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아 검사요?

듣자마자 긴장된 기형아검사

by 동그란감자


아기가 찾아와 주었다는 기쁨도 잠시 입덧에 울고 원인 모를 두통에 시달리며 힘든 하루하루를 보냈다.

멀미는 입덧약을 먹어도 전혀 나아지지 않아

퇴근하고 2시간 정도 누워있으면 속이 가라앉아 늦은 저녁을 먹곤 했다.


시누와 나는 같은 해에 임신을 했다. 시누의 예정일은 26년 3월 나는 26년 8월

글을 쓰는 지금 시누는 딸을 낳았고 시누의 입덧도 밀가루가 그렇게 당겼다고 했다.

그래서 가족들도 우리 집 아기도 딸이라고 예상했다.


먹고 싶은 게 생기면 얼마든지 먹으라던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라면을 달고 살았다.

임신 전에는 마트에서 라면 사는 일이 거의 없었다.

행사한다는 소리가 들려야지만 관심을 가졌었는데 지금은 라면, 과자를 1순위로 구매한다.

원래 좋아하던 피자와 고기는 입에 대지도 못했다.

피자냄새와 고기가 익는 냄새가 왜 이리도 역한 건지

남편이 좋아하는 김치찌개를 끓일 때면 최대한 냄새나지 않도록 온갖 재료를 한 번에 넣고 뚜껑을 닫아 끓였었다.


내가 요리를 하지 못하니 반찬은 점점 부실해져 갔다.

그래도 투정 한번 부리지 않았던 남편

라면 먹고 싶다 말 한마디에 부리나케 주방으로 가 끓여주기 바빴고 자신의 끼니는 대충 때우기 일상이었다.

안정기까지만 기다려줘 입덧도 곧 괜찮아진데 라며 기약 없는 약속을 했다.



우리는 맞벌이다.

출산일이 다가오면 나는 휴직을 쓰겠지만 그전까지는 맞벌이다.

남편은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람들과의 약속이 종종 있었고 나도 어쩔 수 없지 하며 이해하려 했다.

문제는 남편네 전사 회식날 나의 몸상태도 좋지 않았다.

그날따라 물만 먹어도 속이 울렁거렸고 버스에 내렸을 땐 배가 너무 아파 집까지 오는 십 분 거리가 힘들었다.


일하며 자주 부딪히던 팀과 회식자리에서도 일얘기가 이어졌고 그로 인해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나는 침대에 누워 시계만 바라봤다.

퇴근하고 먹는 거니 열 시엔 끝나지 않을까?

곧 열두 시네 끝나지 않을까?

혼자 유튜브도 보고 잠도 자보고 했지만 남편이 없는 시간은 유독 천천히 흐른다.

새벽이 되어서야 남편은 전화가 왔다. 술은 거의 먹지 않았는데 대화하느라 늦어졌다고 얼른 가겠다며 미안함을 표현했는데 그날은 뭐가 그리도 서운한지 눈물부터 났다.

앞으론 이런 자리 없을 거라며 미안하다 하는데도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별 다른 이슈없이 지내며 1차 기형아검사, 2차 기형아검사 모두 이상 없음으로 잘 통과했다.

1차 기형아 검사에선 무뇌아여서 다운증후군이 의심되어서 코뼈가 이상해서 등등 안타까운 선택을 하는 글들을 보며 하루하루 걱정 속에 살았다.

2차 기형아 검사에선 척추갈림증, 배가 열려있는 복벽결손 큰 장기기형 등등...


생각보다 안 좋은 경우도 많구나 하며 맘카페도 보고 걱정 속에 살았었다.

그래도 아기는 생각보다 강하다 하니 건강하게만 자라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


아직 배에 있지만 태어나 내 옆에 있는 것처럼 너무 소중하다.

아기에게 좋다면 평소 먹지 않던 우유도 먹고

귀찮다고 미루던 영양제도 매일 빠짐없이 먹고 있다.

기형아 검사뒤에는 정밀검사가 남아있다.

제발 그때까지 조금만 더 힘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