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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여사 Oct 06. 2021

한국어를 배우는 일본인들

-한국어를 가르치기 시작

회사 생활을 30년 정도 하다가 자유인이 되었다.

자유인이 되면 여유있게 여행을 하고 싶었지만, 지금 이 시국에서는 그것도 쉽지 않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은 뭘지 찾다가 스카이프로 일본인들에게 한국어 가르치는 일을 시작했다.

일본에 적을 둔 회사에서 일본어가 가능한 한국어 강사를 모집하는 글을 보고 신청하게 된 것이다.

간단하게 스카이프로 면접을 보고 시작할 수 있다.

한국어 가르치는 일에도 흥미가 있고, 일본어도 어느 정도 되니까 만만하게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다.

국어 전공이지만, 한국어 가르치는 것과는 완전 다른 영역임을 이제는 알고 있다.

여기 모집 조건으로는 특별히 자격증이 필요한 일은 아니었다. 그만큼 강사료도 너무 적다. 

하지만 사람을 만나는 것이 즐겁고 나도 공부하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 한국어 자격증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는데, 이 또한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일본인에게 한국어 가르치는 일은 점차 경력이 쌓이고 있다. 아니 경험이 쌓이고 있다.


이 사이트에서는 내가 가능한 시간을 체크해 둔다. 그러면 학생이 강사와 시간을 보고 신청하게 된다. 한 번 강의 들어 보고 다시는 신청 안하기도 하고, 계속 신청하기도 한다. 

한 사람이 꾸준히 한 강사와 수업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2~3명의 선생님에게 교대로 수업을 받는다. 가르치는 방식과 관심이 다르기 때문에 학생 입장에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학습에 효과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의 학습 효과를 체크하기에는 좀 어려움이 있기도 하다.

 

여기서 만난 일본인에 한정된 이야기일 수 있지만, 한국어에 관심을 갖는 젊은 친구들은 대부분 K-POP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한다. 이 친구들은 나하고 오랜 인연을 맺지 못했다. 내가 K-POP에 대해  이야기해 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약간 나이가 있는 주부들은 한국 드라마와 한국 여행에 관심이 있다. 드라마는 당일 혹은 다음날 바로 넷플릭스를 통해 서비스되기 때문에 드라마 이야기를 하면서 수업을 하면 좋아한다. 

몇몇 남자 분들은 한국 역사나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있다. 대체로 일본인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들었는데, 나에게 학습하는 학생들 중에는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좀 있다. 


수업을 하면서 나도 몰랐던(의식하지 않았던) 한국어를 다시 공부하기도 하고, 일본의 정치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아직도 진행 중이지만, 어떤 사람과 어떻게 한국어를 매개로 교류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적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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