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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빵요정 김혜준 Aug 08. 2021

[여름 반찬] 여주 볶음, 고야 참푸르(ゴーヤチャンプル

씁쓸한 인생의 맛인가, 당뇨인의 필수템


당뇨 판정을 받은 것이 어느덧 1년 반 정도 되어 간다.

다양한 당뇨 식단에 대한 공부와 실제 식단에 반영까지 이너지는 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이름, 여주(일본어로는 고야).


당뇨인들에게 가장 익숙한 여주의 섭취는 주로 음용 제품이다. 말린 여주를 차처럼 우려 마시거나 여주 즙으로 섭취하여 혈당을 떨어뜨리는 데 도움을 준다고 전해진다.


나도 초반에 급히 혈당을 내리는데 도움을 받았는데

그 어떠한 즙 제품이던 장복을 하게 되면 간에 손상을 주게 마련이니 짧게 음용하며 체질에 맞는지 지속적인 체크 해보기를 권한다.





내가 여주를 차나 즙이 아닌 생채소로 처음 접한 것이

일본 출장 시 방문했던 오키나와 음식 전문점에서였다.

여주(일본어로 고야)를 이용한 볶음 요리 ‘고야 참푸르’는 오키나와의 토속음식 중 하나이기도 하다.


‘참프루'라는 말은 오키나와어로 뒤죽박죽 섞는다는 의미라는데 이 씁쓸한 맛의 강렬한 채소를 조리해 먹으려니 이 맛을 중화시킬 강한 양념과 다른 재료들이 필요했던 것 같다.


보통은 돼지고기와 두부, 계란을 볶아 내는 것이 기본이고

오키나와의 미군 기지 주둔의 영향으로 돼지고기 대신 스팸으로 교체해서 볶아 먹기도 한다. 주로 간장과 설탕의 달짝한 양념을 사용하기도 하고 굴소스로 간단히 조리하기도 한다.


TIP.

팬 한쪽을 기울여 간장을 또르르 부어 약간 태운 듯이 졸여 내용물을 합치면 우리가 쉽게 아는 ‘불맛’이 풍성하게 난다는 것






여주는 정말 쓰다.

쓰다 쓰다 못해 아릴 정도로 쓰다.


찬물에 1시간 정도 담갔다가 소금에 절여도 쓰다.

그래서 그냥 소금에 15분 정도 절여 찬물에 여러 번 헹궜다.

물론 그래도 쓰지만 열에 달궈지면 또 연해지는 그 쓴맛 때문에 먹는다.





오늘의 재료


여주(고야) 1개

토마토 1개

금돼지 햄 또는 스팸 작은 통 1/2개

(금돼지 햄이 염도가 좀 낮은 편)

계란 3개



여기에 숙주 한 봉을 살짝 먼저 구워 접시에 깔아 놓아도 좋다. 아삭함 추가요!




예열한 팬에 기름을 두르고 스팸을 노릇하게 먼저 굽는다.


소금에 절였다 물에 잘 헹궈 꼭 짠 여주를 투하-

이때의 영롱하고 맑은 녹색은 참 곱다.

여름 여름 한 청아함.





진정한 보색 대비 들어간다.

큼직하게 썬 토마토로 감칠맛을 더하자.

너무 오래 볶으면 물러지는 토마토는 살살 몇 번 뒤적이고 끝.





미리 소금 약간 더해 풀어놓은 계란 3개는

마지막에 더해 스크램블처럼 살짝 익혀낸다.




원하는 텍스쳐로 볶아 완성한다.




이렇게 완성된다.


그다지 어려운 조리법의 요리도 아니지만

여주라는 채소가 가진 씁쓸한 맛이 매력인 여름 요리.

늘 이 여주 볶음을 하면 오키나와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다.


오리온 생맥주와 고야 참푸르 한 접시

오키나와의 태양이 맞이해 주는 하늘.



참고로..

오키나와 가 본적이 없습.. 니.. 다.


먹어서 세계속으로 #오키나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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