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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빵요정 김혜준 Nov 07. 2021

[브런치] 밤 수프  

보늬 밤과 마롱글라세는 사 먹는 걸로


작년부터 11월 중반에는 마롱 글라쎄 (Marron Glacé, 프랑스식 밤 조림)를 만들어 먹는다. 보통은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영양으로 간장과 럼을 더해 보늬 밤 조림을 많이 만들어 먹는데 나의 취향은 마롱 글라쎄에 조금 더 치우쳐 있기에 번거롭고 오래 걸려도 꼭 해 먹고 싶어 한다.


마롱 글라쎄를 만들기 위해 전처리를 하다가

불 위에 식소다를 더해 살짝 끓이려던 밤들을

깜박하고 외근을 나갔다가 오버 쿡이 되어버렸다.


할 수 없이 살려낸 밤들은 그냥 간식으로 먹거나 요리할 때 밥이나 조림류에 넣어 먹으려고 소분하여 냉동실에 보관하기로 했다. 그중 조금 덜어내 새벽에 밤 수프를 끓였다. 마롱 벨루떼 라고 표현하는 것이 좀 더 정확하려나.


* 마롱 글라쎄에 대한 여정은 따로 포스팅할 예정




정신줄을 놓고 지낸 결과물들.

이러려고 손 아프게 불려서 겉껍질을 벗겨낸 것이 아닌데…


큼지막하게 잘생긴 밤은

마켓 레이지 헤븐의 무훈증 추파 밤을 사용했다.



그냥 집어 먹어도 이미 맛있어.





재료

밤 10-12알
생크림 또는 우유 100ml (묵직함이 부담된다면 우유)
버터 약간 (1큰술 정도)
소금 약간



간단하다.  

여느 수프 재료들처럼 양파와 밤을 볶다가 만들어도 된다.

그러면 보다 savory 한 풍미의 수프가 완성이 되는데

이번에는 온전히 밤으로 호사를 부린 직관적인 맛을 원해서 간단히 준비했다.





버터에 익힌 밤을 볶다가 우유를 더한다.




냄비와 맞닿은 면들에 거품이 올라오며 데워지길 기다린다.



믹서로 원하는 질감으로 갈아낸다.

밤알이 거칠게 씹히는 것을 원한다면 약간만.

농도는 우유를 더해 조절 가능하다.




곱게 갈았지만 몇몇 밤 조각이 씹힐 수 있도록 준비했다.


소금 간을 하고 다시 불 위에서 마무리한다.




꽤 되직하고 보드랍게 완성이 되었다.

스탁이나 양파를 더해 맛의 변주를 주어도 좋겠지만

우선 이번에는 단순한 맛으로 완성했다.


오늘이 입동이라던데,

이렇게 가을이 떠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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