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하는 삶!

by 라온제나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이 3억 이상이라고 하는데 이마저도 4~5년 전의 수치인 것을 감안하면 지금은 물가 대비 그 비용을 훨씬 넘어설지도 모른다.


우리집 역시 아이들의 교육비 비중이 상당하고, 각종 대출금과 고정적으로 나가는 비용들이 지출의 압도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것이 끊임없는 수입이 있음에도 큰 저축을 기대하기 힘든 이유일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도 더 가속화될지 모른다. 우리나라 저출산의 문제도 사회 구조적인 문제와 더불어 분명 이러한 경제적 문제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왜 쉬지 않고 돈을 버는데 늘 돈이 없지?"


언젠가 남편이 물었던 적이 있었다. 그도 그렇다. 가만 생각하니 둘만 살았다면 여유롭게 살고도 넘칠 돈이리라. 그래서 가만 또 생각해 본다. 정말 아이들 키우는 데 돈이 너무 많이 들어 늘 돈이 부족한 것일까?


우린 결혼할 당시 24평 아파트 전세 보증금 7천만원으로 시작을 했다. 그 금액조차 대출을 해야 감당할 수 있는 돈이었기에 대출과 전세는 숙명과도 같았다. 열심히 모아 대출금을 갚고, 2년 후 전세금이 올랐을 때는 또 빚을 얻어 전세금을 올려줘야 했다. 그 사이 아이들이 태어났고 그럼에도 우린 여전히, 그저, 마냥 행복했다.


전세와 대출금이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우리가 사는 곳이 곧 우리집'이라는 마인드는 우리집이 없어도 우릴 늘 행복하고 충만하게 만들었다. 아이들이 커가자 조금 더 넓은 집이 필요했고, 운좋게 저렴한 공무원 임대아파트를 여기저기 알아보고 입주할 수 있었다.


지금도 눈을 감고 생각하면 그립고 그리운 시절!

그때 역시 우린 1억도 채 안 되는 전세 보증금으로 살고 있었고, 현실은 나의 휴직으로 남편이 외벌이를 할 수밖에 없는 팍팍한 삶이었음에도,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생각이 있느냐는 내 물음에 남편은 주저 없이 '백 번이라도 다시 돌아가고 싶다' 얘기한다.


육아, 휴직, 외벌이로 자산이 늘어나기는 커녕 쪼그라드는 것만 같은 삶 속에서도 남편과 나, 그리고 아이들은 뭐가 그리 행복하고 즐거웠던 것인지... 그 시절이 생각만 해도 달달하고, 가슴 설레고, 입가에는 절로 미소가 번지는 눈부신 나날들로 기억되고 있다.


마냥 행복하기만 했던 생활도 아이들이 커가고 임대주택의 만기가 다가오기 시작하자 조금씩 고민되는 지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현실 자각을 하게된 셈이다.

물론 아이들이 없었던 둘만의 결혼생활이었다면 전혀 고민의 여지는 없었을지 모른다. 우리 둘 몸 누일 곳이면 어디라도 상관 없었고, 주변 환경이 어떻든 우린 만족했으리라!

좋은 차와 음식, 여행 등 굳이 좋은 걸 찾지 않아도 충분히 괜찮았고, 일에 빠져있는 삶도 나름 견딜만 했다.


그런데!

우리 둘의 삶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바로 '아이들'이 되었다. 아이들을 위해 보다 안전한, 보다 쾌적한, 보다 여유로운 안식처가 필요했고 이 기제가 결국 우리를 삶에 대해 이전보다 더 깊이 고민하게 만들었고 현실을 개선시키고자 하는 강력한 목표의식과 동기, 원동력을 갖게 만들었다. 비로소 '진짜' 욕심이라는 게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눈을 뜨는 순간, 내가 이곳에 살고 있음에 감사하게 해주는 지금의 우리집!

분에 넘치는 이 집에 살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이 있다면 바로 우리 아이들일 것이다.

만족스러운 현재의 삶을 선사해준 이 있다면 바로 우리 아이들이다.

아이들 덕분에 더 나은 삶을 추구하고자 공부했고, 도전했고, 실행했고, 감내했다.

지금 내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 그 이상의 실질적인 경제적 자산과 소득은 실은 아이들 덕분에 이룬 것이라 감히 이야기할 수 있다.


아이들이 없었더라면 남편과 나는 아직도 구도심 작은 아파트 전세에 살고 있었을 것이다. 물론, 그것으로 충분히 삶에 만족하고 그 모든 시간과 비용을 서로를 위해 사용하며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분명 모든 이들이 똑같은 결정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우린 그 모든 '경우의 수'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가장 가치 있는 선택을 했을 뿐이다.

아이가 있어 감내해야 할 현실적 문제가 만만치 않지만, 아이와 함께 하기에 얻을 수 있는 ‘행복’과 ‘행운’ 또한 이전에는 결코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때론 바로 잡을 길이 없던 내 인생의 오류를 바로 잡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던 귀하고 소중한 존재들!


우리가 과거 선택한 모든 일들이 지금 우리 현재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면, 난 분명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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