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오너Owner 사장의 절박함

by 김동순


회사

이거 하나밖에 없습니다



TV에서 훌륭한 회사를 소개했습니다. 그 회사에는 네 가지가 없다고 합니다. ‘정년, 비정규직, 성차별, 처벌’이 없답니다. 참 대단한 기업이고, 사장입니다. 그렇게 되기에는 분명히 사연도 많았을 것입니다. 이제는 한마음으로 다 같이 열심히 일하고 있는 회사랍니다.


변화와 혁신, 생존과 성장을 위해 직원들에게 사장의 심정, 의지를 밝히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대표이사를 아래로, 부서와 직원들을 위쪽으로 해서 다른 회사와 달리 조직도를 뒤집어 그리기도 하고, 사장이 직원들의 발을 씻겨 주는 세족식洗足式도 하고, 식당에서 직원들에게 직접 배식도 하고, 등산하고 막걸리에 함께 취하기도 하고, 좋은 책이 있으면 여러 권을 구매하여 공감을 권하고, 세심한 마음을 적어 개별적으로 이메일을 보내거나 손편지도 쓰고, 심지어 가정 방문을 하여 부인과 자녀들에게 직원 자랑도 해 주는 등등 여러 가지 정성껏 준비한 이벤트를 감행합니다. 사장이 이렇듯 마음을 표현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월급만 주고받는 관계가 아니고, 내가 지시하면 너는 따르라가 아니고, 사장을 사장으로 받들라는 강요도 아니겠지요. 사장의 ‘절박함’ 때문입니다. 지금 이익이 나고 있든, 안 나고 있든, 본인도 살아남아야 하지만, 회사와 직원들의 미래를 위해 모두 열심히 해야 한다는 의지와 행동을 함께하자는 절박함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오너 사장만 떼어놓고 본다면 시대의 거센 변화의 물살에서 그는 그 위험한 변화에 좀 비켜 있어도 되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왜 그런가요? 어쩌면 사장은 이미 ‘기득권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사장이고, 월급도 많고, 사회적 지위도 있고, 그의 미래 생활 역시 비교적 안정적이기 때문에 굳이 위험하고 고통스러운 변화를 본인이 나서서 선택하지 않아도 됩니다. 심하게 말하면, 회사를 그만두거나 대충해도, 먹고사는 데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좋게 생각하면, 사장 자신의 미래나 꿈도 포기할 수 없고, 본인이 품고 있는 직원들과 함께 안전하고도 행복한 미래를 준비하고 만들어야 해서, 진심으로 기득권을 내던진 것입니다. 물론 오너 사장인 경우에는 기득권이 현실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기도 합니다. 기득권을 내던졌다고 그와 그의 회사를 누가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재무상태를 보아 부채가 상당한 경우에는 기득권을 내던지려야 내던질 수도 없습니다.


누구나 바라지만 안온安穩한 삶은 참 귀합니다. 선택한 운명이 오너이고, 경영 승계를 해야 하는 2세라면 안온한 삶에서 아주 먼 반대편 지점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절박함으로 주저함과 망설임을 제압할 수 있습니다. 절박함이 나만 옳다고 고집하여 행동하도록 억지로 꾸며대지만 않는다면, 절박함의 역습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절박함으로 살아갑니다. 잘못된 판단 때문에 포기와 파탄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반대로 그것 때문에 궁핍에서 벗어나는 지혜를 얻기도 합니다. 절박함을 무한의 힘으로 바꾸는 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


‘God, give us grace to accept with serenity the things that cannot be changed,

courage to change the things that should be changed,

and the wisdom to distinguish the one from the other.’

‘바꿀 수 없는 것을 평온하게 받아들이는 은혜와

바꿔야 할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이 둘을 분별하는 지혜를 허락하소서.’

<평온을 비는 기도Serenity Prayer, 라인홀트 니버Karl Paul Reinhold Niebuhr, 1892~1971>



절박함을 평온으로 단련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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