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명을 부르기 시작했다

태명은 짱이

by 동그란감자

병원에서 초음파 사진을 받아 들고 돌아오는 길에도 집에 와서 사진을 다시 꺼내 보면서도 우리는 그저 아기라고만 불렀다.

분명 우리에게 찾아온 소중한 생명이었지만 아직은 너무 작고 조심스러운 존재라 이름을 부르는 것이 어쩐지 조심스러웠다.

그래서 더더욱 태명정하기가 고민스러웠다.

의미도 담아야 하고 된소리도 들어가야 하고..

한 번에 생긴 거라 한방이 라고 하기도 이상하고

깜짝으로 생겨 깜짝이라 하기에도 이상했다.

남편이랑 고민하다가 최고라는 의미로 짱이라고 지어줬다.

태어나서도 네가 짱이 되었으면 해서



아기의 귀가 바로 생기는 줄 알았더니 주수가 조금 지나야 귀도 생기고 들리기도 한다고 했다.

귀 모양은 8-10주 소리를 듣는 시기는 18-20주

우린 그거도 모르고 열심히 태명을 불러줬다.


누가 보면 조금 우스워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이름을 부르며 말을 걸고 정말로 아기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곁에 있는 작은 가족과 대화하는 것처럼 말이다.


양가에서도 태명을 불러줬다.

누구를 닮을까 성격은 어떨까

요즘 가족들을 만나면 자연스레 애기얘기먼저 나온다.

나의 몸상태는 어떤지 애기 초음파는 어땠는지

요즘은 병원에서 마미톡이라는 어플에 연동해서 진료받을 때 영상을 넣어준다.

영상은 곧바로 양가어른들에게 전달해 주었고 그래서인지 진료일을 어른들도 기다리신다.



나의조카는 7살이다.

아이들은 영혼이 맑아 임신해 있을 때 성별도 맞추고 아기가 뭐 하는지도 맞춘다는데 우리 조카가 기가 막히게 맞췄다.

제일 소름 돋았던 건 나의 입덧이 절정을 찍었을 때

집에서 놀던 조카가 눈물을 그렁이며 언니에게 엄마 이모랑 짱이 힘들데 짱이 쑥쑥 크느라 힘들데 라고 했다며 그날 연락이 왔다.

누워있던 내가 벌떡 일어나 언니 맞아 나 입덧 때문에 누워만 있어 하니 신기하다며 둘이 한참 통화했다.


나는 내 몸이 힘드니 애기생각은 잠시 잊혔었다.

근데 힘들다고 텔레파시를 보낸 건지 조카얘기를 듣고 짱이야 너도 크느라 힘들지라고 했다.

엄마몸은 괜찮으니 크는데 집중하라고 너무 힘들면 쉬기도 하라고 말해줬다.


우리의 하루가 너로 인해 조금 더 따뜻해지고 있어 짱이야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