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게임은 설탕일까?

by 김현진

나의 취미는 꽤나 다양하다.


1.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재밌는 게임을 좋아함.

2. 장르를 가리지 않고 흥미로운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함.

3. 코로나만 터지지 않았다면 집앞에 있는 코노를 맨날 갈 수 있을 정도로 노래부르는 것을 좋아함.

4. 짧게 글을 쓰는 것도 좋아함.

5. 가볍게 맨몸운동하는 것도 좋아함.


뭐 이것들 말고도 수없이 좋아하는 취미들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 역시 게임이다.

시간이 날때마다 가장 쉽게 게임을 할 수 있는 방법은 핸드폰에서 앱을 실행시켜서 접속하는 것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의 소중한 시간을 잡아먹기만 하고 게임 내에서도 input 대비 output이 썩 좋지 않은 나의 캐릭터를 보면서 현타를 느꼈던 것 같다.


사실 핸드폰 게임을 하는 도중에도,

나는 지독한 한국인으로서 더 빠르고 더 효율적으로 캐릭터를 키우는데 집중했고,

만약 누군가와 대전을 통해서 성장해야하는 게임이라면 그것을 분석해서 상대방을 이기는데 치중했다.

뭐 애초에 게임이라는 것이 사람들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가상에서 펼치게 만들어서,

사회에 평화를 가져다주는 역할이라 생각하기에 내가 지금까지 즐겼던 게임들은 그런 기능을 톡톡히 선사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부족한 시간을 쪼개며 쏟았던 나의 노력이 게임안에서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점점 피부로 느끼고 있다. 현금부자들은 언제든지 나의 캐릭터를 밟고 넘어설 수 있기에 그런 게임에서는 멀어지고 점점 남들과 경쟁하지 않고 혼자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들에 그나마 시간을 쏟게 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겠지.

그런데 그래도 가끔 그런 불량식품 같은 게임이 끌리기도 한다.

핸드폰 게임을 삭제한지 1주일 정도 되었는데 벌써 다시 할까말까 고민을 하는 나를 보면 나에게 게임은 설탕과 같은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설탕을 끊으면 건강하게 살겠지만... 그러면 또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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