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숫자 읽기가 어려워요.
숫자 읽기는 어느 나라 언어든 다 어려운 것 같다. 일본어 숫자 읽기도 우리나라 말처럼 한자어도 있고, 고유어도 있다. 뒤에 어떤 수식어가 붙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내가 일본어 숫자 읽기는 까다롭다고 생각하는 만큼, 혹은 그 이상 일본인들도 한국어 숫자 읽기가 까다로운 것 같다
우리가 한국어 말할 때 전혀 신경 안 쓰던 것들이 외국인들에겐 어렵다.
왜 일 시(時), 이 시(時)가 아닌 한 시, 두 시인지 설명할 방법이 없다.
그냥 그렇게 말해요, 외우세요~
일본인들도 한자어, 고유어가 있으니 그렇게 설명을 시작한다.
1) 일, 이, 삼, 사 이렇게 한자어가 있어요. 하나, 둘, 셋, 넷 이렇게 고유어가 있어요.
* 보통 사람, 사물, 동물, 꽃, 음식, 나이 등을 셀 때 고유어 사용해요.
* 년, 월, 일, 시간, 미터, 킬로그램 등을 셀 때는 한자어를 사용해요.
* '하나, 둘, 셋... 스물' 이 것들은 뒤에 다른 말이 붙으면 '한, 두, 세.. 스무' 그렇게 바뀌어요. 한 개, 두 개, 세 개, 스무 개 그렇게요.
2) 나이는 ‘살’ 일 때는 고유어,‘세’ 일 때는 한자어를 써요.
한자어+한자어 내 나이는 이십 세입니다. / 이십오 세입니다.
고유어+고유어 내 나이는 스무 살입니다. / 스물다섯 살입니다.
3) 시(時)는 고유어, 분은 한자어예요.
1:30 한 시 삼십 분
3:45 세 시 사십오 분
4) 월은 한자어와 만나요.
‘육(六)’과 ‘십(十)’은 ‘*육월, *십월’이 아니고 ‘유월, 시월’로 발음해요.
국어 공부할 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부분들을 세세히 설명해 주어야 한다.
알고만 있다고 바로 말이 나오지는 않는다. 자꾸 말해 봐야 한다.
연습하기에 적합한 것으로 "스무고개 놀이"가 있다.
스무고개 놀이를 하는 예시문을 찾아서 같이 천천히 읽어 보면 대부분 놀이 방식은 이해한다.
상대가 질문할 때마다 예, 아니오로 대답한 후 "한 고개 넘었어요. 열아홉 고개 남았어요."
"두 고개 넘었어요. 열여덟 고개 남았어요."를 반복한다.
가끔 질문한다.
"몇 고개 남았다고 했지요? 몇 고개 넘었다고 했지요?"
넘다, 남다를 헷갈려 하지만, 계속 반복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익힌다.
동물입니까?
예 맞아요. 한 고개 넘었어요, 열아홉 고개 남았어요.
집에서 삽니까?
아니요, 집에서 살지 않아요. 두 고개 넘었어요, 열여덟 고개 남았어요.
동물원에 있습니까?
아니요, 동물원에 있지 않아요. 세 고개 넘었어요, 열일곱 고개 남았어요.
더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 당황해하면 "동물은 땅에 사는 것도 있어요,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도 있어요. 바다에 사는 것도 있어요." 라며 범위를 좁힐 방법을 말해 준다.
다양한 어휘도 나올 수 있어서 효과적인 학습이 되고
"이제 여섯 고개 남았어요, 다섯 고개 남았어요." 답은 못 찾았는데 할 수 있는 질문 수가 줄어들면 긴장하면서도 재미있어한다.
오징어게임이 인기인지라 오징어를 생각하며 문제를 내봤다.
바다에 사는 물고기 이름이 다양하게 나온 다음에 슬쩍 다리가 있어요, 라고 힌트를 주기도 한다.
70대의 C님은 이 게임 덕분에 이것저것 떠올리며 궁리하느라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다고 하실 정도였다.
바다에 사는 다리가 있는 동물로 범위가 좁혀지자 다양한 이름이 언급되었다. 일본어로도 이야기하기도 하고, 한국어로 이야기하기도 하고..
스무고개 놀이로 한국어 학습에 아주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