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짜가, 저기도 가짜

한 번도 ‘제대로’를 가져보지 못한 삶

by 도씨


나는 요즘 흔히들 말하는 가성비충이다.

이제는 좀 여유로워 져도 될 법한

불혹을 앞두고도 그 흔한 명품백 하나 가지지 못했으며

백화점에 당당히 들어가 여성복을 척척 담아 살 형편도 안된다.


지그*그란 보세 옷 어플에서 쿠폰과 적립금과 할인기간을 노려

매처럼 지켜보던 싼 옷을 쟁이는 것이 나의 작은 사치,

가방 역시 에코백 아니면 흔한 가죽같지도 않은 가짜 가죽백,

머리를 염색할때도 값싼 염색약으로 퉁치고,

키링 대유행 시대에 가방에 매단 키티 키링조차 입형뽑기에서 뽑은 것을 당근으로 산..짜가..


요즘의 다이*는 또 어떤가

몇천원이면 올리브*에서 몇만원대로 파는 기초 화장품과 색조 화장품을 쟁일 수 있다.


다*소 역시 이런 소비를 반기는지

특히 색조 화장품의 경우엔 아예 ‘명품 무엇무엇과 발색이 같다’며 홍보한다.


최근에는 허전한 손가락 마디들이 시려워 금반지를 알아보았다.


그런데 웬걸, 맘에 들고 브랜드 있다 치면

100만원의 뺨을 후려치고도 남는 것이 아닌가.

순간 내 뺨을 후려맞은 듯 정신이 바짝 났다.


이래저래도 내 주머니 사정으론 소유욕을 감당할 수 있는 도리가 없자

나의 친구 쿠*을 켰다.


까마귀처럼 반짝이는 것을 주워담으려고 또 매의 눈을 발동 시켜 반지 두 개를 낚아챘다.

그래봤자 하나는 만칠천원..하나는 이만천오백원..

도합 삼만원 꼴의 돈으로 그렇게 소유하고 싶던 ‘가짜’ 금반지를 얻었다.


14K라고 말하지만 겉에만 번지르르 하게 윤이 돌게 하는 ‘가짜’ 도금 반지.


하지만 소유라는 것은 얼마나 달콤한가.


약지와 검지에 두 개를 나누어 끼고선 볼 때마다 몇날며칠을 행복했더랬다.

사진을 백장씩 찍으며 가격에 비해 때깔이 고움을 감사해하고 뿌듯해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현타가 오는 것이다..

가짜를 입고 벗고 먹고 쓰고 끼고 걸치고 ..이게 맞나?

가짜만을 휘감고 사니 내 추구미가 겉만 번지르르하고 싶은 가짜가 아닌가 싶은 것이었다.


아니,

내가 가짜인지 진짜인지 짭인지 찐인지 헷갈렸다.


내가 바로 도희*씨의 딸 도씨인데 말이다.

나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MADE IN DO로 찐으로 태어난 큰 딸이인데 말이다.

그거 외엔 진짜인 것이 거의 없다는 게 문제였지만..


눈은 높아 명품 브랜드나 백화점 옷을 걸치고 입고 먹고 쓰는 사람을 보면

본능적으로 주눅이 들었다.

옷에 명품 마크가 떡 하니 붙어있는 사람을 볼 때마다

나는 내 가짜 금반지를 만지작 거리게 되었다.


저 사람들 만큼 나도 반짝일 수 있는가.


이런 고민을 지인에게 나누자 그야말로 현자의 대답이 돌아왔다.



취향이 있고,

취향 담긴 물건을 살 수 있는 돈이 적지만 있고,

그것들을 빠짐없이 사서 쓰고 있고,

대체 뭐가 문제야?



문제는 나였던 거지 뭐,


아 이제 이 글 어떻게 끝내지.


암튼 다 가짜여도 나는 진짜에요.

아니 엄마의 잘못 낳은 짜가지만

오늘도 찐으로 살려고 발버둥치고 있답니다.



무뜬금 반지자랑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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