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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희나 Nov 15. 2024

너와 나 우리의 '학습둥지 프로젝트'(17)

모두 다(문화) English!

호기롭게 가족센터로 달려갔지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이야기를 하고 푸념해야 할지 1년이나 된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을 어떤 식으로 풀어나가야 할지 아님 가족센터에 유리한 협상안을 제시할지 사실 감도 오지 않았다. 결국은 내가 무엇인가를 부탁하는 입장인 것만은 명백하니 솔직하게 도와달라 요청할 도리 밖에 없었다.


여기서 잠깐!
 올누림센터에 대해 조금 설명을 덧붙이자면
올누림 센터는 도서관과 프로그램실, 가족센터, 강당, 정보화교육장, 소규모 영화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족센터는 여성가족부 관리 하 다양한 가족에 대한 지원과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으로 가족상담, 부모교육, 자녀 양육교육과 특히 다문화에 대한 많은 지원이 함께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다.


 " 안녕하세요. 팀장님께 부탁을 좀 드릴까 해서 방문했습니다."

 

사무실 한 켠 탁자에  차 한잔을 앞에 두고 어색하게 앉았다.

 

" 팀장님 얼마 전에 전자칠판 이용 문제로 도서관과 마찰이 있었다 들었습니다. 의도치 않게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제가  오늘 여기 온 건 저희 아이들이 무엇을 하는지 말씀드리고 이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셨으면 해서입니다. 시골이다 보니 배울 곳 없는 친구들이 하나 둘 모여 이제 엄마와 아이들까지 제법 규모가 됩니다. 배우려는 이들과 무료로 가르쳐주시는 선생님까지 계신데 적당한 공간이 없어 1년이 되도록  자리를 못 잡고 있어요. 다누리도서관에서 처음 시작했고 여러 곳을 옮기다 다시 올 누림으로 왔는데 전자칠판 문제가 발생하면서  아이들이 피해를 보고 있어요. 가족이란 범주엔 아이 역시 중요한 구성원이고 가족센터에선 가족을 위해 여러 기획을 하고 있으니 저희 아이들을 위해 안정적으로 장비를 제공해 주시던지 아님  어떤 형태로든 도움을 주실 순 없을까요? 지금 이 아이들과 우리 학습공동체는 단양군이 주도한 것이 아니라 수요자 본인들이 원하는 것을 위해 스스로 모인 조직이기 때문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다듬어 준다면 가족센터 어떤 프로그램보다 좋은 수범사례가 될 수 있어요. 저와 아이들을 품으셔서 이용하셔도 좋고 그렇지 않다면  전자칠판이라도 안정적으로 대여해 주세요."


" 참 좋은 취지네요. 가족센터와 도서관이 올누림이란 한 공간에 묶인 다른 조직이다 보니 서로 간에 소통이나 교류가 사실 부족해요. 그래서 오해도 간혹 발생하고 새로운 공간에서 비싼 장비들이 들어오다 보니 혹여나 이동 중 사고가 발생하거나 기물이 파손되면 다른 프로그램 진행에 차질이 생길까 봐 전자칠판 문제로 조금 불편한 사항이 있었긴 합니다. 주사님이시니까 이런 사항에 대해선 더 잘 이해하실 거 같아요. 엄마니까 아이들 교육에 예민한 것이 당연하고 이곳이 시골이다 보니 교육이 부재한 것도 사실이지요. 어머님의 의견을 듣고 제가 좀 생각을 해보니 조금만 고심을 하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듯하네요. 저희가 센터에서 이번에 다문화 엄마들과 한국 엄마들 간 교류를 통해 다문화 엄마들 자조를 돕는 프로그램을 하나 구상 중입니다.  혹시 이렇게 한 번 해보실래요?"




그날 나는 가족센터 팀장님과 만남에서 정말 멋진 결과물을 들고 나온다.


1. 다문화 엄마들과 한국 엄마들의 자조 모임을 개설할 것

: 영어수업에 동행하는 한국 엄마들과 다문화 엄마들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엄마들 간 교육 및 취미 활동, 문화교류를 진행할 것.

2. 다문화 아이들 역시 영어 프로그램에 동참시켜 줄 것.

3. 1번과 2번을 수용할 경우 겨울 영어캠프는 가족센터에서 열어 주겠음.


정리하자면 가족센터에서 별도의 수업을 개설해 주겠으며 클래스는 2가지 형태로 구성

1.  다문화와 일반 아이들을 수준 별로 분반해 두 클래스 개설하여 다문화 아이들도 한국아이들과 영어를 함께 배우게 해 줄 것.

2. 수업이 진행 되는 동안 다문화 엄마들과 한국엄마들은 함께  자조프로그램 수업을 듣고 문화교류를 할 것.

3. 프로그램이 잘 진행될 경우 겨울 영어캠프를 단양에서 열 수 있도록 예산과 장소를 제공하겠음.


이 계획에 동참해 준다면 가족센터 내 정규 프로그램 개설을 검토하고 교실 및 전자칠판 그리고 아이들에게 교재와 약간의 간식비까지 책정하겠단 내용이었다. 팀장님 앞에서야 다른 엄마들과도 대화를 나눠보고 빠른 시일 내에 결과를 알려드리겠다 말씀드렸지만 예상 밖의 제안에 사실 싱글벙글 사무실로 돌아왔다.


엄마들과의 단톡방에 가족센터에서 요청한 제안에 대해 공지사항을 올리며 가족센터를 안정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엄마들이 함께 별도 프로그램에 참여해 줄 것과 다문화 아이들도 함께 영어를 배워야 한다 글을 올렸다.

아이들이 늘어나면 소란스럽고 배우는 것에 집중이 부족할 것이란 의견도 있었지만 여기까지 온 것도 기적이고 다문화 아이들도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 아이들과 온 마을의 미래를 위해 옳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이제 우리의 영어 수업은 내 자식과 당신의 아이들과 모든 세상의 친구들이 만나기 시작했다.


모두 (문화) English!



동생이 만들어 준 ai 노래 / 박씨네 가족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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