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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Jangs May 19. 2024

아들 셋 엄마의 이야기 #3

며느리 남편 셋

첫 아이가 6개월쯤 되었던가

눈을 맞추며 방긋방긋 웃는 아이가 너무 사랑스러워 나는 감격에 겨워 남편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여보, 지금도 이렇게 예쁜데 앞으로는 얼마나 예쁠까? 이렇게 예쁜데 장가는 어떻게 보내지? 난 평생 끼고 살고 싶을 것 같은데.."

그러자 요즘식으로(?) 말하자면 T 인 우리 남편이 이이를 가리키며 정확히 이렇게 말했다.

"며느리 남편."

!!!

세상에 이렇게 듣기 싫은 말이 또 있을까

며느리와 남편이라는 세상 무해한 저 두 단어가 이토록 공격적일 수 있다니. 아니, 애초에 왜 우리 아들과 저 말들이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지? 기가 막혔다.


이 날 그렇게 나는 두 번 놀랐는데,

첫째로는 내가 이 말을 너무 듣기 싫어하는 것에 놀랐고

(이 말 한마디에 이렇게 화가 난다고?)

둘째로는 나는 좋은 시어머니가 되기는 글렀구나 싶어서 놀랐다.

노력해야 되는구나. 내 아들이 자라서 좋은 남편이 되고 아빠가 되도록 키워야 하는구나. 거기까지 노력하리라 다짐을 하는 계기가 되었었다.

그리고 우리 아들들은 나를 참 잘 도와줬다.

엄마가 힘들지 않게 정을 쉽게 떼도록(응?)

 힘들게, 가끔씩 정 떨어지게...



Ep. 1

어렸을 때는 누구나 그런 소리를 하지 않나

"난 이담에 커서 엄마랑/아빠랑 결혼할 거야"

우리 아이들은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기에 내가 직접 물어봤다.

'아들~ 커서 누구랑 결혼할 거야?'

첫째: 어? 나? 엄마랑!

(흐뭇)


둘째에게, "너도 커서 엄마랑 결혼할 거지?"

둘째: 아니? 나는 나보다 어린 여자랑 결혼할 건데?

........

그의 나이 네 살 때의 일이다.


Ep.2

"엄마, 우리는 어디에서 나왔어?

"엄마가 배를 어가지고 (제왕절개) 너를 꺼내가지고 다시 꿰매고... 살짝만 긁혀도 아픈데 엄마는 얼마나 아팠겠어.."

"아.. 엄마.. 너무 아팠겠다.. ㅠ"

-다음날

"이노무 시키들 엄마가 배 찢어서 낳아줬더니!"

-그다음 날 

"엄마가 배를 찢어서 낳아놨는데! 얼마나 아픈데!"

이렇게 몇 번 써먹었더니

어느 날 큰 아들 왈,

"아.. 죽을 때까지 써먹으려고 하네... 생색을 너무 내신다.."


Ep. 3

"할머니!  나 친구랑 놀이터에서 만나기로 했어요 같이 가여"

"엄마랑 가 할머니가 애기 보고 있을게"

"아니에요, 할머니랑 갈래요."

"할머니는 영어도 못하는데 뭐 하러~ 엄마 운동도 하게 엄마랑 가~"

"아~ 할머니 영어 못해도 괜찮아요 제가 다 말하면 돼요."

"야, 왜~ 엄마랑 가자~ 엄마 금방 옷 갈아입고 올게."


"아... 엄마 배 나와서 싫은데..."


.... 아직 부기가 다 빠지지 않아서 그런 건데.....


아휴 내 새끼들아...!


고오맙다

집 앞 현관에 저거 뭐지?
살인사건 났냐니까 개미미로 란다
문제의 놀이터. 엄마 뱃살 안 보이게 원피스 입고 갔다 (내시키 진짜..)
둘째 뒷통수.
집 뒷마당에 은방울꽃?
 뒷짐 지고 가시는 첫째
Mystery reader 시간에 책 읽어주는 모습. 청개구리 이야기를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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