 그릇 준비도 하고 작고 예쁜 술잔도 마련했다지요 에고에고 허리야


내 밟아온 세월에 자랑할 것이 있다면

당신이 그리 귀애하던 자식들 모두 다

크게 상하지 않고 잘 키워 내 짝들 지어 주었지요

큰 아이는 저를 꼭 닮은 아들도 봤구요 장군감입디다

당신도 보았지요?

둘째 아이들은 사는 모습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지요

당신과 나의 모습이 살짝 스쳐 보이기도 합디다 무심한 양반

어찌요 내 자랑할만하지요

알지요 당신이 잘 보살펴 주고 지켜준 덕분인 것을

그 믿음에 하늘을 두고 살았으니까요

그러니 그 할멈, 이제 그만 데려가도 안 쓰겄소


아버지 제사상을 앞에 두고 앉아 제기들을 찬찬이 닦으시며

어머니께서 조용조용 가락을 읊으신다

반가운 아버지께서 오셨나 당신의 노래가 저리 끊이질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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