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또 새벽!

by 라온제나

"일어나기 힘들면 무리하지 말고 하루에 5분씩만 더 일찍 일어난다고 생각해."


아침 일찍 일어나기 힘들어 하는 나를 보며 남편이 말한다.


새벽의 말갛던 기운을 다시 느끼고 싶어 또 한 번 '미라클 모닝'을 시작한다.

효율적 시간 배분도 중요하고,

스스로에게 전하는 강렬한 삶의 의미도 중요하며,

생동감 넘치는 삶을 살아가는 '갓생의 그들'과 함께 하는 연대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했던 건 명상으로 새벽을 시작하며 느꼈던 우리 둘만의 고요하면서도 충만한 감정 그 자체였는지 모르겠다.

그 시간이 주는 하루의 여유는 무엇과도 바꾸기 힘든 유혹이요 여윤이었으니까!

바쁜 삶 속에서도 느껴지던 고고함과 정신적 여유!

그러면서도 자칫 루즈한 일상을 잡아주는 기분 좋은 긴장감을 동시에 주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늘 그랬던 것처럼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둘이서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 새벽 속에는 우리가 그동안 잊고 있었던 많은 이들이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눈부신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새벽 기상을 실천하는 이들의 인내력과 지속력은 놀랍도록 강력해서 또 다시 날 압도했지만,

지금의 내게 새벽 기상이 어려운 진짜 이유를 나는 알고 있다.


결혼 전 난 새벽 5시만 되면 알람 한 번에도 눈이 번쩍 뜨이던 사람이었다.

늦은 취침 시간, 과중한 업무 등 어떠한 것도 이 기상 시간을 어기는 명분은 되지 못했고,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신문이나 뉴스를 훑고 누구보다 부지런히 하루를 시작했다.

평생 (지금까지)단 한 번도 아침을 거르는 일은 없었고, TV 시청 등으로 시간을 뺏겨 본 적도 별로 없었던 일상이었다.

24시간이 모자랄 만큼 빡빡한 삶이었지만 그 피곤함조차 나태와 사치로 여겼던 시절이었다.


그처럼 정확한 루틴으로 살았건만,

지금의 내겐 아침잠의 유혹은 뿌리칠 수 없을 만큼 강렬하고 달콤하기만 하다.

'자기계발'이라는 명분 속에 최소한으로 자던 잠조차 가끔은 더 줄여가며 스스로를 극한으로 몰았건만,

그때 당시는 그마저의 수면의 질도 좋지 못했다.


잠도 에너지가 있어야 편안함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

체력이 바닥나고 정신적 피로와 결핍이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는 잠조차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잠이 들 때까지 오랜 시간을 버텨야 했고,

잠이 들어서도 가위에 눌리는 나날이 많았다.

상대적으로 이런 밤과 어둠이 싫어 늘 어서 이 밤이 가고 아침이 오길 기다리곤 했었다.


다음 날이면 나를 기다리던 '차고 넘치는 일' 속으로 당연하듯 빠져들었고,

그 일을 무리없이, 그리고 완벽하게 해내고 있는 스스로가 대견하고 기특해 다시 열정 넘치는 하루를 홀리듯 보내곤 했다.

젊음을 원천으로 갈아넣던 그 열정은 없던 체력도 화수분처럼 만들어내곤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밝은 잠귀!

반듯한 수면 자세!

흔들리지 않는 루틴!

그 모든 것이 잠이 편하지 않아 늘 선잠을 자곤 하던,

언제나 깨어날 준비를 하며 바짝 긴장한 상태로 잠들었던,

바삭바삭 건조했던 내 삶이 빚어낸 결과물이었는지도 모른다.


결혼 후 잠못드는 새벽의 공포도, 가위 눌림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아침까지 곤하게 단잠을 잘 수 있다는 사실이 내게 새벽 기상을 어렵게 만든 가장 큰 원인이었지만,

어쩌면 따뜻한 체온과 안온함을 선사하는 이 시간보다 더 귀한 일상은 없으리라!

나른하고도 게으른 일상이 모자람 없는 삶으로 채워지는 경험은 놓칠 수 없는 생경한 경험이었다.


그럼에도!!!

우린 또 한 번 시작한다.

새로운 시간이 만들어내는 뜻밖의 감정과 일상의 변화는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는 결코 알 수 없으니!

새벽 속에서 곤한 잠만큼이나 편안하고 따뜻하며 건강한 일상을 만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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