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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희나 Nov 23. 2024

너와 나 우리의 '학습둥지 프로젝트'(18)

환경공단과 함께한 영어캠프

올여름 영어캠프를 다시 시작한다.

이번 캠프는 제천 청풍에 위치한 환경공단 측에서 아이들을 위해 캠프장소와 예산을 지원해 주셨다. 교육장까지 역임하신 최재승교장선생님의 연륜과 경험이 이번 캠프를 마련하는데 가장 크게 일조하였다.


지난겨울 영어 캠프는 제천 정보화 마을에서 열렸었다. 그때 우리 집 두 아이와 친구들은 고작 7세에서 5세까지 미취학 아이들이다 보니 아무리 부모들이 조심스레 이동을 한다 해도 겨울 한파를 뚫고 지역을 넘나드는 것이 걱정스러워 단양 측에서 준비한 일주일 과정만 함께 했었다.


제천을 중심으로 열리는 2024년도 여름 영어캠프는 '환경사랑 영어 Camp'라는 슬로건을 걸고 7월 24일~ 7월 26일까지 2박 3일 짧은 일정과 더불어 함께 참여하는 부모들에게까지 점심과 간식을 제공하는 등 많은 준비를 환경공단 측에서 해주셔서 더욱 기대가 됐다.


캠프 첫날 아이들을 태우고 제천으로 향했다. 조금 흐린 날이었지만 강을 따라 쉬엄쉬엄 출발했다. 시설은 놀라울 정도로 좋았다. 환경공단이 위치한 제천 청풍호 일대는 소문난 절경지다. 강의실로 들어서니 바다와 같은 호수가 한눈에 들어온다. 강당과 강의실이 넓고 조용해 아이들이 뛰며 배워도 혼날 일이 없어 보인다. 기운 넘치는 초등학교 저학년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어디를 가든 주변에 민폐만 아니라면 땡큐다.


오리엔테이션 일정에 맞춰 강당에서 첫 수업이 시작됐다. 환경공단이 이 번 행사를 준비한 취지와 일정 등을안내하고 함께하는 선생님들과 인사를 나눴다. 자원봉사자로 함께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많이 앳되다.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봉사자까지 보인다.

" 선생님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이 번엔 제가 선생님과 함께 동생들을 돕고 싶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라는 인사를 하며 고개를 숙인다. 아이들이 대견해 보인다. 부모가 시킨 것도 아니고 학생부에 봉사점수를 인정해 주는 것도 아닐 텐데 이 더운 여름, 배운 것을 나누겠다 주저 없이 참여한 아이들이다. 엄마로서 내 아이들도 강당 위 작은 선생님들처럼 성장했으면 좋겠다 생각해 본다.


아이들은 첫 수업을 들으러 강의실로 이동하고 엄마들은 교장선생님과 함께 부모교육을 받았다. 몰입교육과 영어교육의 중요성에 관한 동영상을 함께 시청하고 이번 행사에 참여한 엄마들 간 교류 및 소개의 시간을 가졌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캠프를 참여하게 된 동기 및 짧은 다짐들을 이어가던 중 조금 나이가 지긋한 엄마 한 분이 마이크를 잡았다.

" 안녕하세요. 저는 아주 특별한 경험을 통해 이곳까지 온 엄마입니다.  우리 집 아이가 다니는 학급에 다문화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가 학교 적응을 못한 건지 학교에서 친구들과 얘길 안 나누더라고요? 그러던 중 정보화마을을 통해 영어 수업을 시작하게 됐고 말을 하지 않던 그 아이가 영어를 배우면서 한국말과 영어를 사용하는 것을 목격했어요. 아마 영어를 배우면서 칭찬도 많이 받고 관심도 받기 시작하면서 자신감을 얻게 된 거 같아요. 그런 과정을 제가 모두 지켜보면서 이번 캠프는 꼭 우리 집 아이랑 함께 참여해야겠다 결심했습니다."


이런저런 이력을 가진 엄마들의 자기 고백을 들으면서 어선생님이 아이들을 놓지 못하는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응답하는 어린 친구들을 보면서 돈보다 값진 행복을 느끼진 않으셨을까?




2박 3일 간 아이들은 춤추며 놀이하고 뛰어보고 만들어보며 시간을 보냈다.

영어단어 퀴즈 놀이, 고학년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는 드론교육, 영어동요 배우기, 환경 선풍기

만들기 등 재미난 활동을 이어갔다. 제천도 단양도 교육공간이 부족하긴 마찬가지다. 수산과 청풍 일대는 학생 수 역시 매년 줄고 있으며 그 자리를 다문화 아이들로 채워지고 있다.


  '다문화 아이들'이라 칭하는 용어는 이젠 사라져야 한다. 그리고 사라지게 될 것이다. 한국인이 아닌 다른 집단이라 칭하는 야만성이 이 단어엔 고스란히 담겨 있다. 부모 중 누군가가 한국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어를 사용하고 같은 공간에서 배우고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차별과 다름을 씌우는 단어.

다양한 문화를 담아 다문화라 칭하지만 그 이면엔 다양한 것은 다른 것이란 말로 포장한 말.

그것이 다문화이다.

 

순수한 한국인이 낳은 아이들과 함께 융화될 수 없어 입을 닫은 청풍의 소녀도

가을 하늘빛 운동횟 날 내 품에 안겨 가만히 내 눈을 바라보던 혜리도

적응하지 못한 다문화 아이들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주변의 아이들일 뿐이다.

언제든 따뜻한 손을 내밀면 노래하고 웃을 수 있는 동네 꼬마들이다.

그 매개가 동네 할아버지와 이모들이 만들어 가는 영어 수업일뿐 함께하는 친구들과 동네 엄마들이 있기에 아이들에게 씌워진 덮개가 이제는 벗겨지길...

그리고 그 낡은 관념을 동네 이모들과 노년의 선생님이 함께 걷어주고 싶다.


청풍관광정보화마을&한국환경공단 영어캠프 활동 3 / 어퓨퓨
https://www.youtube.com/watch?v=Ksovjx-AUW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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