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관계가 중요한 건 정보 때문

by 김동순


정보 소외, 정보 격차, 정보 거지Information homeless

관계가 나쁘면, 정보도 나쁘거나 아예 없습니다

정보 때문에 라인이 만들어집니다



만약에, 나에게 메일이 오지 않고, 메일을 보내도 답장이 거의 없고, 메신저 단체대화방에 메시지를 올렸는데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고, 회의에 들어갔는데 내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아무것도 묻지 않고, 부하 직원에게 보고나 결재를 올리라고 했는데 절반 이상이 올라오지 않는다면 어떻겠습니까? 조직에서 나의 관계와 정보가 사라진 것입니다.


이러면 바보가 됩니다. 남들은 다 알고 있는데 나만 모릅니다. 모르는 게 많으니 회의나 대화를 해도 끼어들 수 없습니다. 내가 “이런 것 아니야?” 하면 “그건 벌써 다 아는 이야기고요” 하거나, 그냥 무시합니다. 나의 시간이 완벽하게 정지된 기분입니다.


그리고 불안하고 두렵습니다. ‘내가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것인가? 내가 뭘 잘못했는데? 내가 무슨 피해를 준 건가? 아! 나보고 회사를 그만두라고 하는 건가?’ 업무 지시든, 협조든, 결정하는 일이 엄청나게 줄어들었습니다. 뭔가 내게 좋지 않은 움직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나만 모르고 있으니 입안이 바싹바싹 마릅니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위치인가 여부는 사내에 비공식적인 인적人的 라인이 만들어지는 이유도 됩니다. 정보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느낌 때문에 사람들은 악착같이 그 라인에 들어가려고 애씁니다.


정보 동지同志, 정보 유대紐帶, 정보 그룹群이라고 말할 수 있는 2명 이상의 구성원들은 나름 쏠쏠한 정보의 독점 내지는 공유를 합니다. 즉, 정보의 종류나 질에 따라 그들의 결속은 강하거나 약한 고리를 갖습니다. 그리고, 철저히 정보의 Give and Take 거래가 왕성합니다. 좋은 정보든 나쁜 정보든, 흥미로운 정보와 자기 이익과 연관된 정보의 가치가 가장 높습니다.


당신에게는 그런 흥미롭고 가치(?) 있는 정보가 없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이 상당히 미숙하다는 것입니다. 아니면, 그런 ‘끌리는’ 정보를 당신 성격상 아예 가까이하지 않는 이유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든 공유하는 것을 윤리적이지 않거나, 음험한 수작이라며 거부합니다.


정보 자체가 좋고, 나쁘고, 흥미롭고, 쓸모없는 것은 없습니다. 당신의 선택과 활용에 따라 용도가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보가 들어오지 않는 것은, 사람들과 당신의 관계가 상당히 차단된 것이므로 정보가 잘 들어올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당신의 태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첫째, 당신은 입이 무겁고, 속마음을 쉽게 내색해서는 안 됩니다.


많이 듣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지만, 많이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말이 많으면 나중에 화근이 되는 바이러스가 튀게 됩니다. 그곳에서 들은 누구의 어떤 이야기를, 그곳에 없었던 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은 절대 조심해야 합니다. 대화가 많은 것은 좋으나, 사람들은 몸가짐이 이런 사람을 좋아합니다. ‘말 적은 이가 제일 좋은 사람이다Men of few words are the best men. <셰익스피어>’


둘째, 단순한 정황이든, 필요한 솔루션이든 당신은 기꺼이 주는 사람인 Giver가 되어야 합니다.


정보는 지갑의 돈과 같습니다. 사람들은 지갑을 잘 꺼내지도 않지만, 쉽게 돈을 꺼내지도 않습니다. 그만한 가치가 있을 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정보일 때, 서로 주고받습니다. 정보도, 관계도 오로지 받기만 하는 Taker, 주기만 하는 Giver, 받은 만큼만 주는 Matcher가 있습니다. 유익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원하는 정보, 필요한 솔루션을 주어야 합니다.


셋째, 당신이 그에게 ‘키다리 아저씨’가 되면 관계가 아주 좋습니다.


좋은 관계는 더 좋아지고, 대화의 양과 질이 훨씬 좋아지는 것은 그가 당신에게 감사하는 바로 그 순간입니다. 그가 어려움과 곤란함을 이야기해버렸는데, 그가 모르는 사이에 당신이 해결될 수 있도록 벌써 도움을 주었고,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안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대화(정보)를 통해 그의 형편을 알고, 그의 후원자, 코치가 되어준다면 최고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조직의 구성원들이 서로 좋은 관계를 갖고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회사에 많은 이익을 가져다줍니다. 경영진이 커뮤니티와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을 두고 지원하는 것도 다음과 같은 3가지의 중요한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일반적인 업무의 결재 과정이나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면, 논의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데,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모든 과정에 어느 정도 ‘협상’이라는 것이 내재하여 있습니다. 누가, 언제, 어떻게 등등도 결국 협상의 결과입니다. 협상이 안 되거나 협상을 망치는 결정적인 이유는 제공된 정보의 불신, 다른 팀의 대응에 대한 불신입니다. 그래서, 사안의 본질 파악과 대응책 마련의 접근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즉 이미 편이 갈라져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훌륭한 소통의 문화가 있어서 서로의 관계가 좋고, 정보에 대한 상호 신뢰가 형성되었다면, 협상의 시간은 상당히 단축될 것이고, 그에 따른 손실 비용도 많이 감소할 것입니다.


둘째, 계산은 곤란하지만, 운영 비용을 최소로 감당합니다. 직원의 관계가 서로 좋지 않으면, 불필요한 자료를 여러 번 작성하고, 회의를 수차례 진행하고, 각각의 의견에 대한 유효성을 검증하는 시간이 과다하게 소요되어, 보이지 않는 비용이 상당히 발생합니다. 반면에, 좋은 관계가 이미 형성되어 있다면 신뢰를 바탕으로 문제해결에 더 집중함으로써 불필요한 절차나 공수工數를 줄이게 됩니다. 그래서 이익이 됩니다.


셋째, 좋은 관계는 공동체 의식을 강화합니다. 개인의 이기주의나 파벌주의에 따른 행동보다는 조직 전체의 이익을 먼저 다루게 됩니다. 경영진이 가장 좋아하고 원하는 행동입니다.


모든 사람과 잘 지내려고 목숨 걸면서 노력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그럴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본인을 위해 관계를 잘 형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정보를 잘 다룰 줄 알아야 합니다. 정보가 차단되면, 관계도 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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