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겹의 마음

외강내유코어단단

by 도리

상담사 선생님이 나와 두 번의 상담을 진행하면서 내가 단단한 사람인지, fragile한 사람인지 헷갈렸다고 하셨다. 두 가지 면이 모두 보이는 게 내가 단단한 사람인데 자기확신이 부족해서 그런 건지, 연약한 사람인데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단단한 척을 하는 건지 그 이유를 알고 싶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말했다. 나도 정확히 나에 대해서 그 지점을 고민해왔다고. 나라는 사람은 도대체 외유내강과 외강내유 중에 무엇인지.

대부분의 주변 사람들은 나를 외유내강으로 알고 있고 또 그게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내 내면의 약한 부분을 나도 알고 있기 때문에 외유내강이라는 수식어는 부적절한 것 같다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나는 지구의 비유를 들었다. (지구 내핵 안에 또 다른 금속 구체 형태의 핵이 있다는 최근 연구 결과가 있지만 정설만을 취급하자면) 지구의 구조는 바깥부터 딱딱한 지각, 유동적인 맨틀, 또 다시 단단한 핵(외핵과 내핵)으로 이뤄진 삼중구조로 되어 있다. 지구처럼 나도 여러 겹으로 되어 있는 사람이다. 겉에서 보기에는 지각과 같은 단단함을 갖고 있지만, 더 깊이 들여다 보면 맨틀 같이 연약하고 상처 받고 두려워하는 마음도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핵심 코어에는 스스로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반듯이 서 있고자 하는 단단한 핵이 있다.


나는 단순히 '양면적이다', '외유내강' 혹은 '외강내유'라는 이중구조의 수식어로는 설명이 어려운 '지구 같은 세 겹의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꽉 차 있지만 어딘가 텅 비어있고, 단단하지만 어딘가 부러질 것 같고, 중심이 잘 잡혀 있는 듯 하지만 어딘가 위태로워보이는 모습을 나에게서 발견했다면, 세 겹의 마음 중 딱딱한 지각을 뚫고 내 맨틀까지 알아본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나는 세 겹의 마음을 지닌 사람이라 나의 가장 깊은 중심에는 단단한 핵이 있기 때문에 어떤 어려움이든 결국에는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나만의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라고 그저 믿어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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