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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진 Nov 24. 2022

계속해서 소설 쓰기를 실패하는 사람

네 가지 이유

이번에도 역시나 실패다.

그리고 이번에도 또다시 나는 내가 왜 틀렸는지 분석하는 글을 쓴다.

예전부터 나만의 소설을 가지고 싶었지만 나는 어쩌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범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1) 전략의 부재

소설을 제대로 쓰고 싶다면, 전력으로 세계관과 캐릭터 그리고 주요 스토리에 대해서 면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나는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이고자 계속해서 생각나는 대로 글을 써댔지만 결과는 한번 더 실패다.

소설이란 재미라는 스펀지케이크 위에 당위성이라는 생크림을 발라야지만 맛깔나 진다.

문제는 나는 재밌을만한 아이템이 무엇인지 여전히 찾지 못했고, 

당위성을 부여할만한 치밀한 구성에 대한 아이디어도 없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는다.

계속해서 생각하다 보면 가끔 좋은 소재가 떠오를 때가 있고 20줄짜리 스토리가 번뜩 떠오를 때도 있으니까.


2) 꾸준함의 부재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하루에 절반을 글쓰기에 그것도 정해진 수량만큼 할당하는 꾸준함은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나도 그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고 잘 알고 있지만 헝가리에 온 이후에 바쁘다는 핑계로 예전만큼 부지런하지는 않은 것 같다.

어떻게 보면 한국보다 먹고사는 것에 대해서 고민을 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높아진 강도의 업무를 소화하고 나면 밥 먹고 중국어 조금 공부하고 글을 가끔 쓰거나 운동을 하고 책을 읽고 롤토체스 한판 하면 12시다.

아무래도 제대로 마음먹고 글을 쓰려면 6시 기상의 절실함이 다시 필요할 것 같다.


3) 독서의 부재

학교 다닐 때나 지금이나 평균적인 한국인보다 꾸준히 읽는다고 하지만, 나의 글쓰기는 형편없다.

도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계속해서 이런 글들을 써 내려가는지 나조차도 가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부족한 어휘력과 그저 간략하게 전달하기 급급한 문체 그리고 심도 하나 없는 글의 깊이는 나의 글 곳곳에 파여있어 창피하지만 가릴 수가 없다.


결국 나는 다른 사람의 글을 제대로 읽지 않았다는 소리다.

글을 베껴오는 것은 당연히 안되지만 재창작을 하는 것은 모든 글쓴이이게 허락된다.

하지만 나는 재창작조차 잘하지 못하는 걸 보니 말이다.


4) 경험의 부재

베스트셀러 작가들은 꾸준히 자신의 글을 믿고 완결을 짓는다. 그리고 그렇게 수십 편을 써가며 자신이 괜찮은 작가임을 스스로 느끼며 진화해나간다.

문제는 나는 단 한 번도 글을 완결 짓지 못했다는 것이고, 그 와중에 다른 일을 벌여서 더욱더 글에 투자하는 시간을 줄였다. 

이것은 철저히 나의 문제이다. 

정말로 꿈을 이루고 싶은 건지 의문이 들 정도로 요즘은 소설에 신경 쓰지 못하니까.

어쩌면 경험의 부재보다 꿈을 향한 절실함의 부재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또다시 다른 소재로 글을 써보려고 한다.

나에게 브런치는 모두가 들을 수 있는 대나무 숲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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