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이 없어요
제목은 아주 최근, 따끈따끈한 나의 마지막 플러팅 멘트이다.
거하게 차여 받아주는 사람없이 그저 툭 던져졌지만, 나는 이 말이 참 마음에 든다.
받아주는 사람이 없어 정말로 우주로 갔지만 그래도 진짜 마음에 든다.
사랑 앞에 도도하거나 충분히 고고할 수 있는데도 , 난 왜 저렇게 자존심이 없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다만 내가 딱 그런 스타일이라는 건 알고 있다.
솔직히 말해 항상 아주 아주 솔직하게 감정을 뱉어놓고 후회한다.
아마 이 글도 써놓고 후회하겠지..
거짓말에 크게 재주가 없는 것도 나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이제는 사랑같은 거 씹던 껌처럼 바라볼 줄 알았는데,
사람은 역시 연애 앞에 서봐야 자기가 진정 어떤 사람인지 다시 확인하게 되는 모양이다.
내가 나를 겪어보고 느낀 점은 이렇다.
감정에 솔직하다보니 상대는 순식간에 감정을 여과없이 무작정 받아내야 하는 사람이 된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시가 하나 있는데 보여드리겠다.
낮은 곳으로
이정하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물처럼 고여들 네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이보다 더 폭넓은 사랑을 보여줄 수 있는 말이 있을까?싶다.
나는 이미 저런 자세를 가지고 있고, 그래서 저런 자세를 가진 사람을 찾고 있다.
문제는 그런 사람을 찾기 전에 내가 먼저 빠져 죽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챗지피티로 심심풀이 사주를 봤다.
나보고 깊은 물이라 한다.
그 말을 보면서 역시 저 시를 생각했다.
헤어질 결심을 보고도 저 구절을 생각했다.
실제로 탕웨이 역은 구덩이를 파 잠겨 죽는다.
죽인건 파도와 바다였지만, 결국 나는 사랑에 빠져 죽었다고 보았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자존심은 없고,
사랑은 쉽지 않다고 말하게 된다.
더 이상 쓰면 흑역사로 삭제 할 거 같아 이만 줄인다.
다만 남기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잠겨죽어도 좋으니 제 진심을 받아주세요.
(다만 수영을 못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