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나 리더 본인이 지겨운 게 아니고?’
매일 아침 해가 뜰 때마다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 기회를 감사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아이고! 오늘은 또 어떻게 하루를 보내냐? 반복되는 지겨움에 여지없이 찌그러진 심정으로 출근하는 사람도 없지 않을 것입니다. 회사에 와 보니 직원들 표정도 시큰둥하고, 통 의욕이 없이 멍한 직원들을 바라보는 경영자의 마음도 역시 착잡합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되었지? 무엇이 문제지?
비 오기 전에 구름이 끼고, 나뭇잎 떨어지기 전에 잎사귀가 마르듯이, 이 지경이 되었다면 분명히 이유가 있고, 어쩌면 경영자나 직원들이 이미 알고 있는 원인입니다. 이제부터라도 경영자와 리더는 이 문제를 더는 모른 척하지 말고, 정리하고 해결하여 지겨움에 몸살이 난 직원들에게 새로운 일을 줄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아마도 급여, 하는 일, 인간관계, 회사 미래 비전, 개인 사정 등등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첫째로, 지금의 사업이 이익을 내는 데 있어서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어쩌면 더 잘할 수 없는 여건과 능력의 한계에 봉착하였고, 게다가 인사 적체까지 보이는 문제입니다.
“5년 후 우리 매출의 50%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로 채운다.”라는 전략처럼 꾸준히 새로운 아이템에 도전하고 수익을 창출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입니다. 오랫동안 계속해왔던 제품이나 서비스가 이익을 내기는커녕, 매년 판매 가격은 낮아지고 원가는 상승하니, 손해가 늘어나서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이익이 5%도 안 됩니다. 남 좋은 일만 하는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보람이 없는 것입니다. 게다가 고객의 요구는 더욱 까다로워져 품질이나 납기 등등에서 계속 클레임이 들어오는데, 지금까지 해볼 건 다 해본 상황이라 더는 대책을 만들 수도 없으니 구질구질한 변명만 늘어놓습니다. 안 되는 이유만 늘어놓는, 내 탓이 아니라는 동료나 상사들의 말도 더 듣기 싫지만, 현실을 놓고 보면 꼭 틀린 말도 아닙니다. 매출이나 아이템이 늘어나지 않고, 퇴사하는 사람도 입사하는 사람도 없는데, 직원들의 근무 연수는 차니 매년 승급 승진을 합니다. 자리는 하나인데 그 자리에 갈 사람은 많아져, 인사의 적체가 발생하고, 이제는 모두 간부가 되어 버려 업무 추진에 긴장감이 없습니다.
이런 현실을 바꾸기에는 타이밍이 많이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신규 사업을 신속히 추진해야 합니다. 한계 사업에서 시기적절하게 철수하는 전략과 함께, 우리의 독자적인 기술을 가지고 하든, 자금이 충분하면 M&A를 하든, 신규 사업을 발굴하여 임직원 모두가 새로운 일에 빠져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5년 후에는 회사의 사업 구조를 완전히 다르게 가져간다는 과감한 생각으로 경영 전략을 실천합니다.
한참을 고민해도 도무지 신규 사업의 아이디어가 없는 경우에는, 차선책으로서 회사를 나누어 소사장제小社長制로 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세포 분열을 통해 몸집을 가볍게 하면서, 쉽지는 않겠지만 각 소사장이 각자에게 맞는 틈새시장을 찾아 들어가는 것입니다. 동일 업종이나 다른 업종에서 소사장제를 시행하고 있는 몇몇 회사를 면밀히 벤치마킹하고, 충분한 검토와 논의 과정을 거쳐서 소사장들이 의지를 갖고 시행하여야 합니다.
둘째로, 매너리즘에 빠졌거나 업무의 부하가 불공평하다는 불만을 품고 있는 경우입니다.
업무를 처리해 놓고, ‘뭐 잘못되었으면 알아서 연락 오겠지. 시간 맞춰서 대충 보내주면 되지, 미리미리 열심히 할 것 없잖아. 틀렸다고 누가 뭐라고 하나, 잘했다고 누가 떡을 하나 주나, 월급 받는 만큼만 하자’는 생각들이 매너리즘입니다. 반면, 매너리즘의 반대쪽에 있는 사람들, “누가 시켜서 일하나? 내 일이니 욕먹기 싫어서 이렇게 하지”라고 거의 일에 중독이 된 직원들입니다. 오늘까지 며칠 짼가? 계속 새벽 세 시에 퇴근하네. 회사에선 고생한다는 말밖에는 듣지 못하고 일만 하는 바보이고, 집에서는 월급 가져다주면서 처자식 팽개치고 일밖에 모르는 바보로 여겨진다면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참 화가 나는 일상이고 지겨운 인생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조직과 인력 운영의 문제가 기본적인 것부터 고통스럽게 해결되어야 하겠지만, 실용적인 개선의 방법으로서 직무 순환Job Rotation 방법을 시행하면 좋겠습니다. 물론, 위와 같은 분위기라면 직무 순환을 하자고 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도 불평하거나 저항할 것이 분명하지만 끝까지 설득하여 강행하여야 합니다. 미리 순환 배치 계획을 세워서 발표하고 즉시 시행하는 접근 방법도 있지만, 시간이 걸려도 직원들 스스로 희망하는 직무를 먼저 지원하도록 하고, 그것을 조직 운영의 조건에 적합하도록 기본 계획과 종합하여 실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여기서 순환 배치를 부분적으로 시작하여 차차 확대할 것인지, 전면적으로 한 번에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을 수 있는데, 실시할 것이면 전면적인 실시가 더 좋습니다. 직원들이 좀 바빠지고, 어차피 여기저기서 다양한 문제는 터져 나오겠지만, 대부분 시간이 좀 필요한 문제이지, 해결 못 할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직무 순환의 배치가 끝났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왜 순환 배치를 했는지 공감대가 형성되도록 꾸준히 대화하고, 동기 부여해서 조직의 풍토가 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셋째로, 일이란 일마다 제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어서 짜증을 냅니다.
앞뒤의 부서나 담당이 손이 착착 맞아야 하는데 전혀 협력이 안 되고 있습니다. 몇 번이고 이렇게 하자고 약속하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도 지켜지지 않습니다. 안 하면 벌을 주든가 집으로 보내 버려야지, 일 안 해도 월급 꼬박꼬박 주고 있으니 이게 뭔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습니다. 회사에서 기본적인 룰Rule이 없거나, 있어도 안 지켜지거나, 지킬 수 없는 룰이거나, 룰대로 하면 피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원칙적으로 이 룰을 뜯어고쳐서 제대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 룰은 업무의 절차인 ‘프로세스’를 다시 만들어야 가능합니다.
대부분, 지금 하는 업무의 실태 파악을 위해 프로세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그려 보는데, 여기서는 그렇게 할 일이 아닙니다. 즉, 프로세스를 거꾸로 그려야 합니다. 우선, 그 업무의 목적이자 최종의 결과물이 무엇인지를 확정합니다. 이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만들어지기 위해 바로 앞 단계에서 어떤 자료가 넘어오거나 일이 수행되어야 하는데, 누가 그 일을 하고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를 확정합니다. 이때, 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 해야 하는 것을 분명히 합의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도저히 할 수 없는 것은 결국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물론 꼭 해야 하는 일이라면 차선의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 앞 단계에서 일이 어떻게 수행되어야 하는지를 계속 정해 나가는 방식입니다. 당연히 이런 내용은 플로차트Flow chart 같은 방법으로 그리도록 하여, 연결되는 과정이 중복되거나 빠지지 않도록 합니다. 이때, 끝까지 못 한다느니 안 한다는 식으로 버티는 직원이 있다면 당장 빼버려야 합니다.
넷째로, 회사가 미래 비전이나 전략이 없고, 있다 하더라도 실천과 보상의 반복에 의한 공감대 형성이 전혀 안 될 때입니다.
“지난달까지의 실적, 이번 달의 계획과 진행 상황을 잘 파악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것은 당연히 할 일이지만, 내년이나 3년 후의 준비가 어떻게 착착 진행되고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영업이익이 안 좋아서 끊임없이 실적 만회를 위한 대책 수립에 문서를 얼마나 많이 작성했는지 모를 정도인데도 계속 문서 작업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통 알 수 없으니, 내가 계속 이렇게 하고 있어도 되는지, 일하면서도 참 답답하고 차라리 회사를 옮기고 싶습니다.”
우선 3년 또는 5년의 미래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고, 몇 년간의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여기서 구체적이란 것은 기간별로 달성해야 할 전략 목표와 과제가 명시되어야 하고, 3개월마다 한 번씩 그 전략 과제들의 실행 여부를 직원들이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게끔 현황판 등에 부착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덧붙여, 3개월마다 한 번씩 경영설명회 형식으로 성과에 대해 함께 반성하기도 하고, 해냈다는 직원들의 자긍심도 키워 갈 일입니다. 공감대를 형성하고 커뮤니케이션하고, 서로 협력하며 꿈과 희망이 있는 직장을 차근차근 모두 함께 만들어 가야 합니다. 미래 비전, 즉 회사의 방향과 목표를 통해 직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지 못한다면 경영자로서 최대의 실수를 한 것입니다. 이것은 경영자 자신의 꿈과 희망이 없기 때문이거나, 그것이 직원들의 그것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는 안 됩니다.
다섯째로, 낮은 급여 때문입니다.
사실, 절대적으로 급여가 낮다면 문제가 많습니다. 일단 회사 구석구석이 지저분합니다. 술, 담배를 절제하지 못합니다. 지각과 무단결근이 잦습니다. 흡연실이나 휴게실이 항상 직원들로 꽉 찹니다. 시간이나 날짜를 안 지킵니다. 원가 절감이나 생산성 향상은 절대 안 됩니다. 나쁜 회사라고 소문이 납니다. 언쟁할 때 꼭 큰소리가 나고 앙금이 남습니다. 되는 일보다 안 되는 일이 더 많습니다. 윗사람 알기를 우습게 압니다. 급기야 사장이 말해도 안 듣습니다. 참 끔찍한 일입니다. 회사가 이익이 없어 급여가 낮으면 이렇게 됩니다.
회사에 이익이 없는데 급여 수준을 만족스럽게 올릴 수는 없습니다. 결국, 이익이 남아야 급여를 더 줄 수 있는데, 이익도 많고 적음이 있으니, 그 이익의 정도에 따라 분배가 가능한 것입니다. 그래서 성과급이라는 것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봅니다. 성과급의 산정은, 제조업으로만 본다면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하면 어떨까 합니다. 영업이익에 따라, 너무 복잡하지 않은 성과급 체계를 직원들과 합의해서 진행하면 좋겠습니다. 물론 성과급이란 것이 말 그대로 고정적으로 딱 정해진 것이 아니기에, 많이 받으면 좋고 적게 받으면 섭섭한 것이고, 또 부서별로나 개인별로 차등 지급이 될 수도 있어서 부작용을 염려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문제들은 하나씩 해결해 갈 문제이지, 그것으로 열심히 일해서 나눌 만큼의 이익을 낸 직원들에게 보답하자는 제도를 쉽게 포기할 일은 아닙니다. 또한, 금전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반드시 일관성과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이상 다섯 가지의 관점에서 일의 불안정, 매너리즘, 권태에서 탈출할 방안을 살펴보았는데, 이 중에서 한두 가지의 현상만 나타나고 있다면, 경영자의 추가적인 고민을 더하여 각각 해결의 노력을 성심껏 추진하도록 합니다. 만약 이 다섯 가지의 상황이 모두 회사에 존재한다고 판단된다면, 다음과 같은 순서대로 실행할 것을 제안합니다.
먼저 시급하게 준비할 것이 회사의 미래 비전, 전략과 로드맵입니다. 이것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신규 사업이나 아이템, 즉 사업 구조의 변화를 설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다음에, 필수 업무의 프로세스 개선과 동시에 직무 순환 배치를 진행하면 됩니다. 이것이 완성의 본격적인 궤도에 들어섰다고 확인되면, 그때 가서 성과급 제도에 대한 기준과 시행 계획을 잡아 투명하게 진행하도록 합니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힘들고, 상처도 나겠지만,
시들어 가는 직원들을 쳐다보며 가만히 있는 것보단 백배 천배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