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것과 남는 것에 대하여

의지를 내려놓을 때, 한 해는 비로소 완성된다

by 주말이

오늘은 올해 12월의 마지막 월요일이다.
달력을 넘기며 문득 생각한다.
일 년이라는 시간은 참 빠른 듯 흘렀고, 동시에 결코 가볍지 않았다.


우리는 한 해 동안 수많은 일을 겪고,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잠시 스쳐 간 인연도 있었고,
앞으로도 함께 걸어갈 사람도 있었으며,
마음속에 오래 남아 “계속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을 남긴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쇼펜하우어는 말한다.
삶의 고통은 우리가 붙잡고 놓지 않으려는 의지에서 비롯된다고.
사람도, 시간도, 관계도
본래 소유할 수 없는 것임에도 우리는 자꾸 움켜쥐려 한다.
그 욕망이 기대가 되고, 기대는 실망이 되며,
그렇게 마음은 무거워진다.


그래서 이 마지막 월요일에 나는 배웅을 한다.
아쉬움은 아쉬움대로 인정하되,
더 이상 끌어안지 않는다.
보낼 것은 조용히 보내고,
남겨진 것에는 의미를 덧붙이지 않는다.


신기하게도,
무언가를 내려놓는 순간
마음에는 여백이 생긴다.
그리고 그 여백 위로
새로운 일과 새로운 인연이
자연스럽게 들어올 자리가 마련된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우리에게 묻는다.
“더 가지려 애쓰지 말고, 덜 집착할 수는 없는가?”
그 질문 앞에서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행복은 더 많이 얻는 데 있지 않고,
이미 지나간 것에 매달리지 않는 데 있음을
올해는 조금 알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다짐한다.
감사하다고.
스쳐 간 인연에도,
남아준 인연에도,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보낼 것은 보내고
맞이할 것은 담담히 맞이하며
의지를 조금 낮춘 자리에서
조용한 감사로 하루를 마무리하자.


어쩌면 그것이
한 해를 보내는 가장 철학적인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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