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달이가 보내 준 선물로 만든 쏨땀
더운 여름이면 자연스레 태국의 후덥지근하고도 습한 공기가 연상된다. 매일 눈 뜨자마자 달려가 받는 마사지와 달고 짜고 입에 쫙 붙는 태국 음식들까지 더불어.
내겐 태국 출신이자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슷한 또래의 푸디 친구가 있다. 종달이라 부르자. 일적으로도 도움을 주고받지만 무엇보다 낯선 도시에서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떠드는 그 묘미를 나눌 수 있는 몇 안 되는 친구. 런던이 락다운이 되던 시기에 태국으로 돌아가 또 바쁘게 푸드 콘텐츠 기획을 하며 지내고 있던 친구가 사무실로 DHL을 무겁게 보냈다.
정말 우아한 향의 향초들과 세정제, 귀여운 나라야 코끼리 마스크는 애교이고 태국의 유명한 다이닝 레스토랑인 Bo.lan ( https://instagram.com/bo.lan_essentially_thai?utm_medium=copy_link )의 팜슈가와 피시소스가 주인공이었다.
일전에 그가 한국 우리 집에 와서 밥을 먹은 적이 있었다. 내가 쓰는 여느 피시소스의 브랜드를 보고 “꼭 내가 태국에서 맛이 좋은 피시소스를 보내줄게”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우리나라로 치면 김** 아저씨의 빡빡이 젓갈 같은 느낌인 듯하다.
이 제품들로 주로 공심채 볶음과 쏨땀을 가끔 해 먹고 있다.
쏨땀을 만드는 간단하고도 간단치 않은 준비물
- 그린 파파야 (마켓 컬리) 1개
- 라임 (마켓 컬리) 1/2개
- 당근 1/4개
- 볶은 땅콩 한 줌
- 마늘 4-5톨
- 팜슈가 1 Tbp
- 피시소스 (50ml)
- 방울토마토 5알
이 외에 건새우나 타마린드를 추가하는 것도 좋다.
여기서 팜슈가와 피시소스는 브랜드 별 맛의 차이가 있으니
섞어가며 자신의 기호에 맞게 조절해야 한다.
참, 절구와 필러가 있다면 훨씬 편하겠다.
트라이앵글의 필러가 제일 적당하다.
당근 라페를 해먹기도 안성맞춤.
하지만 늘 그렇듯 키친 어느 구석에 잘 챙겨 놓았더니
막상 필요할 때, 위급할 때 어디에 두었는지 떠오르지 않는다. 이럴 때는 감자 필러로 파파야 껍질을 벗긴 후에 칼로 파파야를 탁탁 탁탁 우다다다다 날을 새워 촘촘하게 친다.
손을 조심해서 칼을 다루도록 하자.
빨간 그러데이션이 어울리지 않는 아름다운 연두색 속살이다.
겁먹고 칼을 치면 저렇게 두툼하게 나온다.
하지만 점점 하다 보면 느는 것이 인간.
점점 나아지는 칼질
재료들도 미리 준비해 둔다.
방울토마토는 반쪽으로, 라임은 으깨기 좋은 조각으로 자른다. 맛의 악센트를 주는 쥐똥고추가 없어 홍고추를 준비했다.
.
우선 마늘과 피시소스, 팜슈가 그리고 홍고추를 넣고 빻는다. 여기서 1차로 간을 보며 피시소스를 더해가면 된다.
이렇게 파파야와 다른 재료들을 넣어 7번 정도 빻아준다.
이렇게 완성.
볶은 땅콩도 마무리에 넣고 2-3번 함께 빻아 완성한다.
나는 돼지고기와 쏨땀의 조합을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하루 냉장고에 쏨땀을 보관해 두고
다음날 제주산 흑돼지 삼겹살을 한 줄 구웠다.
한국인이니까 통마늘도-
이럴게 쏨땀을 샐러드나 가니쉬처럼 세팅해서 먹으면
훨씬 풍성한 맛들을 즐길 수 있다.
피시소스가 줄어들고 있다.
다 쓰기 전에 종달이가 새 피시소스를 들고 한국에 오길 기대해봐야겠다. 보고 싶다 내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