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자기 개발인가, 자기 계발인가? 뭐든 합시다

by 김동순


한 사람과 안 한 사람의 차이를 보셨지요?



‘개발開發, 지식이나 재능 따위를 발달하게 함. 자신의 능력 개발. 계발啓發, 슬기나 재능, 사상 따위를 일깨워 줌’ 두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각각 찾아보았는데, 계발은 깨닫고 찾아내는 면이, 개발은 발전시키는 면이 두드러진 듯합니다. 일반적으로는, 비슷한 말로 여겨서 직장이라면 자기 개발이란 용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어찌 되었거나, ‘깨닫고, 배우고, 익히고, 실천하고, 경험을 쌓고, 남을 가르치는’ 6단계의 과정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자기 성장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옛말에 곳간에서 인심 난다, 곳간이 가득 차야 예禮가 바로 선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 개발도, 시간이 있고, 돈도 있고, 즉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지, 빠듯이 하루하루 일에 치어 사는 사람들이 무슨 자기 개발을 할 수 있냐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정신이 없을 정도로 너무 힘들 때는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자기 개발을 해야 한다는 마음만은 놓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는 자기 개발이 끔찍한 스트레스입니다. 불황기엔 자기 개발에 관련된 서적이 주로 40대의 직장인에 의해 더 많이 판매된다고 합니다. 소위 위에서 누르고, 아래에서 치받는 상황? 그것이 아니더라도, 도통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는 일과 직장에서 하루하루를 버텨 내기 위한 묘책이라도 찾으려 애쓰는 것일까요? 볼품없이 꼬깃꼬깃 접힌 천 원짜리 지폐가 커피 자판기의 투입구에서 다시 밀려 나오는 것을 보며, “이놈의 자판기도 빳빳한 천 원짜리 만 받아먹는구나.” 실소失笑를 머금고, 요즘 말로 스펙과 실력이 빵빵해야(?) 한다고 다짐하면서, 자기 개발과 인생 보장을 위해 노력합니다.


그렇게 자기 개발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도 많지만, 토요일 일요일이면 산을 찾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데, 산에 가 보면 거의 40~50대입니다. 젊은 사람들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건강을 위한다지만, 한편으로는 이제 자연이란 신비함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을 다스리는 사오십 대도 있습니다. 한편,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면, ‘사람들이 참 치열하게 살고 있구나’라는 것이 보이기도 합니다. 열 명 중에 예닐곱은 책이나 스마트폰을 들고 뭔가 열심히 보고 있으니, 머리 숙인 그들을 보고 오죽하면 ‘수구리족族’이란 말도 있겠습니까? 나도 뭔가를 들여다보고 있지 않으면, 뒤떨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조바심이 생길 만도 합니다.


이렇게 주변을 눈여겨보면, 너나 할 것 없이 뭔가를 부지런히 하고 있고, 모두 자기 개발이 자신의 사회적 안전망을 튼튼히 하고, 미래의 꿈에 좀 더 접근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어찌 안 그렇겠습니까? 이쯤에서 자기 개발이 왜 필요한가, 무엇부터 시작할 것인가를 한 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째, 자기 개발은 탈脫 바보입니다.


심한 표현일까요? 현상 파악을 제대로 못 하고 방향 제시가 부족해서, 매번 뻔한 이야기만 반복하는, 도무지 생각이란 것이 없는 사람이라고 낙인찍히는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이 정도가 되면, 본인 자신도 자괴감에 빠지고, 결국엔 열정을 잃게 되어, 몰입의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회사의 경영자나 리더가 시장과 고객의 트렌드를 놓치고, 고객과 직원들의 대화에 적합하게 대응할 수 없다면, 아는 것이 없어 문제의 돌파구를 제시하지 못하고, 오로지 자신의 잣대만 들이댄다면, 바보가 되는 것입니다.


둘째, 자기 개발은 자신감을 갖는 과정입니다.


작은 것부터 시작한 꾸준한 자기 개발의 경험은 분명히 자신감을 서서히 키워줍니다. 그러면 어떤 일에 닥쳐도 두려움 없이 일을 저지르며 적극적으로 수습하는 태도를 멋지게 보일 수 있게 됩니다. 작은 시도이지만, 한 달에 책을 2권 읽었다, 두 달짜리 어려운 교육과정을 마치면서 자격증을 받아냈다, 포토샵을 열흘 만에 통달했다. 등등은 사소한 것일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이 주저하거나, 귀찮게 생각하거나, 고된 일이라고 여기는 것들을 어느 순간 본인이 해냈을 때, 하나하나 자신감이 쌓이고 두려움은 없어지게 됩니다. 안 해본 사람은 모릅니다.


셋째, 자기 개발의 과정은 만족滿足과 자족自足을 알게 합니다.


내가 이룰 수 없어 욕망으로 보이는 것이 ‘만족’이고, 내 인생의 시간마다 내가 정한 만족의 한계가 ‘자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부질없이 매달리는 욕심을 버리고 자족할 수 있는 최선이 어디까지인지를 알고 노력하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아직 채우지 못한 여백은 그냥 여백으로 남기거나 훗날 우연한 기회에 이어서 채우면 됩니다. 자기 개발을 열심히 실천하는 과정을 겪어야 비로소 내 모습이 보입니다. 내가 보이면 미래 인생이 잘 설계됩니다. 그래야 지금의 난관을 흔쾌히 받아들이고 못된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습니다.


자기 개발에 있어서, ‘이제 늦었는데, 머리가 다 굳었는데, 의지가 부족해서, 회사 일만 해도 버거워서, 시간이 없어서’라는 이유를 말하면서도, 사실 그것들이 다 핑계라고, 누구나 반성을 합니다. 시간만 따져 본다면, 2021년이 365일인데 주 5일 근무할 때, 공휴일 토요일 일요일이 모두 113일이고, 연차는 빼더라도 매월 한 번씩 쉰다면 12일이 보태져서 125일, 즉 34%가 최소 휴일인 셈이니, 결국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셈이 됩니다. 이 정도면 시간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말 하고 싶은 것이 없는 것 아닐까요? 골프에 푹 빠지면 평일의 첫 라운드를 하려고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아침도 안 먹고 두 시간을 운전해서 갑니다. 온라인 게임을 좋아하면, 잔업을 하고도 새벽까지 게임을 즐기고 다음 날 멀쩡히 근무합니다. 등산을 좋아해서 무박 이틀의 지리산 코스도 혼자 무작정 떠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좋아하니까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그것에 너무 끌리니까, 시간이 없고 힘들어도 빠져드는 것입니다.


자기 개발을 위해 ‘무엇을 할까’의 첫째는, 이처럼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자신의 경쟁력을 키우고 싶다면, 본인이 잘하는 것은 더 개발하면 좋습니다. 본인의 강점이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을까요? 비즈니스 영어를 못 한다, 운동을 못 한다, 말을 잘못하는 것 같다는 등 자신의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는 듯이 말하지만, 정작 본인이 무엇에 강점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칭찬하거나, 잘한다고 하거나, 최고라고 평가해 주는 것이 바로 나의 강점입니다. 이렇게 강점을 파악하여 더욱 강하게 만드는 자기 개발을 시도하면 당연히 월등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지금 제일 잘하는 것이 잘 요약된 보고서를 만드는 것이라고 합시다. 거기에 나만 알고 있는 노하우를 동료나 후배들에게 알려주면서 매뉴얼도 만들어 본다면, 혼자 하는 하나에서 시작하여 연관된 몇 가지 기술과 요령이라는 추가적인 자기 개발이 충분히 가능해집니다.


하고 싶은 것과 자신이 잘하는 것을 더욱 개발하자는 말씀이었습니다. 당연히, 이렇게 마음을 먹었으면 계획을 잡아야 합니다.


1년으로 하든 2년으로 하든 계획을 잡는데, 목표만큼은 1, 2달짜리로 나눠 잡는 것이 목표 달성에 훨씬 효과적입니다. 또한, 사내에 스승을 만들어 그에게 배우고, 나중엔 그를 뛰어넘는 즐거운 경쟁도 해볼 만합니다. 게다가, 지금 자기 개발하는 것이 국가공인자격증에 관계된다면 내친김에 합격에 도전하는 것도 훌륭합니다. 그렇게 하면 됩니다. 2022년을 지내고 보니, 1월엔 뭘 했고, 3월엔 뭘 했고, 그 여름엔 뭘 했고, 10월부터 12월엔 무엇을 했는지 또렷이 기억이 나고, 그야말로 2022년 한 해 동안 내가 얼마나 좋아졌는지, 작지만 ‘하고자 한 일을 해냈구나’라는 보람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 “지난 일 년 동안 뭐 했어요?”라는 질문에 “열심히 일했지”라는 것 말고 무엇이 있었나요?


무엇인가를 정해 놓고 하는 자기 개발 말고도 틈틈이 생활의 습관이 되어 우리를 단련시켜 주는 것들이 많습니다.


우선은 독서입니다. 독서의 중요함과 방법은 너무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시청이나 구청 등 지방 자치 단체에서 잘 지은 도서관이 참 많아졌는데, 집에서 아주 가깝습니다. 출근하지 않는 평일이나 토요일, 일요일에 한 번 가 보면 참 좋습니다. 새로운 세상을 혼자서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홀로 가는 여행이나 트레킹, 유적지 탐방입니다. 올레길, 둘레길, 동네 앞산이라도 이것저것 생각 말고, 신발 끈 묶고 문 열고 나가면 됩니다. 먼 길을 혼자 걸어 본 적이 언제였습니까? 혼자서 다섯 시간 넘게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본 적이 언제였습니까? 이렇게 하면서 취미 없는 사람이 취미를 갖고, 종교 없는 사람이 믿음을 따라가게 됩니다. 자기 개발도 반복에 따라 단련됩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허접한 기사는 당장 꺼 버려야 합니다. 남들이 아홉 시 저녁 뉴스 볼 때(매일 1시간입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나 역사책을 보는 것이 인생에 훨씬 도움 될 수 있습니다. 아니면, 그 짧은 시간에 제일 좋은 것은 TV 시청이 아니라, 차라리 가족 간의 대화입니다.



자기 개발은 담배를 끊거나 치과에 가기보다 쉽습니다

시작하는 날이 행복한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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