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하던지 밭을 가는 소처럼 성과라는 밭을 꾸준하게 일궈내는 일은 어렵다.
수능 전날 밤에 몰래 했었던 삼국지 게임조차도,
그 해 11월이 지나고 나서는 다시는 손을 대지 않았으니까.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는 정신과 약을 먹어가며 자아를 각자의 치열한 삶에 녹여대고 있다.
나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언젠가 나의 자아가 산성비처럼 녹아내려 세상에 질척거리는 존재가 되기 전에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전혀 궁금하지는 않겠지만.. 굳이 리스트업을 하자면 아래와 같다.
1. 파이썬을 통한 데이터분석
2. 오토핫키를 통한 업무 프로세스 개선
3. Power Bi를 통한 데이터 분석 간소화
4. 홈트레이닝
5. 요리
6. 글쓰기
1~3번은 삶의 주요 던전인 회사에서의 생존을 위함이었다.
현 시점에서 작은 성과를 거둔 것은 2번 항목 단 하나 밖에 없다.
그것도 성과라고 부를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간에 잘하는 개발자들이 돈을 왜 많이 받는지 이제는 충분히 이해된다.
1번과 3번 항목은 조금 어렵기도하고 생각보다 활용할 단계가 없어 지지부진하다.
다만, CS업무에서 1~3항목을 통달한다면 나의 직장 수명은 최소 5년은 더 갈것 같으니,
목이 날아가기 전까지는 최선을 다하는 수 밖에.
4~6번 항목은 코로나 덕분에 재택 근무가 길어지면서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
운동을 빡세게하는 것은 어렵지만 적어도 다리를 다친 이후로 느꼈던 운동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어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요리는 전적으로 아내의 담당이었지만 바쁜 아내를 대신해서 하나씩 새로운 요리를 하면서 조금씩 재미를 느끼는 중이다.
두 항목은 알면 알수록 꽤나 재밌고 인생을 풍족하게 하는 원동력인 듯하다.
마지막으로 글쓰기..
사실 글을 꾸준히 올리지 못하는 것에 대해 미안함과 죄책감에 이 글을 쓰는 것 같다.
나의 글을 읽어주는 독자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함과,
지금 쓰고 있는 글을 얼른 마무리 짓고 더 재미있는 글을 쓰고 싶은 내 마음이
자꾸 그 보다 더 가치가 없는 일에 끌려들어가 도축당하고 있다.
마음이 끌려가지 않도록 내가 고삐를 잡고 다시 돌아와야만 하는데 언제쯤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오늘 밤만은 이 꾸준함이라는 황소의 뿔을 어떻게든 흔들어서 키보드 앞으로 가야겠다.
제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