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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빵요정 김혜준 Jul 14. 2021

나의 키친이 생겼다

마흔 살에 맞이하는 싱글 키친 라이프

음식 관련 업종에서 일을 한 지 15년 차에 들어서지만 딱히 제과나 요리를 위한 스튜디오를 가질 포지션의 기술자로 일하지 않아서일까? 글 또는 콘텐츠로 산업을 풀어가는 업무가 주가 되어인지 키친의 중요성보다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키보드를 두드려야 하는 책상과 집중이 가능한 환경이 더 절실했다.


2015년 7월 1일

김혜준 컴퍼니라는 이름으로 사업자를 내고 2-3년 후에서야 독서실 크기와 비슷한 공유 사무실을 얻었다. 월 40만 원의 그나마 좀 덜 부담이 되는 비용으로 나는 온전히 방해받지 않을 작은 책상과 선반이 있는 공간을 구하게 되었다.


 당시의 나는 1 사업자로  대책과  없이 덜컥 사업자 등록증을 냈던 김 사장인지라 마냥  한잔 마음대로 우려 마시며 서류일이나 원고일을   있는  자체가 무척이나 뿌듯하고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인간의 욕망은 커져가는 법. 특히 육수 사업을 하게 되면서 간단한 레시피 테스트나 샘플링을  일이 많아지며 생각이 많아졌다.


2020년 4월 25일

처음으로 11 정도 되는 신축 오피스텔 월세 계약을 했다. 사업자로 오피스텔을 구하는 일이 이렇게 선택지가 좁은  처음 알게 되었고 무언가 쉽지만은 않은 무거운 마음으로 도장을 찍었다. 신축이라 빌트인 가구들과 오븐이 구비되어 있다는 과 한눈에 다 들어올 정도로 작은 크기가 당일 바로 계약을 하도록 마음을 이끌었다(청소를 계속해야 하는 피곤한 성격인지라) 그렇게 나의 작은, 온전한 키친이 탄생했다. 더 이상 엄마의 눈치를 보지 않고 그릇과 장비들을 사서 채워 넣을  있었고 일을 하다 생각나면 바로 요리를 해서 테스트를   있었다.


작은 싱크와 하이라이트가 있는 나의 키친에서 등을 돌리면 한 눈에 다 차는 공간



결혼 생활에서 시작되는 키친 라이프가 아닌 40살의 진정한 싱글 키친 라이프가 시작되었다. 내가 만들고 내가 어지르고 내가 치워야 하는 숨 가쁘게 바쁜  생동감 있는 공간과 활동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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