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과자 아주머니가 보이지 않는다.
봄기운이 만연할 때까지만 해도
평소처럼 오래된 포장마차에서 빵을 굽던 아주머니가
뜨거운 여름 햇빛이 내리쬐니 자취를 감추셨다.
더워서 피하신 걸까, 아니면 혹여라도
건강에 이상이 생기신 걸까.
알 수 없는 답을 뒤로한 채
병원으로 종종걸음을 재촉한다.
난 여름만 되면 몸이 너무 아프다.
강렬한 햇빛 아래에 서면
마치 모 만화에 나오는 혈귀들처럼
도통 힘을 쓰지 못하고 푹 퍼져버리고 만다.
혹시라도 아주머니도 그러지 않았을까
항상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이 없으면
처음에는 그러려니 하지만
덩그러니 놓인 포장마차에
먼지가 쌓여가는 걸 볼 때마다
이제는 걱정이 눈처럼 쌓여간다.
"몸살이네요. 냉방병 같은데요?"
더위를 피하기 위해
에어컨을 너무 많이 쐰 것이
원인이었나 보다.
내심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해본다.
'배부른 사람이 걸리는 병이구만'
늘 힘들다 소리를 입에 달고 살지만
어째서인지 나보다 더 힘든 상황에 처한 이들을 생각하면
이건 진짜 등 따습고 배불러서 걸리는
일종의 '부자병' 같은 느낌이다.
덥고 습한 날씨 속에 에어컨을 빵빵하게 튼다라..
사실 어느 정도 여력이 갖춰지지 않은 이들에겐
천국과 같은 일이 아닐까 싶다.
어찌 됐든 약과 주사를 처방받고 나오는 길에
다시 한번 그 골목길에 멈춰 서서
아주머니가 언제쯤 다시 오실까 생각해 본다.
차라리 아프신 거면, 나처럼 냉방병에 걸리셔서
그저 쉬다 오셨다고 별일 아니라고
여느 때처럼 그 자리에서 호두과자를 굽고 계셨으면 한다.
그럼 겨울이 올 때쯤
맛있게 한입 베어 물고 마음까지 포근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