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은 되는대로'
내가 좋아하는 이동진 평론가가
한 유튜브 채널에서 게스트로 나와서 했던 이야기다.
단순히 저 말을 겉으로만 보게 되면
저게 무슨 궤변이지?라고 생각하겠지만
이제는 조금 나이가 찬 나에게는
'받아들임'이란 게 저런 것이구나 싶은
해상도가 짙은 문장이었다.
그런 나에게 요즈음 두 가지의 감정이 공존하고 있다.
'체념'과 '받아들임'이라는 샴쌍둥이 같은 이 단어는
마치 한 끗 차이로 긍정과 부정이라는 선을 넘나 든다.
노력만 하면 뭐든 될 것 같다는 20대의 혈기가 왕성한 시기
나도 그런 때가 있었다.
몸이 망가지는 것은 상관없이 열심히 하고 나니
어느 정도 성과는 있었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그 시기 찾아온 감정은 '체념'이었다.
말 그대로 이젠 힘들어서 모든 걸 접자는 감정.
우리가 흔히 말하는 '포기'라는 단어가
이 체념에 가까운 상태를 말하는 것 일테다.
반대로 요새는 '받아들이기 위해' 생각을 좀 바꾸고 있다.
노력해도 안 되는 게 있을 수 있다고.
가끔은 내 노력도 배신할 수 있고
그럼에도 우리는 해야만 한다고 느끼는 감정.
우스갯소리로 우리가 요즘 밈으로 밀고 있는
'그래도 좋았잖아, 한잔 해'라는 이 문장처럼
결과에 상관없이 과정에 있어서 최선을 다 했다면
그것만으로 족하고, 나머지는 흐름에 맡긴다는 태도이다.
혹자는 이런 태도에 관하여 '패배자'스러운 마인드라고 하겠지만
오히려 나는 반대의 입장이다.
너무 강하고 경직되어 있으면 부러지기 마련이니
조금은 인생에 대해서 유하면서도 잘 휘어지는 마음으로
흔들릴 때는 흔들릴 줄 아는 사람으로 거듭나는 것이
이동진 평론가가 말했던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은 되는대로' 일 것이다.
힘을 빼려 하고 있다.
33년이라는 인생의 궤적을 그리면서
선에 너무 많은 힘을 줬더니 펜이 부러졌고
인생이라는 도화지에 구멍이 나기 일보직전이다.
'이러다 내가 쓰러지겠군'
멈췄다.
멈추지 않으면 내가 멈출 것 같아서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아직은 대충대충이라는 단어가 어색한 나지만
이제는 대충대충 해보려 한다.
분명 그 안에서도 배울 점이 있을 것이다.
그런 나조차 스스로 바라보았을 때
내가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때는 좀 더 성숙한 어른이 되어있을 것이다.
조금은 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