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과의 화해
용서의 여정 끝에는 언제나 한 사람, 바로 ‘나 자신’ 이 남는다.
나는 오랜 세월 동안 다른 누군가를 탓하고, 상황을 원망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결국 모든 갈등의 중심에는 언제나 내가 있었다.
상처받은 나, 도망치던 나, 인정받고 싶으면서도 늘 자신을 숨기던 나.
그 나와 마주하는 일이 이토록 어렵고 두려운 일이라는 걸,
나는 너무 늦게 깨달았다.
나는 늘 완벽하지 못한 자신을 미워했다.
항상 남들과 비교하며 부족함을 느꼈고, 실패할까 두려워 아무것도 시도하지 못한 채 후회 속에 머물렀다.
남의 시선이 두려워 진짜 나의 감정조차 감췄다.
그렇게 만들어진 가면 속에서 나는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못하면, 그 누구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화해’란 결국 자신을 미워하지 않는 일,
그리고 자신에게 조금은 따뜻해지는 일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나는 지난날의 나를 용서하기로 했다.
실수 많았던 나, 상처 입은 나, 때로는 비겁했던 나. 그 모든 나를 끌어안으며 이렇게 말해주었다.
“그래도 괜찮아.
그때의 너는 그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잖아.”
그 말을 내 마음 깊은 곳에서 꺼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그 순간, 묘한 평화가 내 안에 찾아왔다.
마치 오래 잠겨 있던 문이 천천히 열리듯, 굳게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이제 나는 나 자신에게 조금 더 부드럽게 대하려 한다.
실패하더라도 나무라지 않고, 지치면 잠시 멈춰 쉬어갈 수 있는 여유를 허락하려 한다.
삶은 끝없는 경쟁이 아니라, 자신을 알아가는 여정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과거의 나는 늘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 속에 살았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냥 나로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느낀다.
누군가의 기대를 채우기 위해 사는 인생이 아니라, 내가 나를 믿고 사랑하며 사는 인생이 비로소 진짜 내 삶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제 나는 내 안의 상처와 화해했다.
그 상처는 더 이상 나를 아프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걸어온 길의 증거이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힘의 근원이 되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조용히 스스로에게 속삭인다.
“괜찮다, 이제 정말 괜찮다.
너는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