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 왜 이래요?
혼자서 일하는 매장에서 일하다보면 별의별 사람이 다 찾아온다.
워낙 단골 위주의 매장이었기 때문에 조용하고 외져서 더욱 그랬던 것 같다.
하루는 자신이 카드로 결제하고 물건을 살 테니, 그 물건을 가게 이름으로 중고로 사라 했다.
“네?”
이게 어느 나라 계산법인가 싶어서 헛웃음과 같이 새어나오는 반문..
“내가 하나 살 테니까, 사장님이 중고로 사라고요. 내가 현금이 없어서..”
속으로는 혹시.. 깡패이신가요? 묻고 싶었지만 곧바로 정색하고 그럴 순 없다 한 뒤 나가게 한다.
눈빛이 형형한 남자였지만 , 내 가게도 아니고 그걸 바로 중고로 어떻게 사나요.
내 지갑서 나올 돈이 걸린 이상 절대로 받아줄 수 없는 진상이었다.
그 외에 방문판매나 신용카드 발급으로 발품을 파는 이들도 자주 찾아왔다.
나중에는 그 정도는 예삿일이라서 심심하니 잘 됐다 싶어, 커피나 물 한잔을 주고 대충 말동무를 하다가 돌려보내는 고급 스킬을 가진 진상 처리반이 되었다.
문제는 사이비 종교인이었다.
시작은 아이 것을 사러 온 학부모였으나, 그 끝은 몹시 진상이리라.
밝고 친절한 내 장삿속의 친절이 아주 잘 먹혔는지, 뭔가 흐리멍텅 했던 눈빛이 먹잇감을 본 새처럼 반짝였다.
“그렇구나, 참 친절하시네요. 혹시 사이비 아시나요? 저 사이비에요.”
아...이렇게...대놓고요?
“아..네;;;;;;”
영업용 미소와 순간 새어나오는 식은땀..
그녀는 그 뒤로 틈만 나면 나를 찾으러 왔다.
하루는 사이비 신문,
하루는 사이비 팜플렛,
하루는 사이비 유입물
을 간식과 함께 들고 와 쥐어주고 그것을 어떻게든 버려지지 않게 하려는 듯 설파했다.
처음엔 그냥 재미있었고,
두 번째엔 물을 ,
세 번째엔 커피 한잔을 타 주면서 대충 돌려보냈다.
차마 매정하게 쳐내지 못하게 그녀는 항상 조금 긴장하고 떨고 있었다.
빈번한 그녀의 방문에 지쳐갈 때 즈음, 엄마가 돌아가셨다.
몇 주간 매장은 나의 부재로 문을 닫았고, 난 더욱 더 어두워진 얼굴로 터덜터덜 업무에 복귀했다. 멍하게 앉아있는 시간은 더욱 길어졌다.
그런데 얼마 뒤 바로 그녀가 또 찾아온 게 아니겠는가.
“상중이라고 매장 문에 붙어있는 거 봤어요. 괜찮아요?”
아 그런 게 붙어있었지.. 그것마저 포섭하러 왔다가 정보를 얻어가다니..
오
마이
갓..!
부모를 잃은 그 슬픔에 얼마나 상심이 깊냐는 그녀의 위로는 이상하게도 매우 거북하고, 그 의도가 빤해 뱃속이 뒤틀리는 듯 했다.
삼십분 정도 가만히 있고 별 반응을 하지 않자, 그녀는 갑자기 버럭 화를 냈다.
“이렇게 자주 찾아오고, 이야기 나누고, 한번이라도 모임에 데려가고 싶어서 내가 얼마나 용기를 내는 건지 알긴 알아요?? 이게 얼마나 큰 용기인지 아냐구요 !”
4년의 매장 짬바가 있지.. 나는 절대 질 수 없었다.
“ 그 용기 이제 안 내셔도 돼요. 위로는 감사한데, 이제 안 오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곳에 갈 일도 믿을 일도 없어요. 이제 정말 오지 마세요. 진짜 그만 오셨음 좋겠어요.”
진심은 통한다고 했던가
나의 그 말이 효과가 있었던 건지 마지막으로 낸 용기가 사그라든 것인지 그녀는 그 뒤로 나를 찾지 않았다.
그 기간이 드문드문 거의 석달이었다.
엄마처럼 정말 버티는 것을 잘하는 스스로를 본 것도 오랜만이었다.
회유와 설득과 설파와 역정에도 넘어가지 않은 나.
자랑스럽다.
엄마, 나 봤지? 나, 도씨 큰 딸 도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