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사정, 속마음
예상되는 저항의 사전事前관리 실패
회사가 계속 이익을 내야만 직원에게도 이익이 돌아갈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니, 경쟁에서 이기고 충분한 이익을 내기 위해 경영자와 리더들이 열심히 고민하고 일하고 있다면, 부하 직원들도 함께 열심히 일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까? 이익을 내기 위해 다 같이 고생할 수밖에 없는데, 직원들이 이게 어렵고 힘들다고 하면 안 됩니다. 드러내 놓고 “안 한다, 못 하겠다.”라고 말하지는 않지만, 그런 심정을 잔뜩 가진 사람들에게 일을 맡겨 성과를 내는 것은 무척 힘듭니다. 생각 같아서는 “그럼 당장 짐 싸고 집에 가서 푹 쉬게. 내일부터 출근 안 해도 돼”라고 말하고 싶을 겁니다.
일을 맡기는 것은 회사가 직원에게 기회를 더 주는 것인데, 왜 당사자는 그것을 ‘왜 내가?’라고, 이 없어 찍힌 것처럼 생각하는 것일까요? “열심히 합시다. 잘해 봅시다”라는 한마디에 직원들이 불쑥 반대하거나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것은 왜 그럴까요?
가장 큰 이유는 그 일이 결국엔 자기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 비롯될 것입니다. 자신에게 큰 이익이 되는 것에는 누구든 무관심할 수는 없으니까 말입니다. 그렇다면, 경영자나 리더가 요구하는 일이 정말 그 사람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것일까요?
잠시 여기서, ‘이익’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봅시다. 지금 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직무에 관한 보장, 승진 승급이나 급여 인상과 같은 금전적 혜택의 증가, 하기 싫거나 힘든 일이었는데 이제 할 만한 일이 되었다는 자기 역량의 만족감, 나의 능력에 관한 다른 사람들의 인정, 새로운 기술과 기능의 습득에 따른 자기 능력의 향상, 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로서 지위 확보, 다른 사람보다 우선해서 누릴 수 있는 변화 기회의 우선권 획득 등이 모두 ‘이익’인 것입니다. 무엇보다, 임원이든 직원이든 최고의 이득이자 혜택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직원들이 새로운 일을 시도하면서 반대급부로 얻을 수 있는 그들의 이익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사실 “안 한다, 못 하겠다”라는 저항은 네 가지 요소의 관리 실패로 초래될 수 있습니다. 즉, 저항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예상되는 저항을 경영자나 경영 리더가 사전에 잘 관리하지 못하는 것 때문이란 점이 중요합니다.
저항은 보통 네 가지 이유로 출현하게 되는데, 첫째는 “왜 그걸 해야 하는 거야?”이고, 둘째는 “그만큼은 말도 안 돼”, 또는 “의미가 없어”이고, 셋째는 “그럼 그 고생을 한 내게는 뭐가 돌아와?”이고, 넷째는 “다른 사람은 안 하는데, 왜 나만 하고 있지?”입니다.
첫째, “왜 그걸 해야 하는 거야?”라는 반응은 말 그대로 지금 꼭 필요한 일인가? 목적에 관한 의문이자 저항입니다. 아무리 위에서 시키는 일이라지만, 한번 태클이라도 걸어보거나, 할 때 하더라도 분명한 이유는 알아야겠다는 것입니다.
실무자는 지금도 할 일이 엄청 많아 죽겠는데 꼭 그것을 해야 하는지, 당장 해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해댑니다. 혹시 빠져나갈 구멍이 있거나, 아니면 조금이라도 일을 줄여 볼 심산일 수도 있습니다. 리더는 이런 질문이 나오기 전에 해당 실무자의 상황을 미리 살피고, 오해가 없도록 올바르게 준비된 설명을 해 주면 됩니다. 잘못 알아들으면 몇 번이고 반복해서 지도해 주면 됩니다. 하라면 하지 말이 많다고, 시키는 대로 안 한다고 큰소리 낼 것도 없습니다. 옳은 일이라면 안될 일도 아니고, 어차피 할 건데 서로의 입장이나 그 일의 상황을 좀 더 짚어 본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때로는 실무자의 타당한 반론이나 대안 제시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땐 리더의 생각과 계획을 흔쾌히 수정하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자 피드백입니다.
둘째, “그만큼은 말도 안 돼”, 또는 “의미가 없어”라는 반응은 목표에 관한 저항입니다.
느닷없이 너무 높은 실적이나, 반대로 리더가 윗사람 눈치를 살피느라 그저 시늉만 낼 것 같은 높은 목표를 요구받은 경우의 반응입니다. 한번 해보려고 마음먹었는데 이런 식으로 목표가 제시된다면, 실무자는 리더의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역시 올바른 목표, 도달 가능한 목표를 부여하면 됩니다. 가끔, 목표를 단계적으로 나누거나 기간을 연장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때의 현명한 의사 결정은 경영자나 리더의 몫입니다. 물론 필요한 지원에 대한 약속도 덧붙여야 합니다. ‘맨땅에 헤딩’은 곤란하니,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과 절차에 대해서도 미리 준비하여야 합니다.
여기서 ‘도달 가능한 목표’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봅시다. 소위 ‘스트레치드 골Streched Goal’ 이라는 말이 있는데, 근육이 땅길 정도로 손을 뻗어 잡을 수 있는 목표라는 것이 한 가지 측면입니다. 또 다른 측면은, 이처럼 현재 상태에서 약간의 개선이나 노력이 아니고, 완전히 상태를 재구성하거나 전혀 다른 접근을 통해, 매우 높지만, 도달 가능한 목표를 말하기도 합니다. 즉, 도달 가능한 목표는 만만한 목표가 절대 아니어야 합니다.
셋째, “그럼, 그 고생을 한 내게는 뭐가 돌아와?”라는 반응은 처음에 언급한 본인에 대한 이익이 뭐냐 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은 것입니다.
고생만 죽도록 하고, 돈이 생기거나 승진하는 것도 아니고, 남 좋은 일만 하는 것 같다면 안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기에 ‘할까? 말까?’를 마지막까지도 저울질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단계에서 경영자나 리더는 확실하게, 물론 책임질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선을 그어 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금전적이든 비금전적이든 그에게 돌아갈 수 있는 이익, 혜택을 설명하여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 민감할 수 있고 신경질 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겠지만, 동기부여하고 오해도 없애는 데 필요한 일이니, 차분하게 꼭 이야기해 주어야 합니다. 물론 혜택이란 것이 일마다 건건이 해 줄 수 없는 것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반년 또는 일 년에 한 번 정도 정리해서 전체적인 혜택을 요약해 주면 되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실무자가 열심히 일했으면 그 열심히 일한 것에 대한 경영자나 리더로서 충분한 보상을 반드시 해 준다는 믿음을 평소에 갖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저울질하지 않고 몰입합니다.
넷째, “다른 사람은 안 하는데, 왜 나만 하고 있지?”라는 반응은 일에 대한 분담이 적절하지 않거나, 상호 협력에 대한 약속과 지원이 지켜지지 않을 때 발생하는 관리에 대한 저항이고 실천에 대한 좌절입니다.
사실 이전의 세 가지 요소는 모두 말이나 계획이었고, 이것이 실천으로 진행되어야 하는데 모두 말로 때우고만 있다면, “그것 봐라. 역시 우리는 안 돼. 괜히 시작했어. 처음엔 그렇게 요란하더니…”라고 실망하게 되는 것입니다. 더 무서운 것은 “다음에 또 이런 거 하자고 해봐라, 나는 절대 안 한다!”라며 더 높은 장벽을 만들어 버리는 것입니다.
말과 생각으로는 무엇이든지 그려댈 수 있지만, 실행이 뒤따르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앞으로도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리더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아무리 바빠도 필요한 때마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반드시 확인하고 확인해야 합니다. 아무리 실무자를 믿고 맡긴다지만, 실무자가 알아서 해야 한다지만, 그 과정에서도 리더의 할 일은 분명히 있습니다. 계획을 세우고 일을 지시하는 순간보다 일의 진행을 꼼꼼히 관리하는 것이 더 재미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재미없는 과정에서 리더가 실무자를 잘 키우고 소기의 성과까지 목표대로 끌어낸다면 좋은 리더가 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회의에서의 정확한 질문, 진지한 검토, 칭찬, 질책과 더불어 회식 자리에서의 술 한 잔과 진심 어린 격려라는 피드백을 하면 좋습니다. 성과를 거두면서 사람을 키워 내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 아니겠습니까?
“안 한다. 못 한다.”는 저항은 초기 단계에서 잘 잡아주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목적, 목표, 보상, 실천의 공감대를 처음부터 형성하는 것과 예상되는 저항을 미리 관리하는 것이 바로 ‘성과를 지향하는 사람 중심의 리더십’입니다.
옳은 일인가?
지금 시작해야 할 일인가?
그렇다면 밀어붙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