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 동생과 함께

2024년 겨울

by 동그란감자


11월 18일의 하늘

출근길에 달이 환하길래 남편에게 사진을 보냈다.


얼마 전 남편이 낮에 떠있는 달이 예쁘다며 나에게 사진을 보낸 적이 있었는데

달은 늘 떠있어. 햇빛 때문에 보이지않는거래 라고했다가 자기도 안다며 그냥 예뻐서 보낸 건데 하며 서운해한 적이 있었다.

그때의 미안한 마음이 남아 나도 하늘이 예뻐서 보냈다고 한 장 보내줬다.



날이 추워져서 더 살찌게 될까 봐 헬스장도 부지런히 다녔다.

화분도 키우고 싶어 어머님께서 키우시던 다육이를 분양받았다.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강해서 아직도 잘 살아있다.



친정식구들이 방문했다.

사실 내 동생이 서울로 갑자기 취업이 되어 지낼 곳을 구하지 못해 우리 집에 당분간 살게 되었다.

무려 한 달이나!

남편에게 조심스레 같이 지내는 거 어떨까 했는데 흔쾌히 오케이를 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동생이 오고 나선 밥상이 가득 채워졌다.

둘이 간단히 먹거나 술만 먹던 우리 부부가 밥을 먹었다.

세상에나

엄마가 대전에 내려가기 전에 만들어준 잡채는 잡채밥도 해 먹고 유용했다.

잔뜩 해주셨는데도 셋이 먹으니 줄어드는 속도가 장난 아니었다.



눈이 유독 많이 내렸던 날 누가 눈사람을 만들어놨다.

돼지인지 곰인지 모르겠지만 귀여워서 한컷

어머님댁에 모여 다 같이 김장도 했다.

동생을 위한 반찬도 해주셔서 감동이었다.



동생이 키우던 화분은 엄마가 마저 키우고 있었는데 번식력이 너무 강하다며 우리 집에도 하나 보내주셨다.

엄마가 보내줄 땐 이렇게 길쭉하니 예뻤는데

지금은 넝쿨처럼 되었다.

그리고 몰랐는데 스킨답서스에 식물등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등이 강해서였는지 힘들어해서 지금은 베란다에 있다.

동생이 방을 구하고 떠나기 전 다짐육으로 떡갈비를 만들어 주었다.

아침에 먹을 간단한 삼각김밥도 만들어주고 당장 쓸 생활용품도 챙겨주었다.

첫 자취라 잘 지낼지 궁금해서 자주 물어봤는데 요즘은 나 살기도 바쁘다.

그리고 알아서 그 환경에 맞게 사람이 변하는 걸 보며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 맞는 것 같다.



동생이 있다 없으니 집이 텅 빈 거 같았다.

남편도 뭔가 서운한 느낌이라며 거실에서 동생얘기를 종종 했다.

시간이 지나 크리스마스가 다가왔고 양갈비와 가리비버터구이 에그인헬 그리고 남편네 회사에서 준 케이크까지 한상 가득 차렸다.

한해를 지나 보며 2025년은 어떻게 살지 구상했다.


매일 회사 집 반복하는 삶이 혼자였으면 재미없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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