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으로 떠난 여행 (5)

어쩐지, 수하물이 무겁더라니!

by 동그란감자


마지막 다낭의 아침이 밝았다.

마지막 조식은 닭고기가 들어간 쌀국수와 오믈렛

쌀국수가 어쩜 이리 맛있는 걸까.

포슈아 다음으로 브릴리언트 호텔 쌀국수가 최고다.


비행기 타기 전 마지막으로 아이러브반미에 들렀다.

옛날에 아이러브커피라는 게임도 한참 했었는데


첫 손님이라 1번이었다.

남편은 숯불구이반미 나는 에그반미 그리고 코코넛커피 2잔

여기도 88 이발관에서 5% 쿠폰 줘서 218500동​ 약 12000원을 사용했다.

마지막날 아침 모든 게 계획대로 잘 흘러가고 있었다.

전날 미리 챙겨둔 짐 덕분에 주변도 여유롭게 걸어보고 둘이 동영상도 찍고 행복 그 자체였다.



문제는 여기부터 발생했다.

택시 잡고 공항 가고 있는데 하필 남편이 소지품을 호텔에 두고 왔다는 것이다.

비행기 시간은 다가오고 더 늦으면 안 될 거 같아 그냥 버리자 하고 눈물을 머금고 공항에 내렸다.

이럴 수가 도착하고 수하물 부칠 때 안내받은 지연안내.

왜 이러니.. 이랬으면 호텔 다녀왔지!

더 큰 문제는 수하물 무게였다.

남편과 내 거 둘 다 무게초과라 146달러 내면 추가해 준다는 것이었다.

계산해 보니 20만 원대 허용할 수 없지.

한쪽으로 캐리어 끌고 가서 꺼낼 수 있는 짐은 꺼내고

나눠 담을 봉지 있는지 찾고 공항에서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

부랴부랴 정리하고 다시 부치려는데 주변사람들도 무게 초과되어 캐리어 열고 난리였다.

온몸의 기운이 쫙 빠졌다.

이 날따라 공항은 왜 이리도 더운 건지 땀은 범벅

어찌어찌 무게 맞추어 수하물 보내고 아까사온 반미랑 커피를 먹었다.


이미 입맛은 떨어진 지 오래다.

억지로 먹다가 반은 남겼다. 차마 못 먹겠어서


둘이 의자에 앉아 마지막날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떠들고 있었는데 이 와중에 탑승구가 4번에서 6번으로 바뀌어서 ​정신없이 6번 앞으로 갔다.

근데 방송에선 ​4번에서 탑승시작한다 해서 2차 멘붕이 시작되었다.

다들 그래서 어디서 타는 거냐는 소리에 6번에 있는 티웨이 직원분들이 6번 탑승이라고 말해줘서 알았다.


긴장을 놓을 수가 없어


지친 몸을 이끌고 좌석에 앉았다.

비행기에 타니 4박 5일의 일정이 순식간에 머릿속을 지나갔다.

비록 마지막날이 정신없고 짜증도 났지만 이 또한 추억이 되리라 생각하고 기록을 남겼다.


이 날따라 난기류가 심해서 방송도 나오고 기내식도 중단되었다.

남편한테 비행기 문제없겠지? 했는데 아스팔트 위를 지나가는 자동차다 생각하면 괜찮다 해서 두 눈 꼭 감고 아무 일 없게 해 달라 빌었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잠들은 것 같다.


인천에 착륙한다는 방송이 나오고 창문덮개를 열어보니 으아 비야? 우산도 없는데?

둘이 웃음밖에 안 나왔다.

남편이 비의 요정 한국에 오신 걸 환영한다는 인사녜서 머쓱하게 웃었다.

타이밍이 매번 이렇게 신기하단 말이야.

그래도 주차를 가까운 곳에 해서 뛰어갔다.



집에 올 때까지 난리부르스였지만 그래서인지 더 기억에 남는다.

한 가지 후회되는 게 있다면 조금 더 많은 시간을 동영상으로 남겨둘걸.

다음 여행에는 사진도 좋지만 동영상을 많이 찍어봐야겠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나와 남편의 모습을 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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