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말하는 것과 듣는 것

by 김동순


말하기와 듣기를

연습, 연마하십니까?



‘화술話術 123 법칙’이 있다고 합니다. 데일 카네기(Dale Carnegie 1888-1955)의 이야기인데, 지금 생각해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그럴듯한 요령입니다. 그 법칙에 따르면, 내 이야기는 1분 이내로 끝내고, 상대방은 2분 이상 말하게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들으면서 3번 이상 맞장구를 쳐 주란 것입니다. 그러면 아주 신이 나서 열심히 이야기한답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며, 이 123 법칙이 그럴듯하다고 인정했고, 사람의 심리가 정말 중요하여 경영에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도 거듭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정보를 많이 말(제공)한 쪽이 그 정보를 들어준(가져간) 쪽에 끌리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물론, 이것이 비즈니스에서 승패를 항상 가르는 것은 아니겠지만, 상대방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손해 볼 일이 없는 것은 맞습니다.


나는 조금만 이야기하고 상대방은 많이 이야기하게 하는 것이 불공평한 느낌도 들지만, 경영자나 리더가 너무 앞서서 많이 지시하는 평소의 언어 습관도 바꾸고, 여러 가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는 연습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1분이든 몇 분이든 내가 말할 때는 몇 가지 훈련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첫째는, 발음을 정확히 해야 합니다.


언변이 좋다는 사람이 말을 줄줄 쏟아 내는데, 아주 완벽히 물 흐르듯이 부드럽지만, 만약 하나하나 단어의 발음이 부정확하거나 말끝을 흐리면, ‘이 사람이 말은 열심히 하는데, 내용이 확실한 거야? 정말 실천하려는 의지가 있는 거야?’라는 의심을 살 수 있습니다. 왜 그렇죠? 말끝이 부정확하고 흐리니까, 그렇게 반응하는 것입니다. 경영자나 리더는 빠르게 말하려 하지 말고, 정확하게 또박또박 말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책이나 신문을 소리 내어 녹음해서 다시 들어보는 것도 훈련의 방법입니다.


둘째, 단어의 수數를 늘려야 합니다.


어떤 사실, 가정假定, 의견 등은 다양한 상황에 따라 표현하는 정도나 방식이 누구나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단어로 말하고 문장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50개의 단어를 알고 있는 사람의 생각 깊이는 50이고, 500개의 단어를 알고 있는 사람의 생각 깊이는 50의 10배가 훨씬 넘지 않을까요? 즉, 생각을 조립하는 말 조각과 그 크기, 모양, 색상, 재질 등이 다양하고 많으면, 언어 표현이 더욱 간결하고 세련되며 무엇보다도 ‘정확해진다.’는 것입니다. 책이나 신문을 많이 읽고, 제안서나 기획서를 스스로 작성해 보고, 상대방의 관점에서 말이 되는 이야기인지를 역지사지易地思之로 평가해 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정확한 단어, 표준어, 맞춤법을 따르는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셋째,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것이지만 특히 중요한 것으로, 대화에는 반드시 ‘메시지의 전달’이 있어야 합니다.


말을 하다 보면, 주제에서 점점 넓어지거나 좁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경영자나 리더의 말을 받아 적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을 말씀하려고 하시는지 포인트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지, 언제 하라는 건지, 누구보고 하라는 건지가 혼동됩니다.


결론을 먼저 이야기했을 때는 설명을 짧게 해야 합니다. 반대로 결론이 나중에 나오면, 설명이 좀 길어도 되지만, 어쨌거나 결론을 분명히 짚어 주어야 합니다. 이런 것을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서, “내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 “이제 결론을 말하자면 …”라는 식으로 정리하면서, ‘어떤 일을, 누가, 언제까지’의 3가지를 놓치지 말고 분명히 해야 합니다. 이 3가지가 확실히 성립되지 않으면, 일이라는 것은 진행되지 않고 관리되지도 않습니다.


메시지를 분명히 한다는 것은 의사 전달을 분명히 한다는 것이니, 리더 노릇을 대충하는 사람들에게 이 메시지라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목적과 내용을 잘 모르면 정리도 요약도 안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도 말만 많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표시만 내는, 말은 계속하는데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경우도 엄청 많습니다. 이럴 땐 본인도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릅니다. 말을 많이 하든, 적게 하든, 말씨가 어눌하든, 듣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중요합니다.


말은 누구든 못합니까? 말과 행동이 다르기도 합니다. 경영자나 리더가 말만 잘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말보다는 행동이 중요하고 효과적이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분명히 말을 잘하는 것보다 행동을 옳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정확하게 의사소통을 하자는 것이지, 그저 말만 잘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한 소통을 통해 일을 준비하고, 확인하고, 반성하는 시간이나 비용을 더욱 효율적으로 하자는 것입니다.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과 말만 많은 것은 분명 별개입니다.


특히, 회사가 어려울 때나 좋을 때나, 경영자가 상황에 맞도록 어떤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하는가는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제대로 일하게 합니다. 메시지의 좋은 전달은, 직원들이 경영자를 따르게 하는 훌륭한 매력입니다.


뭔가 결정이 필요할 때는, 결정해 주어야 합니다. 뭔가 듣고 싶어 할 땐, 말해 주어야 합니다. 직원들에게 이런 것들이 절실할 때, 뭔가를 말할 수 있는 특권이 경영자에게는 있습니다. 경영자나 리더가 이렇게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면 어떻게 될까요? 당신의 방향과 뜻을 잘 이해하여 그 의도대로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어려운 일을 만나도, 해답을 열심히 찾아 풀어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옳은 메시지를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맡은 직원이 제대로 실행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요? 이 직원이 꼭 필요하지 않은 직원이라면 더는 근무할 수 없도록 쫓아내야 합니다. 직원이라면 회사의 결정에 따라야 하며, 그 어려움을 당연히 견뎌내고 실적을 올려야 합니다. 왜냐면, 회사는 임직원 모두의 것이고, 그래서 모든 직원은 회사, 즉 모두의 이익을 위해 한 사람도 빠짐없이 열심히 일해야 하는데, 그 직원은 자신의 임무를 소홀히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쫓아야 합니다.


반대로, 내쫓을 직원이 아니고 꼭 필요한 직원이라면, 불러서 몇 번이고 반복하여 메시지를 전달하고 설득해야 합니다. 가끔 경영자들로부터 받는 질문인데, “한두 번, 아니 열 번을 말해도 내 지시를 제대로 따라오지 못합니다. 그래서 내 말이 틀린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틀린 이야기가 아닌데 그런 일이 벌어집니다. 골백번 말해도 막무가내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이미 그 질문에 답이 있습니다. 즉, 정말 ‘골백번’ 말하는 겁니다. 생각날 때마다 불러서 몇 번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며칠이고 붙잡아 놓고 계속, 그야말로 한 이야기 또 하고 한 이야기 또 하고, 도대체 내가 왜 이러나 싶을 정도로 계속 반복해서 말하는 것입니다. 듣고 있는 직원이 질려서 두 손 들 때까지입니다. 백 번이 아니라 아무리 많아야 열 번 안쪽에서 결정이 납니다.


경영은 이래서 힘이 듭니다. 골백번이라도 말해서 직원들이 듣고 깨닫고 움직이게 만드는 것입니다. 경영자도 골백번 해보지 않고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니 이런 것은 ‘애정’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직원을 미워하면 안 되는 일입니다. 이렇게 경영자를 찾아오는 끝없는 반복과 기다림이란 고통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때론 직원들의 저항과 직원들과 마찰이 경영자를 아주 큰 힘내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습니까?


직원을 붙잡아 두고 골백번 말하는 것이 경영자로서는 모양이 안 나는 일입니다만, 모양이 안 나도 어쩌겠습니까? 이 지경이 되었다면 맡겨만 놓을 일이 아니고 경영자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낮이나 밤이나 밥 먹고 술 마시며 골백번 말해 봅시다. 마음이란 것이 통할 때까지입니다. 통하면 충분히 가치가 있는 일이 아닙니까?


‘경청’이란 말이 있습니다.


집중해서 잘 듣는 것을 뜻하는 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우선이어야 합니다. 대화의 파트너로서 그를 무시하지 않고 존중해야만 대화 자체가 시작되니 말입니다.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의견이 무슨 소용이 있고 어떤 결론이 나겠습니까? 그러니, 평소에 서로 신뢰감을 쌓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경청’이라는 것에는, 나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많은 이들의 생각을 잘 모아서 다수 의견의 최적 해답을 잘 만들어 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막 시작하면서, 경영자가 본인의 의견이나 결론을 먼저 말해 버리면, 사실 부하 직원들은 자신의 의견을 내놓기가 어려워지고, 오히려 경영자의 생각에 착착 맞는 의견이 쏟아질 것입니다. 마치 회의가 일사천리로 잘 끝난 것 같지만, 이건 회의가 아니라 공지나 발표입니다. 그래서 경영자나 리더는 본인의 의견을 먼저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쉽지만 아주 가끔은 경영자나 리더가 결론을 미루면서 회의를 끝낼 수도 있습니다.


존중과 의견 수렴이란 것으로 경청의 의미를 살펴보았는데, 다른 한편으로, ‘경청하는 것’, 즉 “듣고만 있으면 문제가 해결되는가?”를 생각해보겠습니다.


경영자나 리더는 경청하는 이유가 분명해야 합니다. 대화에 앞서, 경영자는 이미 해답을 알고 있거나 대화 중에 해답을 찾아내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이 사람에게 이런 일을 맡겨 해결해야겠다. 이 일을 지시해야겠다.’라는 판단에 이르게 되는데, 이때 경영자나 리더가 그 사람에게 “그 문제는 이렇게 하시오.”라고 바로 이야기하기보다는, 그 사람 스스로 “아! 말씀을 나누다 보니 이렇게 하면 되겠군요. 그럼 제가 바로 해보겠습니다.”라는 결론을 말하게끔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명령과 지시에 따르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직원 스스로가 이렇게 하겠다는 결심이나 방법을 말하게끔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기다림이 있는 경청의 태도가 필요하고, 좋은 결론을 끌어낼 수 있는 ‘좋은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경영자는 잘 들어주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잘 들어주는 태도란 무엇인가요? 적절한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적절한 질문이란, 사실의 확인과 방향의 설정과 방법의 모색이란 과정의 징검다리입니다. 적절한 질문이 경청에 포함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말하기와 듣기는

깊이 파고드는 질문을 준비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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