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기본이나 눈치가 부족한 직원 바로잡기

by 김동순


왜 동료들이 피해를 봐야 하는가?



시간에 맞춰 며칠 일찍 출근하는가 싶더니 또 지각입니다. 사무실에 들어서며 인사도 없이 바삐 자기 자리로 갑니다. 그가 앉은 책상에는 온갖 잡동사니가 놓여 있어, 서류 한 장 제대로 놓고 볼 자리가 없습니다. 뭐, 일만 잘하면 되지 책상 정리가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책상 옆과 아래 구석은 볼 것도 없습니다.


어느 직원이 곧 회의가 있다고 하니, 무슨 회의냐고 되묻습니다. 그 회의를 오늘 하기로 했냐고, 오히려 빨리 자료를 가져오라고 소리칩니다.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본인이 발표할 자료를 공부(?)합니다. 앞의 발표자가 무슨 의견을 내도 그에겐 알 바가 아닙니다. 그가 발표를 시작한 지 5분이 넘었는데도, 뭔 소린지 설명만 장황하고, 뭘 어찌하겠다는 알맹이가 없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말하고 있습니다. 그에게 몇 번의 끈질긴 추궁성 질문이 있었지만, 역시 요령껏 잘 피하면서 회의는 끝났습니다. 회의 중에 졸음이 오는지 살짝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 듯 토막잠을 즐깁니다. 맨 앞에 앉은 사장님만 깨어 있는 것 같은데, 뭐 어때? 그리고 사장님도 가끔 조시던데 뭐! 회의가 끝나자마자 흡연실로 달려가 참았던 담배를 피워 물며 회의의 문제점을 한껏 비판합니다. 나는 열심히 하는데, 다른 부서에서 받쳐 주질 못한답니다.


자리에 돌아와 보니, 정리된 회의록이 이메일로 도착하였는데, 대충 읽어 보고 직원에게 전달하며 잘 챙기라고 폼나게 지시합니다. 열심히 잘하란 말도 빼놓지 않고 덧붙입니다. 다른 이메일을 확인합니다. 읽어야 할 메일이 60통이 넘습니다. 좀 골치가 아픈 메일들은, 내가 시간을 갖고 생각을 좀 해보아야 하니, 결정을 연기한다는 사연을 늘어놓으며 속 터지는 답장을 보내는 것으로 마무리합니다.


어제 거래처를 만나 식사하고 술 한잔하며 받아둔 법인카드 영수증을 모아 봅니다. 비용을 많이 쓴 것 같은데, 이게 다 회사를 위해 고생하면서 거래처 기분 맞춰 준 건데, 매일 이렇게 쓰는 것도 아닌데, 뭐 어때? 일단 모아서 결재를 올립니다. 그런데 담당 임원이 과다한 지출에 대해 추궁을 합니다. 그래, 이 순간만 넘기자며 나름대로 참고 있습니다. ‘설마 이걸로 날 자르기야 하겠어? 미안한 표정까지 지으며 다음부터 조심하겠다는 말만 하면 되는 거야’라고 확신합니다. 거참, 답답하기는, 쓸 때는 써야지, 그리고 내가 벌어 주는 게 얼만데 이걸 갖고 그러는지, 그거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혼자 다짐합니다. 나름대로 봉변을 당하고 자리에 돌아오니, 팀원들이 “점심식사 하러 가시죠.”라는 말에, “너희들이 뭐 했다고 벌써 밥을 먹냐?” 라고 시원스레 스트레스를 풉니다. 머쓱한 직원들을 식당으로 보내고, 재빨리 사장님을 모시고 복어탕으로 해장을 함께 합니다. 오늘도 폼나게 사장님과 외식을 하고 법인카드를 꺼내 계산했습니다.


점심식사 후 1시부터 교육입니다.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라 참석해야 하는데, 교육에 참석하면 이틀 전에 지시받은 사장님 보고 자료의 작성이 늦어집니다. 일단 사장님 보고 자료를 취합하고 있는데, 10분쯤 지나자 휴대전화로 문자 메시지가 옵니다. 교육에 이미 참석한 사장님께서, 왜 참석자가 저조하냐고 모두 당장 연락해서 전원 참석하게 하라셨다는 연락입니다. 도대체 일은 언제 하라고, 바빠 죽겠는데 맨날 교육이냐고 투덜거리면서 교육장으로 갑니다. 이건 사원들이나 배우는 내용인데, 다 아는 뻔한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지, 잠이나 자야겠다고 마음먹고 자세를 잡습니다. ‘얘들아 열심히 잘 듣고 앞으로 잘해라. 형님은 좀 쉬어야겠다.’ 이래서 교육이 필요한 거라고, 한숨 잠을 청합니다. 사장님은 솔선수범, 맨 앞에 앉아 계시니 알 턱이 없습니다.


교육이 끝나고 사무실에 오니, 거래처에서 두 사람이 와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차, 오늘 두 시에 약속했었습니다. “아~ 제가 깜박 잊었습니다. 미안합니다. 갑자기 회사에서 교육한다고 해서 거기 참석하느라 잊었네요. 요즘 회사가 어려우니,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쥐어짜고 교육하느라 정신이 없네요. 효과도 별로 없는데, 바쁘기만 합니다.” 찾아온 손님이 두툼한 자료를 꺼내며 “며칠 동안 힘들게 준비했습니다. 바쁘시겠지만 검토하시고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하니 “검토는 직원들이 하는 거고, 이렇게 자주 만나서 대화하고 소주 한잔하면 잘 풀리는 거죠. 하하하 안 그렇습니까?”라며 오늘밖에 시간이 없으니 저녁 약속을 정하자고 청합니다.


자리에 돌아와 앉으니 퇴근 30분 전입니다. 직원들에게, 결재는 내일 몰아서 할 테니 잘 마무리하라고 지시합니다. 사장님께는 거래처와의 중요한 선약이라고 깍듯이 보고하고 일찍 퇴근합니다. 업무용 회사 차를 가지고 이동하는데, 길이 많이 막힙니다. 금연 스티커가 붙어 있지만, 담배 한 대를 피워 뭅니다. 재떨이에 털면 안 되니 미리 준비한 캔 커피 빈 통을 사용합니다. 그의 오늘 하루는 이렇게 바쁘게 가고 있습니다.


이런 직원이라면 뽑은 것이 문제고, 이런 리더라면 그 자리에 앉힌 것이 문제입니다. 하지만 되돌리기는 힘든 일이니, 어떻게 해서라도 바로잡아야 하는 데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이렇게 기본이 부족한 직원이 회사의 분위기를 흐리고 룰을 망치고 있다면 신속히 조처해야 합니다.


직장에 다니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지켜야 할 기본인데, 그만큼 직장생활을 했으면 알아서 하는 게 기본인데, 그런 것은 안중에도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우선, 아예 몰라서 그렇다면 가르치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르치기가 과연 쉬울까요? 단둘이 앉아 대화를 나누면, 처음엔 그냥 듣고 있을진 몰라도, 아마 그의 마음에는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래? 그럼 당신은 잘하냐?’ ‘일만 잘하면 되지 그게 뭐 그렇게 중요해?’ ‘다른 사람들은 뭐라 안 하는데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등등 심한 경계와 저항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회사의 업무나 일상은 혼자의 역량이나 업무 수행만으로는 절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성과가 나오고, 서로를 하나씩 맞춰 나가는 과정의 연속입니다. 이런 기본적인 룰에 적응하지 않으면, 서로에게 피해를 주는 마찰이 생기게 됩니다. 이런 마찰은 다른 직원들의 열정을 사정없이 식혀 버리고, 공들여 쌓아 온 회사의 분위기에 균열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이런 현상을 바라는 직원은 아무도 없고, 이런 마찰음을 내는 옳지 않은 리더를 좋아하고 진정으로 따를 직원이 어디 있겠습니까?


기본을 알면서도 그리하지 않는 그의 심사는 무엇일까요?


상대방에 대한 존중의 부재 즉, ‘무시’라는 이유가 있겠고, 지금 근무하는 이곳은 그저 내가 거쳐 가는 곳이라고 생각해서 회사와 나의 관계를 인정하지 않는 면도 있을 것이고, 그런 뻔뻔함에 누구 한 사람 뭐라 하지 않으니, 학습 효과에 의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호되게 야단을 치기도 하겠지만, 이런 문제가 짧은 기간에 해결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고쳐지기만을 기다리며 살 수도 없는 일입니다.


룰을 지키지 않는 첫째 이유는 ‘무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하는 업무에 관해, 이 회사에서는 자기가 제일 많이 알며 잘한다는 편견과 건방짐이 합쳐진 현상입니다. 직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면 괜찮은 인물이지만, 다른 직원들을 한 수 아래로 멀찌감치 보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 ‘무시’ 증상을 치료하고자 한다면, 그 직원이 “이것은 이렇게 언제까지 하겠습니다”, “목표를 ○○로 하겠습니다” 등과 같이 업무와 관련된 당사자의 약속을 실적과 비교하여, 그의 리더가 꼼꼼히 챙겨야 합니다. 약속과 실적이 일치하거나 더 좋으면 칭찬과 격려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원인 추적과 더불어 만회 대책을 확실히 요구하는 것을 반복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팀워크와 협력을 유지하도록 주의를 줍니다. 당사자가 본인의 실적과 경쟁하도록 하면서, 자연스럽게 타인 또는 타 부서의 협력과 지원을 요청하며, 그들과 함께 대화하고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어차피 회사에서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룰을 지키지 않는 둘째 이유는, 지금 직장을 그저 ‘거쳐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직원도 참 문제이지만, 이렇게 생각하게 만든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도대체 그동안 이 사람에게 어떻게 했기에 이런 생각을 하며, 아직도 이 회사의 그 자리에서 일하고 있단 말입니까? 어찌 되었거나, 이런 현상에 대한 처방은 그 사람의 그 업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그 사람에게는 좀 더 어렵고 복잡한 새로운 일을 맡겨 봅니다. 받아들이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인다면 살아남는 것이고,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직급과 관계없이 업무의 격을 현격히 낮추어 단순하고 사무적인 일만 주어야 하고, 교육 등 업무적인 혜택은 전부 차단해야 합니다. 혜택을 줘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작은 회사는 사람이 부족해서 그럴 수 없다고 말하고 싶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것이 불가능한 회사를 본 적이 없습니다.


룰을 지키지 않는 셋째 이유는, 그렇게 해도 ‘뭐라 하지 않으니’, 즉 처벌이 없다는 학습 효과 때문입니다.


버릇이 된 것입니다. 자기 위주로 생각하고, 자신의 주장을 절대 굽히지 않고 뜻대로 행동하며, 타인의 의견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뭐라 해도 안 통합니다. 그때그때 적절히 지적하지 않아서 예의 부족한 뻔뻔함이 나타나고 있다면 처방이 필요합니다. 몇 주간 변화를 지켜보는 것도 방법이지만, 잘못된 행위에 대해서는 경고하거나 처벌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세 가지 증상을 보이는, 룰을 지키는 기본이 부족하고 디테일에 신경 쓰지 않는 유형과 처방에 대해 고민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문제는, 본인들이 그렇게 생활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건데, 그것이 그들 자신에게 정말 좋은 직장생활이자 행복한 삶일까 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과 그들의 행복은 다른 것일까요? 그런 행동에서 그는 정말 행복을 느끼고 있을까요?


경영자와 리더는 직원들을 항상 관찰하고 배려해야 하는데, 이게 몹시 힘듭니다. 이 사람은 도저히 기본이 안 되니 안 되겠다 해서 직원을 내보낼 때도 있고, 느닷없이 직원이 먼저 떠나겠다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팀장 이상의 직원이 그 자리에서 빠지게 되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시나리오를 준비해 두어야 합니다. 사람 일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경영자는 회사 밖의 사람도, 심지어 경쟁사의 사람도 잘 알아 놓아야 합니다.



그가 나아질 거라고? 어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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