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이 국수를 쓸때의 마음은.

by 신세종

내가 좋아하는 백석의 국수라는 시를 보면

음식을 예찬하는 느낌도 있지만

분위기가 더 좋기도하다


도란도란 둘러 앉아서

서로 국수를 먹는 그런 느낌이라서


오래전 일제시대에 국수라는 음식이

현재의 어떤음식의 위치인지 가늠은 안되지만


ㅎㅎ


백석의 국수라는 시를보면

사냥이라는 개인의 행위, 음식준비라는 개인의 행위

처음은 개인의 즐거움이 마을 전체로 퍼져나가고

작은 개인의 행위가 쌓여나가며

국수라는 음식이 준비되어가는 과정이 나온다.


두번째 파트는

국수라는 음식을 묘사하며

국수를 체험하는 과정이나온다.


마지막 새번째 파트는

마을을 아우르며 고담하고 소박한 마을의 정을 이야기하고 마무리 짓는다.



그러니까

마지막 감정까지 셋업하기 위해서

1-2-3파트를 순서대로

감정을 느껴보면


1.국수 만들기라는 목적으로 개인의 행위

그런 행위가 마을전체로 퍼져나가고

2.그런 행위로 국수라는 결과물이 나온것이고

3.국수를 빗대어 표현한 마을의 정을 이야기한다


사실 내가 일하는 공간도 그랬으면한다.


개인개인이 무언가 공동의 목표나 공동의 안락, 공동의 행복을 위하여

서로가 노력하고

그런행위로 어떤 행복이나 목표달성이라는 성취가 있다면

그것으로 서로에게 고담하고 소박한 정이 물들지 않을까하며


그것이 시인 백석이 국수라는 시를 쓰며

100년가까이 지난 나에게 주고 싶었던 감정은 아닐까하며


그래서 나도 내가 일하는 일터가

이렇게 행복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눈이 많이 와서

산엣새가 벌로 나려 멕이고

눈구덩이에 토끼가 더러 빠지기도 하면

마을에는 그 무슨 반가운 것이 오는가보다

한가한 애동들은 어둡도록 꿩사냥을 하고

가난한 엄매는 밤중에 김치가재미로 가고

마을을 구수한 즐거움에 사서 은근하니 흥성흥성 들뜨게 하며

이것은 오는 것이다

이것은 어늬 양지귀 혹은 능달쪽 외따른 산옆 은댕이 예데가리밭에서

하로밤 뽀오햔 흰김 속에 접시귀 소기름불이 뿌우현 부엌에

산멍에 같은 분틀을 타고 오는 것이다

이것은 아득한 녯날 한가하고 즐겁든 세월로부터

실 같은 봄비 속을 타는 듯한 녀름볕 속을 지나서 들쿠레한 구시월 갈바람 속을 지나서

대대로 나며 죽으며 죽으면 나며 하는 이 마을 사람들의 으젓한 마음을 지나서 텁텁한 꿈을 지나서

지붕에 마당에 우물둔덩에 함박눈이 푹푹 쌓이는 여늬 하로밤

아베 앞에 그 어린 아들 앞에 아배 앞에는 왕사발에 아들 앞에는 새끼사발에 그득히 사리워 오는 것이다

이것은 그 곰의 잔등에 업혀서 길여났다는 먼 녯적 큰마니가

또 그 집 집등색이에 서서 자채기를 하면 산넘엣 마을까지 들렸다는

먼 녯적 큰 아바지가 오는 것같이 오는 것이다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겨울밤 쩡하니 닉은 통티미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댕추가루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좋아하고

그리고 담배 내음새 탄수 내음새 또 수육을 삶는 육수국 내음새 자욱한 더북한 삿방 쩔쩔 끓는 아르궅을 좋아하는 이것은 무엇인가


이 조용한 마을과 이 마을의 으젓한 사람들과 살틀하니 친한 것은 무엇인가

이 그지없이 枯淡하고 素朴한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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