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둥이 같은 늙은 오이가 주는 정겨움
어릴 적 시장에서 본 몽둥이 같이 길고 큰 노각은
다라이에 가득 담겨 있던 노란 치잣물 든 단무지 같기도 하고 저걸로 뭘 해 먹어야 할지 막연해지는 식재료였다.
늙은 오이란 뜻을 지닌 노각은 기존의 조선 오이를 따지 않고 한 달여를 그대로 놔두면 이렇게 두껍고 노란색의 껍질로 둘러싸인 큼지막한 덩치로 자라나게 된다고.
그러면 노각은 보통 어떻게 조리해서 먹을까?
무침 / 볶음 / 장아찌 / 주스 (으응?;)
로 가능하다고 하는데 여기서 나는 가장 익숙한 무침을 도전해보는 걸로. 참, 소고기 양념해서 볶아 먹어도 맛있다고 한다.
우선 감자 필러로 겉 누런 겉껍질을 정리하고
칼로 반을 가른다.
숟가락으로 속 씨앗을 긁어낸다.
큰 참외 같기도, 오이 같기도.
시원한 쾌감!
원하는 두께로 자른다.
자, 소금에 30분 정도 절여둔다.
물에 헹궈 있는 힘껏 꼭 짠다.
양념은 식초를 더하는 방법과 고추장 베이스로만 하는 방법 두 가지로 크게 나뉜다. 마침! 사무실에 식초란 게 비네거들 밖에 없어 쨍한 한식의 맛을 낼 수 없었다.
그래서
노각 800g짜리 1개 기준
고추장 1큰술
고춧가루 1큰술
설탕 1/3 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쪽파 2대 (없어서 마침 냉장고에 있던 차이브 1팩 사용)
참깨
참기름 적당량
물기를 꼭 짜내고 버무려야 물기가 덜 생긴다.
냉장고 1주일 정도 보관이 가능한 여름 반찬.
든든한 여름 밥상의 지원군이다.
아삭거리고 시원한 수분감에 밥 한 공기 순삭-
어서 노각을 장바구니에 담아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