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우루과이, H조 조별예선 1차전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예선 1차전 대한민국 vs 우루과이
그냥 잘했다. 우루과이 상대로 이 정도 경기력을 보여준 대한민국 대표팀이 대단했다.
경기 초반부터 우리가 주도권을 잡았다. 우루과이를 상대로 시종일관 점유율을 내주며 끌려다닐 것을 예상했는데, 예상과 전혀 달랐다. 모든 선수들의 몸놀림이 가벼워 보였다. 그중에서도 황인범이 가장 눈에 띄었다. 수비부터 올라오는 볼을 잡고 전방으로 시야를 확보하려는 돌아서는 움직임이 인상적이었다. 중간중간 개인 능력을 통해 압박에서 벗어나는 모습, 첫 월드컵 출전임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우리가 경기 전부터 가장 주목하고 우려했던 부분은 손흥민의 몸 상태였다.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경기를 출전하고, 부상 이후 3주 만에 실전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실전 감각이 어느 정도 유지되었는지가 우려했던 점이었다. 하지만 경기 시작 후 손흥민은 생각보다 몸 상태가 괜찮았다. 우루과이에서도 가장 경계하는 선수로 꼽았을 것이고, 손흥민을 대비하기 위한 전략을 철저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타이트한 견제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은 동료들을 활용하는 이타적인 플레이로 강한 압박에서 빠져나왔다. 몇 번의 슈팅 타이밍에 대한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분이었고, 위협적인 드리블과 슈팅을 여러 차례 가져가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재성 또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었다. 자신의 강점인 체력을 바탕으로 엄청난 활동량을 보여주었다. 좋은 위치선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상대 패스를 차단하며 우루과이에 공격 흐름을 내주지 않았던 것이 정말 좋았다. 왜 자신이 지속적으로 대표팀 주전으로 기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준 경기였다.
예전부터 대표팀의 약점 중 하나가 양쪽 풀백이라는 것은 여러 차례 지적되었다. 대표팀 매 경기마다 풀백이 약점이라는 것이 드러났는데 오늘 경기에서는 선발로 출전한 김진수, 김문환 모두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수비를 이렇게 잘했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대표팀 선발 라인업이 나올 때, 나상호 선수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것을 보고 의아했다. ‘꼭 나상호를 선발로 썼어야만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경기 시작 후 나상호는 본인이 왜 선발로 기용했는지 스스로 증명해냈다. 뛰어난 활동량으로 공수 양면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가져갔다. 많이 뛰었고 적극적으로 공격에도 가담했다.
벤투 감독의 교체 타이밍과 교체 선수 기용도 인상적이었다. 후반 30여 분이 지났을 때쯤, 3장의 교체 카드를 활용하였고, 손준호, 조규성, 그리고 이강인이 투입되었다. 월드컵 직전까지도 이강인을 기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많은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이번 경기는 전 경기들과 다른 기용을 보여주었다. 이강인은 교체 투입이 되어 오른쪽 윙에 위치했고 볼을 잡으면 자신감 있게 볼을 운반하는 모습을 가져갔다. 월드컵 전부터 갖고 있었던 좋은 컨디션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벤투의 오늘 기용에 앞으로의 경기도 기대가 된다.
언급한 선수들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잘했다. 팀 단위로 유기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한 우루과이를 상대로 주도권을 잡으며 경기를 치렀다는 부분이 앞으로 남은 경기들을 기대케 했다.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줄까 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오늘 경기를 보고 편안한 마음으로 남은 경기들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일 22시, 가나와의 조별 2차전 경기가 펼쳐진다. 우루과이 전처럼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