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직원을 원하십니까?
생각이 없는 직원을 원하십니까?
KISS(Keep It Short and Simple). 간단한 것은 좋습니다. 게다가, 쉽다면 더 좋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고 그렇게 쉬운 것이 회사에는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어렵게 고민하지 말고, 쉽게 가면 좋겠다는 직원들의 말을 척척 받아 주는 것이 옳을까요?
제품을 만드는 공장의 작업일지로 예를 들어 봅니다. 일과가 끝나고, 오늘 A, B, C 제품을 각각 몇 개씩 생산 완료했다고 ‘실적’만 정확하게 보고되면 잘하고 있는 것인가요? 그것보다는, 제품별로 생산계획량이 10개, 20개, 30개였는데, 각각 9개, 21개, 28개 생산했고 그 ‘차이’까지 보고되면 어떤가요? 거기에 보태서, 생산이 덜 된 이유와 더 많이 생산된 ‘이유’를 기록하고, 계획과 실적의 불일치를 방지하는 ‘대책’까지 고민해서 내놓는다면 어떨까요? 나아가서, 생산계획을 잡을 때 하루 단위가 아니라 현장근무자와 현장의 상황을 고려한, ‘시간대별 생산계획’을 만들어 주는 것은 어떨까요? 단순히 생산 실적만 집계하는 것과는 분명 차원이 다릅니다. 쉽지 않지만, 차원이 다릅니다. 어떻게 생산하는 것이 열심히 일한 결과로 충분한 것인지, 잘못한 작업 때문에 귀중한 시간과 재료를 왜 낭비하는 일이 발생했는지, 그런 어처구니없고 소용없는 일을 내일도 모레도 사람들이 반복한다면 정말 끔찍한 일입니다.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나아지도록 어떻게 하면 될까’를 생각하게 만들고, 하나씩 실현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서로 존중하는 우리의 일터입니다. 자랑할 것은 자랑하고, 반성할 것은 반성하도록, 즉 ‘사람을 생각하게’ 만들자는 것입니다. 아무 생각이 없으면, 좋아질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어찌, 일을 복잡하게 만들고 일만 많이 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잘해도, 잘못해도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은 바른 일은 아닙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까다로운 서식과 세밀한 관리는 우리 회사에 좋은 사람을 늘려 줍니다. “형식形式이 내용內容을 규범規範합니다.” 좋은 형식은 그 내용을 좋게 합니다. 반듯한 옷을 입으면 대부분 태도가 반듯해집니다. 까다로운 서식의 빈칸을 채우면서 좋은 의견을 내려면, 까다로운 빈칸 때문에 사람들은 생각이라는 것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사람을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사람을 ‘아끼고 키우는 것’입니다. 사람이야말로 회사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자 경쟁력인 것은 이런 경우에 해당됩니다.
그렇다면, 까다로운 서식, 아니 문제를 잘 해결하도록 하는 서식은 어떤 것일까요? 생각하도록 하는 서식은, 그 서식에 PDCA라는 것, 즉 Plan계획-Do실행-Check확인-Action조치라는 가장 기본적인 항목이 조합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계획서든 실적보고서든 마찬가지입니다.
Plan계획은 목표나 기준, 처리 절차 등을 포함합니다. 나중에 실적이나 성과에 관한 판단과 개선의 근거가 되기 때문에, 느슨하게 잡지 말고 오히려 뻐근할 정도의 과감한 숫자를 넣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 뻐근함에 대해 ‘안 된다, 무리다’라는 반응이 나타나면, 그 사람을 반드시 설득해야 합니다.
Do실행은 계획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동원했는지, 어떤 접근을 시도했는지에 대한 기록입니다. 최선이든 차선이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합의한 방법이어야 합니다.
Check확인는 실행의 결과로서 측정된 기록입니다. 이것은 틀림이 없는 사실이어야 하고, 나중에 비교 검토를 통해서 검증 가능한 실적 기록이어야 합니다.
Action조치는 목표와 실적의 과부족에 대한 검증과 동시에, 실행된 방법의 유효성을 따져 보는 것입니다. 잘된 것은 계속 유지되도록 하고, 잘못된 것은 재발 방지가 가능한 대책을 반드시 확인하여야 합니다.
생각하는 직원을 육성하기 위해, 매일매일 기록하는 서식 하나라도 생각을 해서 채우도록 설계하고, 적용하고, 관리하는 데는 역시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실무자들로서는 이런 세밀한 관리가 곤혹스러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밀한 관리는 일을 늘리는 게 아니라, 직원 개인의 역량을 증진하는 것인데도 오해와 저항이 많습니다. 이때, 충분한 명분과 뛰어난 리더십이 있는 리더라면, 그 리더의 직원들은 그에 대한 존경심과 신뢰감, 좋은 리더와 함께 일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꺼이 동참하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사장이라고, 지위가 높은 리더라고 해서,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뭐든지 몰아붙인다면 이것이야말로 최악입니다. 원하는 것도 달성이 안 되겠지만, 회사 조직의 근간인 사풍, 즉 조직의 관계나 분위기를 파괴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불평과 저항을 극복하여 일이 되게 하려고 때론 직원들을 질책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때, 눈물 쏙 빠지게 혼내는 것과 사람을 부숴버리는 것은 분명 본질이 다릅니다. 혼을 낸다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애정이 바탕입니다. 질책은 동기를 끌어내기 위한 하나의 특별한 방법입니다. 반대로, 할 마음을 싹 없애 버리는, 리더의 애정 없는 언행은 직원과 회사를 죽입니다. 이런 식으로 공포심을 유발하여 업무의 실적을 내는 리더가 있다면 안 됩니다. 공포심보다는 동기부여입니다. ‘못하면 죽는다, 잘린다.’가 아니라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신 있게 한번 해보자. 200이 목표면 100은 할 수 있고, 300이 목표면 200은 할 수 있다. 우리는 할 수 있다’가 정답입니다.
세밀한 관리가 결코 복잡한 관리는 아닙니다. 또한, 쓸모가 없는 장표帳表, 즉 서식만 늘리자는 것도 아닙니다. 관리라는 것을 제대로 해보자는 것입니다. 관리라고 하는 것은 관심을 갖는 것이니, 관심을 가져야 할 사람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어 주자는 것입니다. 경영자와 리더가, 바르게 일하도록 직원들을 이끌어 가는 것입니다.
형식이 내용을 규범합니다
(복잡하지만?) 좋은 서식은 생각하는 직원이 되도록 도와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