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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진 Dec 24. 2022

유튜브를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타국에서

유튜브를 시작했습니다.

사진조차 잘 찍지 못해서 영상을 찍고 편집하고 자막을 다는 일은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왔었는데 말이죠. 한국에서도 아내와 함께 유튜브를 찍어서 올리자고 계획했었지만, 아내가 여유가 있을 때 가끔 스스로 촬영하고 편집해서 올리는 일 빼고는 제가 개입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한국에서 나와 헝가리에 도착하니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째로는 수입이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는 사실이고,

둘째는 익숙해진 환경에서 벗어나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고군분투할 것,

마지막으로 언젠가 유럽에서 벗어나 다른 곳으로 다시 가게 된다면 다시 이곳을 그리워할 것이라는 생각까지도요.


이런 이유들 때문에 일주일에 한편이라도 조회수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올린다면,

큰돈을 벌 수는 없을지 몰라도 소소하게 유튜브 수익으로 한 달에 과자 하나 사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후일에 아내와 함께 볼 수 있는 추억의 한 페이지가 저의 조악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게 포장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이제 6편을 올렸고 평일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이제는 주말마다 문 밖으로 나가 이곳에서 저희가 보고 느끼는 그림을 아이폰 13프로로 열심히 담아내고 있습니다.


과거 직장동료였던 분이 코로나 기간을 이용하여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콘텐츠를 통해서 압축해서 성장해왔던 모습을 보기도 했고, 꾸준히 자신의 해외 생활 영상을 올리는 오랜 친구 덕분에 동기부여는 충분했습니다.

물론 그들 만큼 전략적으로 자신의 모든 걸 걸거나 특정 독자를 공략할 만큼 저의 채널은 아직 정교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사진 찍고 찍히는 걸 죽도록 싫어했었던 사람이,

이제는 추억의 한 페이지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며 브런치에서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서로의 경험들과 감정들을 소통하려고 하는 모습이 제 스스로도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레이시아 아내와 결혼하여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일하는 것이 정말 만만치 않지만,

브런치를 통해서 글로써 사람들과 소통하고 또 저만의 꿈인 소설 쓰기를 다시금 도전하고 있습니다.

영상으로는 유튜브를 통해서 계속해서 새로운 콘텐츠로 사람들에게 재미와 정보를 주고 싶고요.

많은 이들이 목소리가 좋으니 그걸로 유튜브 채널에서 표현을 다양화해보거나 다른 콘텐츠를 해보라고 하시기도 하는데, 아직 제가 유일하게 잘하지 않는 인스타그램에서 이걸 활용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생각 중입니다.


촛농을 뚝뚝 떯어뜨리는 불꽃같은 삶을 사는 것은 잠꾸러기인 저에게 불가능한 일이지만,

가지고 있는 것들을 연계해서 펼처나간다면 저에게도 한 번은 좋은 기회가 찾아오지 않을까 하며,

저의 인생에 선물을 한가득 가져오실 산타할아버지를 서른 살의 크리스마스이브에도 양말들을 주렁주렁 걸어놓고는 해조차 뜨지 않은 부다페스트의 이른 아침부터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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