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부인
친구들이 우리 집에 놀러 왔다.
아침부터 부랴부랴 음식을 만드느라 바빴지만 흥얼흥얼 콧노래가 나왔다.
처음 준비해 보는 6인분의 음식들.
혹시나 부족하진 않을까 입에는 맞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잘 먹어주었다.
남편이 친구들 커피를 내리는 동안 나는 후식으로 빵을 준비했다.
잔도 예쁘다고 난리였다.
준비한 빵은 소금빵과 햄치즈 어쩌고 빵.
내 결혼식 때 축사를 해준 친구들이라 식사대접 해야지 했었는데 이제와 부른 게 너무 늦은 건 아닐까 미안하기도 했다.
대화하다가 친구들이 성심당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던 보문산 메아리와 스타우브 그릇을 선물해 주었다.
스타우브 사고 싶었던 건 어찌 알고 감동이었다.
내가 괜찮으면 우리끼리 여행 가는 게 어떠냐고 한 친구가 물었고 남편도 동의하여 친구들과의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대전과 서울의 중간지점인 천안에서 우리는 종종 만났다.
펜션도 천안에 위치한 편백나무주택이라는 곳으로 정했다.
우리 5명이 놀기에 넓고 딱이었다.
방 2개와 큰 거실 그리고 주방 화장실 가격도 저렴했고 무엇보다 새로 지은건물이라 깨끗했다.
숙소 주인분께서 키우는 콩이라는 강아지.
우리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콩이가 가고 부랴부랴 저녁준비를 했다.
바비큐 하는 공간도 실내라서 사계절 내내 쾌적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서로 부탁하지 않아도 눈치껏 저녁준비를 하는 서로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사회생활에서 길러진 눈치라며 사회의 무서움을 다시 한번 느꼈다.
양다는 고기 구운 이력이 많다며 집게를 들었고 우리는 번갈아가며 서브역할을 했다.
학생이 아닌 직장인으로 만나다니
각자 직장에 있던 일, 최근 근황과 고민들 얘기하다 보니 시간은 1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너무 늦어서 숙소로 돌아와 2차를 시작했다.
과자와 마른안주 파티.
그렇게 새벽 내내 놀다가 다음날 좀비처럼 각자 사는 곳을 향했다.
남편은 혼자 있어서 심심하진 않을까 했는데 너무 좋았다고 한다.
결혼 후 같이 붙어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