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by 파란

‘오늘도..’


어릴 적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언제나 나는 늘 혼자였다.


한낮의 해가 베란다 창문을 통해 내리쬐고

늘 그랬던 것처럼, 컴퓨터를 켜고 앉아

하릴없이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었다.


바람의 나라, 테일즈위버, 겟앰프드 등등

지금 와서 어른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외로움을 잊고 시간을 죽이기 위해

나는 다양한 게임을 즐겼었다.

마치 진통제처럼 말이다.


‘재미없네..’


어느 순간 그 모든 것들이 재미가 없어졌다.

화면을 꺼진 모니터에 비친 내 모습은

전혀 특별할 것 없이 사교성이 떨어지는

안경 쓴 남자아이였다.


평소대로 혼자 라면을 끓여 먹고

부모님은 늘 일에 시달려 지쳐있었던 그 시절

아마 나는 그 시기부터 ‘외로움’에 대해서

몸소 느끼고 깨우치기 시작했었던 것 같다.


성인이 되어서도 별반 다를 게 없어졌다.

한 가지 변한 것이 있다면, 라면이 싫어졌다.

일 년에 대여섯 번 먹을까 말까 할 정도로

잘 먹지 않는다.


어찌 됐든 대학생활을 하면서 친구를 사귀고

사회성을 갖추어 나가기 시작했지만

왠지 모르게 군중들 사이에 서게 되면

어릴 적 느꼈던 그 외로운 감정이

파도처럼 요란하게 마음을 뒤흔든다.


누군가 말했던 군중 속의 외로움이

이런 감정을 뜻할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다 외롭고

우리는 누구나 다 고독하다.


다만 한 가지 다른 견해가 있다면

대학을 다닐 때 한 교수님이 말했던

스쳐 지나가는 이야기가 아직 머리에 맴돈다.


“사람은 외로워야 비로소 성장한단다.”


잠시 몇 초 정도 정적이 흐른 뒤

교수님은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군중 속에 있으면, 휘말려 가느라 내 마음이 어떤지 헤아릴 시간도, 돌아볼 기회도 없지”


“하지만 스스로 외로움을 자처하면, 좀 아프고 괴롭긴 해도 분명 마주하게 되더라고. “


”내가 어떤 마음인지 “


”그리고, 어떤 사람인지. “


드넓은 강당에 고요와 정적만이 흘렀었다.

나에게는 늘 익숙한 그 조용한 느낌 속에서

잔잔한 호수에 돌이 떨어지듯 물결이 일어난다.


모두들 외로움을 느끼는구나.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한 편의 안도감이 생기며, 그래도 잘 버텼구나

으레 스스로가 대견하다고 느끼는 첫 순간이었다.


그리고

아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외로움을 느낄 것이다.


괜찮다.


내가 아는 한, 세상은 어느 정도 고통이 있는 만큼

꼭 배우거나 얻어오는 것이 있다.

그게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말이다.


당신도 나도

외로움이라는 터널 끝에서 빠져나와

언젠가 꼭 다시 만나길 바란다.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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